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nemuko > 1984

  예전에 대충 중학교 다닐 무렵 쯤 이 소설을 읽었었다.  내용을 온전히 이해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누군가의 감시를 받는 다는 것이 몹시도 끔찍하게 느껴졌었다. 공포는 그 대상이 분명하지 않을 때 더 커지는 법이다. 피할 수도 없고, 언제 어떻게 내가 다가올지도 예측할 수 없으니 말이다.

내게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바로 망각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그런 형태의 망각이 아닌, 칼로 자른 듯 없어지는 기억. 그런 사실이 존재했다는 흔적조차 기억해 내지 못하는 망각. 뭐라 설명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얼마전 읽은 '살인자들의 섬'에서 주인공이 겪어야 하는 그런 종류의 두려움과도 맞닿아 있다. 아마도 이건 일종의 강박증 내지 신경증일 지도 모른다. 난 아직도 머리 속이 텅비어 아무 답도 써내지 못하는 시험에 관한 꿈을 꾸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꿈에 무서워서 잠을 깬다.

이 소설은 저런 형태의 망각을 강요당하는 사회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떤 압력이 있어도 내 머리속만은 온전히 내것일 수 있다는 순진한 믿음을 배신하는 사회,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사실조차도 다른 이들에 의해 모조리 부정된다면 그건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짓된 기억일 뿐이다.

 

며칠 전, 신문의 신간 소개 란에서 본

'공포의 문화'라는 책도 재미있을 듯 하다.

많은 경우 막연한 공포가 사회집단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내용이란다. 필요에 의해 확대되고 왜곡되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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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emuko > 점점 다양해지는 권지예

(여전히 소설만 읽고 있다)

전에 권지예의 소설집인 '꿈꾸는 마리오네트'를 읽었었는데... 읽었다는 기억만 있고 딱히 별다른 느낌이 없는 걸로 보아 그저 그랬던 모양이다.

프랑스에서 살다 와서, 자신의 현실과 그닥 다를 바 없는 일기인지 소설인지 애매한 그런 글들이 많지 않았었나 싶다.

헌데 두번째 소설집인 이 책은 의외로 재밌다. 말 그대로 점점 이야깃 거리를 다양하게 내놓을 줄 아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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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emuko > 소설만 계속 읽다

전에 빌려왔다고 올렸던 책인데...

참 재밌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책이다. 잠깐도 늘어져서 안도할 틈을 주지 않은 채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들로 나를 함께 끌고 들어간다.

늘 지지리도 운없고 박복한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지만, 그 원망조차도 재밌게 느껴지는 건 왜인지.

'향수'와 다소 비슷한 기분을 느끼며 읽었다. 아무래도 난 섬세한 심리묘사보다는 사건 위주의 소설이 더 잘 맞는 모양이다.

처음 읽은 김연수의 소설.

그에 대한 별다른 지식이나 선입견이 없는 탓에 그저 재밌게 읽었다. 특히나 '지방 소도시의 오래된 빵집 막내 아들'이라는 그의 근거가 맘에 든다^^.

다른 소설들도 읽어 보고 싶어지면. 좋았단 얘기겠지?

 

 

'파크라이프'를 읽은 후 맘에 들어 그의 또 다른 책을 읽었다.

이 책이 더 먼저인가 보다.

여전히 냉담한 주인공. 맘에 든다.  '쿨하다'는 표현은 좋아하지 않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깊게 생각하지 않는 주인공과 그의 말투들은 오히려 정겹다. 물론 실제로 그런 사람들 곁에서 살기는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윤대녕의 소설은. 가끔은 재밌고 대부분의 경우는 지루하다.

그래서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은 거의 모조리 찾아 읽는 나이지만, 그의 소설은 절반쯤 읽었고 절반쯤 읽지 않았다. 워낙 책을 많이 쓰기도 했다.

이 책은 처음 나온지 거의 10년이 되다 보니, 여기저기서 예전의 냄새가 묻어나는 느낌이다. 특히 지금은 어디론지 다 사라져버린 공중전화가 많이 등장한다. 어디서 뭣들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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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emuko > 간만에 도서관에 가다

원래는 공부를 해볼 심산으로 갔으나 늦어 자리도 없고 이런저런 이유로 책만 구경하고 읽다가 왔다.^^

첨 읽는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 하루키 씨들과 비견할 만큼 유명한 작가란 건 알았으나 나의 일본소설에 대한 왕성한 식욕에도 불구하고 늘 선택되지 못했던 작가...

오늘 이 책을 읽고 보니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듯. 재미가 없는건 아니나 뭔가 조금씩 나랑은 엇갈려서 동문서답하는 느낌이다.

 

예전에 인터넷에 무료로 연재되던 걸 절반정도 봤으나 사기는 뭣해서 안보고 있던 책.

'한 사람의 주인공을 따라 가는 소설을 기대한 당신이라면 분명히 실망할 것이다'라는 작가 후기의 첫 머리와....

'이곳 저곳에 이 글들을 보냈으나 성격이 맞지 않는 다는 이유로 여러번 거절당했다. 이런 식으로 거절당한 글들만으로도 책 한권이 된다'는 마지막 문장으로....

내 마음도 대변할 수 있을 듯.  배수아 다시는 안 읽을란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와 이 책 중 뭘 빌릴까 한참을 고심하다 이걸로 낙찰.

저녁에 군 고구마를 먹으며 잽싸게 다 읽어버렸다. '요시다 슈이치' 첨 들어보는 작가다. 이런저런 상도 많이 받았다 하나 그건 잘 모르겠고....

여튼 재밌고 쉽게 잘 읽히는 책이다. 한없이 가볍기만 한 내용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나 요시다 씨의 문장이 편안하게 읽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외 빌린 책 

학교 도서관과는 달리 이 곳은 한번에 3권씩만 대출이 가능하다. 어차피 왕창 빌려와도 빨리 읽지도 못할거면서 괜히 욕심만 많아서 이걸 빌리나 저걸 빌리나 한참을 고민했다.

게다가 개관한지 1달 밖에 안 된 곳이라 다들 새 책이다. 내가 오늘 읽고 빌린 것들도 대부분이 빳빳한 새 것들이라 어찌나 기쁘던지.....

헌데 신간은 아직 없는게 많고, 빌리려고 맘 먹고 갔던 책들은 찾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책 정리하는 체계에 문제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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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emuko > 따귀맞은 영혼

 나는 쉽게 마음을 다치는 편이다. 별 것 아닌 일이라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정작 그 순간에는 발끈 화를 내거나, 말은 안하지만 분노에 사로잡혀서 내가 다시는 저 사람을 안 볼것이라는 결심을 하곤 한다.

책의 서두에 "내가 쓴 책을 당신이 그저 던져둔다면 내가 그 사실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책이 지루해서라고 생각한다면 본인이 상처를 받을 것이고, 저 사람이 바쁘거나 피곤한가보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을 다치지 않을 수 있다.

책의 요지는 바로 이것이다. 똑같은 일에 어떤 사람은 마음을 다치지만 어떤 사람은 별 생각없이 지나가는 것은 다름아니라 자신의 마음상태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이다.

책에서는 내사 introjektion.이라는 말로 설명을 한다. 내사 성향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반응에 무비판적으로 노출되고 번번히 아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기 위해 완벽주의적인 내사와 그렇지 못할 경우에 자기 폄하적인 내사를 반복하게 된다.

내가 정작 필요한 것은 왜 다치는가가 아니라 그래서 어떡하면 덜 다칠수 있을까  하는 것인데 그 설명은 다소 부족하다.

 

마음상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자신이나 상대방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나를 표현해 냄으로써 진짜 나, 혹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문제가 있을 때는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사물을 보는 방식이나 태도를 바꾸어 봄으로써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이것으로 내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으리란 것을 안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으로 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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