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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농사일기 - 솔방울 그림책
이제호 지음 / 소나무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큼지막한 책 크기가 시원하다. 보통은 책의 크기가 크면 부담스러운데 이번 만큼은 할머니가 보여주시는 시골풍경이 시원하게 다가와 정말 좋다. 주름 자글자글한 얼굴의 할머니가 사람좋은 웃음과 함께 들려주시는 농사이야기.
같이 책을 보던 딸아이가 몹시 신기해한다. '어, 할머니도 일기를 쓰시네.' 아마 당연한 놀라움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일기쓰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어서인지 어른들도 일기를 쓴다는 사실이 몹시도 생경한가보다.
친정쪽으로 시골에 계신 친척할머니(내게는 작은어머니)를 기억하고 있는 딸아이는 마치 할머니가 생각난듯 책 속으로 빠져들며 이번 여름방학에 시골에 내려가지 못한 것을 몹시 서운해하며, 책 속 김용학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시골풍경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9월을 앞두고 있으니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며 아들네, 딸네 주실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른다는 할머니 이야기에 가끔 고춧가루며 참깨며 김치를 보내오시는 친척할머니를 더올렸다.
책뒷장에 벼농사를 위한 볍씨 고르기나 모종 키우기, 간장, 된장 담그기 등에 대한 상세한 방법은 오래전 시골 할머니댁에서의 추억과 친정 엄마와 함께 메주를 만들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였다.
마지막 장, 할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하여 마을 어른들께 만둣국을 대접하기위해 마을 회관에 모여 앉아 만두를 빚고 있는 할머니들의 표정과 만둣국 맛을 걱정하는 김용학 할머니의 염려에 '만둣국 맛이 괜찮네!'라며 맛나게 드시는 세 할머니의 모습이 절로 웃음나게 하였다.
가끔 시골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함께 메주를 만들던 친정 엄마가 생각나면 한 번씩 꺼내보고픈 책이다. 물론, 딸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도 풀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