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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를 관리하라 - 최상의 리더십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팔로워십의 법칙
브루스 툴간 지음, 박정민.임대열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8월
평점 :
직장은 선택할 수 있지만, 상사는 선택할 수 없다는 말이 있죠.
학교나 군대 시절에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선배나 고참은 길어야 3~4년만 꾹 참고 견디면 평생 다시는 안 볼 수 있지만, 학교나 군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긴 세월이자 평생의 거의 절반 이상인 30~40년을 몸담아야 하는 직장에서 상사의 존재는 직장 생활의 희노애락에서 가장 크고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일 것입니다. 특히 능력만 있으면 비교적 수시로 자유롭게 직장을 옮겨다닐 수 있는 미국과는 달리, 한 직장에서 평생을 근무하는 경우가 절대 다수인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직장 생활에서 상사의 존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일 자체보다 훨씬 더 높을 경우도 많습니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상사에 대한 험담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퇴근 후 술자리에서는 거의 입에 붙어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지요.
더군다나 철저하게 능력 위주인 미국과는 달리 여전히 구시대적인 연공서열제의 사다리만을 타고 올라서 군림하고 있는 상사의 존재는 실제보다도 훨씬 더 불공정하고 불편한 존재로 여겨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점은 군대의 선임병이나 고참과 거의 흡사한데, 현대의 능률 위주의 기업에서는 사실 말이 안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주 특별한 능력이나 재능이 있어서 독립적인 전문직이나 자영업에 종사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대부분 기업에 취직해서 회사로부터 받는 월급으로 생계를 연명해야만 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단지 그 이유만으로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먹고 살기 위해서 부당하거나 무능력한 상사를 참고 견뎌야만 하고, 그것이 결국은 직원 개인과 팀, 회사 전체의 능률을 바탕에서부터 갉아먹고 저하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만 타성적으로 회사에 나가서 기계적으로 일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불행한 일상 풍경입니다.
그런데 회사 전체가 거대한 트리 구조로 되어있던 과거와는 달리, 사업부 혹은 팀별 독립 구조로 세분화되고 변형되면서 각 사업부 혹은 팀의 성과에 따라 사업부나 팀 자체가 아예 없어지기도 하는 독립채산제 형태로 조직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더 이상 무능력하거나 불공정한 상사는 심리적인 피해나 기피의 대상만이 아닌 자신이 속한 팀의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점들 중에서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 요소로 등장합니다.
경영 컨설턴트인 브루스 톨간의 <상사를 관리하라>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부류의 상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조언합니다.
저자는 먼저 부실한 관리가 조직 성공의 최대의 방해물이므로 관리자의 부실 관리을 직시할 필요성을 역설하고, 이어서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부터를 먼저 관리할 것을 전제로 제시합니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상사를 관리하는 방법론으로 들어가는데, 먼저 매일 한 명의 상사를 선택해 매일매일 꾸준히 관리하도록 권합니다. 상사를 관리하려면 먼저 상사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해야 하므로 상사가 기대하는 바를 정확하게 간파하여, 명확한 지시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분배해 계획을 세우고,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성과를 기록하고 관리하여 수시로 보고할 것을 권합니다. 성과가 나오는 단계에서는 공정하게 보상을 나누는 성과 관리를 제대로 하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문제가 있는 상사를 파악하여 관리하고 컨트롤 하는 방법이 마지막으로 제시되는데, 얼간이 같은 상사나 폭력적인 상사 등 다양한 유형에 맞는 대처법들을 하나씩 제시해 줍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조직 전체의 성향과 문화를 파악하고, 상사의 특성에 맞춰 전략을 조율하며, 상황을 명료하게 정리하고, 보상을 공정하게 이끌기 위해 상사와 동료를 관리하고 컨트롤하는 세부적인 방법론들을 들려줍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에도 미국식 성과주의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었지만, 상사와 부하 직원의 관계는 여전히 전통적인 연공서열제 하에 놓여있는 이중적이고 어중간한 단계인 데다가, 이전과 같은 회사 전체 차원의 순환 보직이나 연공서열식 자동 승진이 아니라 사업부나 팀 단위의 공동책임제가 적용되는 부하 직원으로써는 다소 가혹한 상황에서, 상사를 잘 만나는 것은 직장 생활 전체의 승패를 좌우한다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상사가 무능력하고 불공정하다고 해서 곧바로 직장에 사표를 던질 것이 아니라면, 일단은 상사의 유형에 맞춰 그를 전체 프로젝트에 적합하게 변화시키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최대한 배제시키더라도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서 최선의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관리를 하고, 상사의 유형을 파악하여 그의 지시와 기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전체 프로세스 안에서 상사의 능력을 최적화시킴으로써 팀의 구조 속에 상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수적입니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불편하고 부당한 것이 상사이지만, ‘바꿀 수 없다면 변화시켜라’라는 마음 자세로 상사를 본격적으로 상대할 때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입니다.
ha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