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실체 내지 신은 (어쨌거나 우리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한에서는) 두 가지 속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사유와 연장이다. 신은 한편으로 무한한 연장이며(즉 신은 유한성을 갖는 물체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무한한 사유이다(즉 신은 특정한 사유, 제약된 사유가 아니다). 그런데 모든 것은 신 안에 존재하므로, 모든 개별 존재 역시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고찰될 수 있다. 즉 모든 개별 존재는 사유의 관점에서 관념으로 나타나며 연장의 관점에서는 물체로 나타난다. 고로 (데카르트가 주장했던 것과 달리) 두 개의 상이한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관점에서 고찰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며, 개별 존재―특히 인간―역시 두 개의 분리된 실체인 육체와 영혼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두 가지가 동일한 존재의 두 측면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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