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nemuko > 1984
예전에 대충 중학교 다닐 무렵 쯤 이 소설을 읽었었다. 내용을 온전히 이해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누군가의 감시를 받는 다는 것이 몹시도 끔찍하게 느껴졌었다. 공포는 그 대상이 분명하지 않을 때 더 커지는 법이다. 피할 수도 없고, 언제 어떻게 내가 다가올지도 예측할 수 없으니 말이다.
내게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바로 망각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그런 형태의 망각이 아닌, 칼로 자른 듯 없어지는 기억. 그런 사실이 존재했다는 흔적조차 기억해 내지 못하는 망각. 뭐라 설명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얼마전 읽은 '살인자들의 섬'에서 주인공이 겪어야 하는 그런 종류의 두려움과도 맞닿아 있다. 아마도 이건 일종의 강박증 내지 신경증일 지도 모른다. 난 아직도 머리 속이 텅비어 아무 답도 써내지 못하는 시험에 관한 꿈을 꾸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꿈에 무서워서 잠을 깬다.
이 소설은 저런 형태의 망각을 강요당하는 사회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떤 압력이 있어도 내 머리속만은 온전히 내것일 수 있다는 순진한 믿음을 배신하는 사회,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 사실조차도 다른 이들에 의해 모조리 부정된다면 그건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짓된 기억일 뿐이다.
며칠 전, 신문의 신간 소개 란에서 본
'공포의 문화'라는 책도 재미있을 듯 하다.
많은 경우 막연한 공포가 사회집단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내용이란다. 필요에 의해 확대되고 왜곡되는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