하늘 끝 마을 - 레벨 3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조성자 지음, 김종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 받아든 책의 표지그림이 초등학교시절 즐겨했던 책장 넘기기 게임의 중요한 도구였던 전과를 떠올리게 하였다. 지금과 달리 놀 것이 풍부하지 않았던 20년도 훨씬 더 된 그시절, 학과공부의 중요한 참고서역할을 하였던 전과는 또하나의 놀잇감이었다.

가위바위보를 하며 이긴 사람이 두꺼운 전과의 어느 페이지를 넘겨 그 페이지에 그려진 사람의 수를 세어 그 수만큼 전과의 책장을 넘기는 게임으로 먼저 전과의 책장을 다 넘기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그때 넘겨진 페이지에서 발견하는 사람들의 그림 가운데 이 책의 표지그림처럼 조금은 만화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이 나오면 더 좋아서 신이 났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어린시절의 추억 한 조각을 떠올리며 읽기 시작한 '하늘 끝 마을'이야기에는  이미 오래전 삶의 모습일 뿐이라며 애써 외면하고픈 가난한 아이들과 부모들 그리고 그들의 삶의 터전인 마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솔직히, 어느덧 중년을 접어들고 있는 나는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보아도 '하늘 끝 마을'을 경험한 적도 가까이에서 본 적도 없다. 그저 흑백TV를 통해 저녁이면 부모님과 둘러앉아 재미나게 시청하고는하던 드라마를 통해서 소위 '달동네'를 들여다본 것이 전부였다.
드라마속에서 등장하던 배우들의 하루하루 일상을 통해 그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그네들의 이야기에서 웃기도 하고 또 울기도 하던 기억이 어슴푸레하다.

하늘 끝 마을에 사는 헌자 역시 드라마속 달동네에 살던 똑부러지던 아역 주인공을 떠올렸다. 가난하지만 똑똑하고 제 몫을 단단히 해내는.... 그래서, 언젠가는 하늘 끝 마을의 자랑거리가 될 것을 의심치 않을.....
 그런 헌자가 들려주는 하늘 끝 마을, 판자촌과 당시 부잣집을 대변(代辯)하던 아파트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속에서 서로 다르게 그러나 같은 모습으로 아이들이 만나는 학교에서의 이야기. 
 이야기 마다에서 자신의 마음속 깊은 속내를 들려주는듯한 헌자의 시가 마음을 두드리며 여운을 남긴다. 

 마치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듯 간절하게 헌자를 탄생시켰다는 작가의 말에 하늘 끝 마을 헌자의 이야기는 잊혀진 과거가 아닌 지금의 하늘 아래 어딘가에 살고 있을지도 모를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문득 깨닫는다.

 어려운 시절 그러나 마음만은 따뜻했던 헌자들이 꿈꾸었던 작가로, 빵집 주인으로, 치과의사로, 넉넉한 아줌마로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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