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머물러 친숙해진 죽음의 공포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죽음은 어디로 갔을까? 그런데 무슨 죽음? 죽음이 사라진 지금, 공포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그래, 바로 이것이었어!" 그가 갑자기 소리 내어 말했다. "아, 이렇게 기쁠 수가!"
단 한 순간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고, 이 한 순간이 지니는 의미는 이미 영원히 변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그러고도 두 시간이나 더 고통을 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의 가슴에서 뭔가가 그르렁거렸다. 야윌 대로 야윈 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부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그르렁거리는 소리도, 숨이 차올라 쌕쌕거리는 소리도 점점 잦아들었다.
"임종하셨습니다!" 누군가 그를 굽어보며 말했다.
그는 그 말을 들었고 그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었다. ‘죽음은 끝났어.’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죽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하지만 들이마신 숨을 미처 내뱉기도 전에 온몸을 쭉 뻗더니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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