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스
처음부터 새롭게 창조하려는,
저 칭송할 만한 욕구에 따르라!
어서 행동을 개시할 준비를 하라!
영원한 규범에 따라
천 가지, 수천 가지 형태를 지나
인간이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노라.

호문쿨루스, 프로테우스 돌고래에 올라탄다.

프로테우스
정신적인 존재로서 드넓은 물을 향해 가자.
너는 거기에서 종횡무진으로 살아가며,
마음대로 움직이리라.
다만 더 높은 단계를 향해 나아가려 하지는 마라.
네가 일단 인간이 되었다 하면,
그것으로 완전히 끝장나리라.
탈레스
그거야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않겠는가,
당대의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멋진 일일세.
프로테우스
(탈레스에게) 자네 같은 사람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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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펠레스
그만해! 밤낮 그놈의 싸움 이야기,
독재와 노예제의 싸움, 관두라고!
그런 싸움 지긋지긋해, 끝났나 하면
아예 처음부터 또다시 시작이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해, 아스모데우스가
배후에 숨어서 농락하고 있는데도.
말은 언제나 자유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잘 보면 노예와 노예 사이의 싸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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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스
생명의 창조를 무(無)에서 시작하려는
자네의 장한 소원을 이루어 주고 싶네.
신속하게 행동할 준비는 되었는가?
영원의 규범을 따라 활동하고
수천 아니 수만의 형태를 거쳐서
8325
인간이 되기까지엔 시간이 걸릴걸세.

(호문쿨루스는 프로테우스의 돌고래를 탄다.)

프로테우스
정신만의 인간으로 넓은 물의 세계로 가자.
거기선 곧 자네의 생명은 곧 종횡으로 뻗어서
마음 내키는 대로 활동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위에 있는 축에 끼이려고 기를 쓰지만 말아라.
8330
일단 인간 따위가 되어 버리고 나면
이젠 너도 완전히 마지막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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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이 마르면 땅바닥에 남겨진 물고기들은 서로 입김을 불어 상대방을 적셔주거나 서로 거품을 내어 뿌려준다. 그러나 이는 강이나 호수 속에서 서로를 잊고 지내는 것만 못하다. 요임금을 찬양하고 걸임금을 비난하기보다는 두 가지를 다 잊어버리고 자연에 따라 변화하느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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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랫동안 자신에게 머물러 친숙해진 죽음의 공포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죽음은 어디로 갔을까? 그런데 무슨 죽음? 죽음이 사라진 지금, 공포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그래, 바로 이것이었어!" 그가 갑자기 소리 내어 말했다. "아, 이렇게 기쁠 수가!"
단 한 순간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고, 이 한 순간이 지니는 의미는 이미 영원히 변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그러고도 두 시간이나 더 고통을 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의 가슴에서 뭔가가 그르렁거렸다. 야윌 대로 야윈 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부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그르렁거리는 소리도, 숨이 차올라 쌕쌕거리는 소리도 점점 잦아들었다.
"임종하셨습니다!" 누군가 그를 굽어보며 말했다.
그는 그 말을 들었고 그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었다. ‘죽음은 끝났어.’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죽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하지만 들이마신 숨을 미처 내뱉기도 전에 온몸을 쭉 뻗더니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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