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머물러 친숙해진 죽음의 공포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죽음은 어디로 갔을까? 그런데 무슨 죽음? 죽음이 사라진 지금, 공포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그래, 바로 이것이었어!" 그가 갑자기 소리 내어 말했다. "아, 이렇게 기쁠 수가!"
단 한 순간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고, 이 한 순간이 지니는 의미는 이미 영원히 변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그러고도 두 시간이나 더 고통을 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의 가슴에서 뭔가가 그르렁거렸다. 야윌 대로 야윈 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부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그르렁거리는 소리도, 숨이 차올라 쌕쌕거리는 소리도 점점 잦아들었다.
"임종하셨습니다!" 누군가 그를 굽어보며 말했다.
그는 그 말을 들었고 그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었다. ‘죽음은 끝났어.’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죽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하지만 들이마신 숨을 미처 내뱉기도 전에 온몸을 쭉 뻗더니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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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고 난 뒤에 그 벌통에서 꿀이 많이 나오면 마음이 아플 텐데."
"마음이 아플 거라고? 그런 말은 하지도 말게! 살면서 마음이 아플 일은 죄짓는 것밖에 없다네. 영혼보다 귀중한 것은 없는 법이지."
"그렇지. 그래도 집안일을 내버려두면 왠지 께름칙해서 말이야."
"우리 영혼을 내버려두는 건 어떤가? 그건 더 나쁜 거야. 약속대로 떠나세! 자, 정말로 꼭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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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사람들이 개인으로 살기를 바라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각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보여 주시지 않는 겁니다.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를 원하시기에 하느님은 그들 모두에게 공동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 주시는 겁니다.
이제 저는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이기심으로 살아간다고 여기지만 사실 그들은 사랑으로만 살아갑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곧 하느님을 간직하고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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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실체 내지 신은 (어쨌거나 우리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한에서는) 두 가지 속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사유와 연장이다. 신은 한편으로 무한한 연장이며(즉 신은 유한성을 갖는 물체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무한한 사유이다(즉 신은 특정한 사유, 제약된 사유가 아니다). 그런데 모든 것은 신 안에 존재하므로, 모든 개별 존재 역시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고찰될 수 있다. 즉 모든 개별 존재는 사유의 관점에서 관념으로 나타나며 연장의 관점에서는 물체로 나타난다. 고로 (데카르트가 주장했던 것과 달리) 두 개의 상이한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관점에서 고찰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며, 개별 존재―특히 인간―역시 두 개의 분리된 실체인 육체와 영혼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두 가지가 동일한 존재의 두 측면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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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자기 애인의 장점을 알리는 것은 친구가 애인에게 매력을 느끼고 탐내게 될 수 있으므로 위험한 일이다. 이와 반대되는 위험도 적지 않은데, 친구가 반대함으로써 두 사람의 애정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는 이번의 나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녀의 사랑스런 모습을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마음속 깊이 새겨두었기 때문이다. - P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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