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 - 지구를 위협하는 맛있고 빠르고 값싼 음식의 치명적 유혹
파울 트룸머 지음, 김세나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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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가게는 자영업자들이 꿈꾸는 몇 안 되는 성공아이템들 중의 하나다. 동네 빵가게와 닭튀김집들이 빠르게 사라지는 것에 비하면 피자가게의 생명력은 놀라울 뿐이다. 실제로 가격파괴를 중심으로 한 저가형 피자가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헌데 피자에 대한 의문점을 가진 적은 없는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피자를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최소한 반죽하고 숙성시키며 토핑하고 오븐에 굽는 시간만 해도 족히 몇 시간은 걸릴 것 같은데 늦어도 10분이면 특대사이즈 피자한판이 포장까지 완료된다. 패스트푸드에 관한 불편한 진실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누구도 귀를 기울이려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가 먹는 피자의 진실은 무엇일까? 왜 우린 달콤한 설탕과 지방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햄버거의 보존기간은 언제까지일까? 천연자연 식품은 산소나 물이 닿는 순간 부패가 시작된다. 그만큼 빨리 소화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아이들이 매일 먹는 햄버거는 몇 주가 지나도 탐스러운 빛깔을 자랑한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햄버거엔 조리과정이 없다. 완전 냉동식품으로 완료된 제품으로 출시가 된다. 단지 튀기고 조합하는 과정만 매장에서 이루어질 뿐이다. 햄버거는 탄생하는 순간부터 변질, 부패, 변색, 오염을 방지하기위해 엄청난 첨가제와 화학물질을 투여한다. 이러한 물질들이 우리 몸에서 쉽게 소화가 가능하리라 보는가? 건강에 좋지 않고 열량만 높은 패스트푸드는 비만, 당뇨, 고혈압등과 같은 성인병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치명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몸에 좋지 않은 패스트푸드의 유혹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일까? 첫 번째 원인은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식품회사들의 광고 때문일 것이다. 침 넘어가는 광고의 유혹을 참는 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수십억을 광고에 투자하는 식품회사들이 결코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자신들의 제품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 한 일이다. 두 번째는 맛에 대한 유혹을 참기 어려운 우리의 속성과 값싼 제품에 길들여진 소비심리가 주원인일 것이다. 인간의 뇌는 설탕과 지방, 나트륨에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즉, 달콤함, 목을 넘기는, 부드러운 이란 소리만으로도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된다는 것이다. 또한 패스트푸드 음식들은 비싸서는 안 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패스트푸드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먼저 가격을 염두에 둔다는 사실은 공급자나 소비자에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피자를 중심으로 한 패스트푸드는 지구를 덮어버렸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거대 식품회사들의 간판을 볼 수 있고 메뉴 또한 다르지 않다. 세계인들은 전혀 다른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같은 음식을 접하고 있다. 이는 식품회사 CEO와 일부 관료들에겐 큰 이익을 줄지 모르지만 인류에겐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주범이 되고 있다. 거대 식품회사들과 화학회사들은 값싼 음식을 만들기 위해 저렴한 화학식품을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한 기회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되고 있으며 고통은 스스로 해결해야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먹는 것에 대한 공포는 정치적으로도 가장 민감한 주제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침이 넘어가는 광고를 본다고 해도 거부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우린 넘쳐나는 중국산 재료를 거부하지만 외식에 대한 선호는 갈수록 늘어간다. 외식은 우리들에게 필요 없는 나트륨과 첨가물을 공급한다. 또한 대부분 값싼 재료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중국산을 거부하는 우리의 통제권을 쉽게 벗어난다. 결국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자신의 의지 없이는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해결방안은 의외로 간단하다.

유기농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유기농이 좋다고 하니(돈벌이가 되니)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익이다. 아무리 좋은 유기농일지라도 배송과정이 길거나 다량 생산한다면 결국 패스트푸드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과다한 육류섭취는 자신의 건강을 쉽게 해칠뿐더러 지구를 오염시키는 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건강하게 사는 방법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직접 재배하고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다국적 회사를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그들은 불편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더욱 많은 화학식품을 만들 것이다.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아는 것, 21세기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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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 다이어트 - Simple!Smart!Slim! 더 쉽고 더 강력한 S라인 기획서
도영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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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을 찾아 웹사이트 이곳저곳을 헤매던 시절이 있었다. 속칭 One Page Proposal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였다. 지자체는 국고유치를 위해 저마다의 승부수를 띄웠고 틈새를 노린 건설업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관공서를 찾아다녔다. 일류 건설회사야 뛰어다닐 필요가 없었지만 지방의 소규모 업체라면 단내가 날 정도로 뛰어다녀도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사업설명회였다. 간단한 제안서의 우선순위는 호기심을 던지는 것이었다. 왜, 어떻게 라는 방법은 나중에 생각할 문제였다. 대부분의 제안서가 실패로 돌아갈 무렵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린 이와 같은 실수를 자주 반복하곤 한다. 아무리 화려한 수식어구와 적절한 포트폴리오가 근사하게 차려져있어도 배가 부른 상대를 만나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다. 기획서나 제안서를 다루는 방법은 우리들이 매일반 만나는 상대와의 대화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즉,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우리들이 기억하는 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기획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신만의 이야기로 가득한 기획서를 주목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개인에게는 비극이지만 냉혹한 사회의 현실이다.

우린 딱딱한 기획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중구난방으로 중심을 흩트려 놓는 기획서를 추천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기획서를 작성해야한다는 것일까? 기업의 기획서 의존도는 상상이상으로 크다. 대부분의 사업이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면 기획서는 이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보고양식이기 때문이다.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은 일련의 일이 되어버렸다. 속칭 정보화 시대에 눈에 띄는 기획사를 찾는 다는 것은 옥석을 가리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상사나 거래처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명심해야할 것은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업 아이템 중 대박을 노릴만한 사업이 ‘다이어트’ 사업이다. 다이어트가 높은 사업성을 가진 이유는 누구도 쉽게 살이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획서 역시 한번 발을 잘못 들여놓으면 쉽게 살이 빠지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은 많고 보여 줄 것도 많은데 도대체 무엇을 빼고 덧붙여야 할지, 결국 한 두 장씩 늘어나는 페이지는 이기지 못할 짐이 되어버린다. 자신의 기획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매건 마다 퇴자를 맞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은 있는가?

‘기획서 다이어트’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다. 세상은 구구절절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러줄만한 시간을 배려하지 않는다. ‘도대체, 결론이 뭐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야?’ 상처받을만한 말이 난무하는 이곳은 우리들이 매일 접하는 사무실풍경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기획서도 일련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이 기획안을 작성하는 이유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기획서는 철저히 상대방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상대가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기획서를 작성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단계가 준비 단계다. 어떤 컨셉을 보여줄 것인지, 기획방향을 잡는 것은 기획의 골격을 이루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오히려 시장이나 상대를 분석하는 것은 쉬운 과정이다. 대부분의 기획안이 보완이나 수정보다는 혁신적인 개혁안을 요구한다. 컨셉은 상대의 호기심을 유발할 정도의 구미가 있어야 한다. ‘잘 만들면 뭐해, 팔려야지!, 언뜻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말이지만 21세기 경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눈에 띄어야 살아남는다는 강박이다. 이는 모든 마케팅의 근간으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기위한 기업들의 생존법칙이다. 당신이 준비하는 한 장의 기획서 역시 마찬가지다. 당신은 눈에 띌만한 기획서를 준비하고 있는가? 아니면 무거운 짐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여기 31가지의 기획서 다이어트 비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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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사회적 기업 만들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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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계산해 본다면, 글쎄, 거의 하루 종일이 아닌가 싶다. 기지개를 켜기 무섭게 눈은 반사적으로 자극적인 기사를 좇아가고 손가락은 키보드를 두드린다. 대화의 주제도 포탈의 법주를 벗어나지 않고 소통 역시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GUI 환경은 분명 우리의 일상을 완벽하게 바꾸어 놓았다. 문제는 우리들의 몸에 익었던 습관마저 변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 모든 것은 초단위로 이루어진다. 보다 빠르게, 세계최고 기업 구글이 선도하는 새로운 시대의 구호다.

구글은 어딜 가든 화제의 대상이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구글에 대한 강한 비판 기사를 접한다. 생명력이 짧은 IT기업의 속성상 강자에게는 언제나 질투와 시기가 상존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분명 구글에 대한 반감이상이다. 구글은 빌게이츠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르는 시가총액 1000억 달러의 기업이다. 래리와 세르게이가 이끄는 구글제국의 정점은 ‘인공지능’이다. 둘은 인간의 사고와 생각을 컴퓨터의 알고리즘으로 평가한다. 일찍이 산업혁명 당시 인간의 노동력을 효용성으로만 평가한 테일러가 재탄생한 느낌이다. 실제로 그들은 여러 학회나 기관의 연설에서 자신들이 추구하고자하는 구글의 혁명적 이상을 설명한바 있다. 2007년 미국 고등과학 협회에서 래리가 한 연설은 그가 인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 그는 인간의 DNA를 프로그래밍한 운영체제로 인식하고 자신들이 추구하고자하는 알고리즘에 비해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그들이 이런 생각에 집착하는 이유는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찰보다는 합리성과 편리성 그리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현 시대의 가치관과 연결되어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소셜미디어의 진화는 생각을 멈추게 만들었다. 우린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기회를 창출하기보다는 주어진 툴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 만족한다. 이미 보이지 않는 규칙이 우리의 모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모습에서 우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과거에 비해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 생각해 본적 있는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터넷이 어떻게 우리의 뇌를 바꾸어 가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 니콜라스 카는 검색엔진이 우리의 문화를 즉흥적이고 주관적이며 깊이가 없는 단기적문화로 만들어간다고 경고한다. 마치 큰 흐름에서 이탈하여 누구도 보지 못한 물줄기를 보는 것 같다. 사실적으로 인간성에 대한 경고는 IT뿐만이 아니라 과학이 발전할수록 첨예하게 대두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어느 것도 인간이상의 범주를 뛰어넘을 수 없었듯이 구글을 중심으로 한 IT기업들의 행로 역시 그리 밝지마는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다.

무척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과학적 발견이 반대를 무릅쓰고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구글은 분명 문명적 이기와 편리성을 제공해줄 것이다.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북서치’는 효율적인 정보와 비효율적인 사색이란 주제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 이미 북스캔은 그 효용성에 비해 미래의 상업성을 염려한 단체들에 의해 상당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과연 저작물에 대한 짜깁기가 창의성을 대체할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세상은 새로운 현상에 흥분하고 미래의 일에 관심이 없다. 아니 오히려 대체수단에 대한 강한 반발이 튀어나올지도 모르겠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IT업계를 실시간으로 이해하려는 행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매시간 인터넷을 통해 삶의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잠깐 본 TV에 공동주택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공유공간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주택의 설계부터 마감까지 살아가야할 이웃들과 같이 작업을 한다. 삶이란 효용성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아니다. 공유한다는 것, 자신의 인생을 누군가와 이야기 한다는 것, 조금은 부족함이 있더라도 인간은 본연의 모습에 더욱 행복함을 느낀다. 우린 기억과 생각을 아웃소싱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뇌는 인터넷의 포로가 될 것이다. 뇌에 관한 진지한 고찰과 사고와 행동방식의 변화 그리고 인터넷이 주는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지식이 가득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꼭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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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교과서 - 30대에 배우지 않으면 후회하는 세 가지 성공 법칙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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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린 ‘라이프 사이클’ 이란 용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을 하나의 매개체로 다룬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라이프 사이클은 놀랍게도 국민들에게 같은 길을 걸어가라고 종용하고 있다. 물론 라이프 사이클은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데 탁월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헌데 우린 과연 라이프 사이클대로 인생을 구가할 수 있느냐는 점을 쉽게 간과하고 있다. 라이프 사이클은 최소한 수입이 60대까지는 일정한 전형적인 근로자의 모습만을 보여 줄 뿐이다. 10년 전과 비교해 자신의 삶이 라이프 사이클이 원하는 대로 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라이프 사이클의 데이터를 믿을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인생은 라이프 사이클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도 거의 같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생의 시나리오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인간은 대부분의 답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시각을 외부의 몫으로 돌리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헌데 인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종족만이 세대를 유지해왔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지금의 변화 역시 과거와 다르지 않다. 다만 변화를 이끌고 있는 매개체만이 더욱 진보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인생의 시나리오는 자신의 몫이며 자신이 책임져야 할 새로운 과제라는 것이다. 위기의 순간은 항상 진행 중이었으나 단지 자신만 모를 뿐이었다는 게 맞은 표현 일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규칙이 바뀌고 있다.’ 저자의 첫 마디는 다소 식상하게까지 들린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최소한 어떻게 바뀌고 있다는 것까지 소상히 알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그런데, 어떻게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하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쉽게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분명 세상은 ‘모두 함께’에서 ‘제각각 개개인’으로 ‘무조건 노력하면 된다.’에서 ‘어떻게 하면 될까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것이 정답주의에서 수정주의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성장사회’에서 ‘성숙사회’로 전환되는 과도기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둘은 아직까지 첨예하게(?) 사회, 기업, 가정, 정부 곳곳에서 대립중이다. 하지만 흐르는 물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일본의 침몰을 남의 일이라 탓하기에 우리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교훈을 없을까? 한때 일본은 넘쳐나는 엔고현상으로 미국의 내로라하는 빌딩들을 우후죽순으로 사들인 적이 있다. 그들은 거품경제가 무엇인지를 몰랐고 세상은 곧 자기들의 것이 되는 것이라 느꼈을 것이다. 거품경제는 항상 모든 상황을 처음보다 훨씬 고통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일본의 침몰은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부채’에서 비롯되었다. 저자의 재산 가치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주체적이다. 이젠 부채로 부동산이나 주식을 매입해 재산을 늘리겠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시기다.

자신에게 ‘주의’를 주고 싶은 순간이 언제였던가? 수동적인 삶에 익숙한 우리들은 뭔지 모를 대상에 자신을 저당 잡히고 살아가는 인생들이다. 다소 자극적으로 들리겠지만 산업화시대의 잔류물이 새롭게 포장만 바뀌고 있을 뿐이다. 경제성장으로 인한 부의 창출은 양적 질적으로 삶의 소비를 늘렸지만 그렇다고 행복이 그만큼 성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란하게 발전한 경영, 경제학에 비해 철학과 인문학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저자는 기계처럼 반복적이고 저돌적인 인생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를 꼭 확인하라고 충고한다. 목표나 전략이 같았던 시절, 누구도 이러한 인생의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숙사회에서의 인생의 목표나 전략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질풍노도와 같은 20대를 거치고 나면 필연적으로 30대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와 같이 일률적으로 정해진 라이프 사이클이 더 이상 효용성을 발휘하기 힘든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미래의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하라.’는 조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단, 과거완 다른 시각으로 시간을 재 구성해야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고 어른이 되는 것일까? 가정을 꾸미고 직장을 다닌 다고해서 어른이 되는 것일까? 저자의 새로운 ‘어른’의 세 가지 조건은 성숙사회를 받아들이는데 더할 나위 없는 필요조건을 충족시킨다. 그가 말하는 세 가지 조건은 ‘연기력’ ‘공공성’ ‘잠자리 눈 사고’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쪽 관점으로 보면 전혀 다른 사실이 보인다.’ 라는 것이다. 어른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공유하는 과정이다. 무시하지 말고 이들과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가 최고의 영업사원을 거쳐 자신의 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중학교 교장을 선택한 이유도 세상을 다르게 보는 관점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과거와 동등한 입장에서 회사를 선택하고 보다 여유로운 삶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자신의 인생에 마지막 교과서가 있다면 어떤 글을 남기고 싶을까? 누구에게나 부침이 있는 시간이 있다. 때론 가혹하리만치 힘든 시간이었을지 모르지만 위기를 극복한 자에게는 가장 값진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린 삶을 지속해야한다. 인생의 시간에 중요하지 않는 순간이 없지만 30대는 다시 고민하고 방황하며 자신의 길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인생이 특별해지기를 원한다면 이제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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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드 라이징
롭 살코위츠 지음, 황희창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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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외롭다. 갖은 게 많지만 마음은 허하다. 그럴수록 더욱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기를 갈망한다. 현대인들의 이러한 삶의 방식은 곧잘 두려움과 폭력으로 돌출되곤 한다. 아프리카, 남아메리카라고해서 21세기를 벗어나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극심한 빈곤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극도의 외로움을 겪고 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이 그나마 최소한의 의료혜택에 몸과 마음을 의지하고 있다면 이들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들은 철저하게 부서진 조직에서 부서진 개체로 살아남기를 반복하고 있다.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인도, 필리핀에서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세계를 이끌어 온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블루오션을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는 SNS 기업들이다. 이들은 과거 어떤 기업들도 이루지 못했던 성공을 단기간에 그것도 아래에서 위로 이루어내고 있다. 특히 페이스 북의 성공은 예측이 불가능한 IT 시장을 더욱 긍정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애플의 앱 스토어는 수억 명의 기업가를 창출시키며 매일 억만장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보통신의 발달,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기업가들이 중심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SNS가 그동안 저개발지역으로 손꼽히는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남아시아 국가들에게 희망의 빛을 줄 수 있다는 것일까? 인구통계는 항상 부의 이전을 종용해왔다. 단순한 논리일지 모르지만 60년대의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였고 70년대 일본은 전쟁 후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세계2위라는 엄청난 경제기적을 이루어냈다. 이는 80,90년대 한국과 대만,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젊음은 그 자체로 국가의 운명을 뒤흔들리게 할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 이제 그 기운이 그동안 핍박을 받았던 저개발 국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영 월드의 출현이다.

영 월드는 고령화 길에 들어선 올드 월드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사실적으로 SNS는 국가의 통신망이 발달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하지만 모바일통신을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의 발달과 세계 각국의 선진기술을 흡수한 유학세대들이 자국으로 리턴하면서 이상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영 월드의 세계는 진정한 블루오션시장이다. 무주공산의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는 비단 비즈니스적 접근뿐만이 아니라 비영리단체들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 국가들에겐 정보의 비대칭을 중심으로 한 언론탄압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정보의 비대칭은 정치적 문제뿐만이 아니라 부정부패와 유혈사태, 심지어는 전염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위키노믹스를 추구하는 소셜기업의 창출은 이러한 문제를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 중의 하나다. 크리우드 소싱으로 비전문가들을 공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는 우샤히디는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사회비평가로 이름을 날리던 인기블로거 오리 오콜로는 정부에 맞설 새로운 웹사이트 개발하기위해 과감히 변호사를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며 프로그래밍, 테스팅 등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IT 인재들을 과감히 흡수하여 영 월드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콜롬비아의 두토, 포루투갈의 마젤란 이니셔티브, 필리핀의 렛잇헬프, 인도의 스릴로필리아와 스타소프트 등도 빠르게 영 월드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영 월드 라이징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과감히 부숴버릴것을 요구한다. 누구도 지금의 현재를 부정할 순 없지만 과거는 쉽게 잊어버린다. 저개발 국가들은 선진국들의 방어막이나 시장이 되기를 종용받아왔다. 비단 저자의 영 월드에 대한 이해가 경제학의 효용성측면일지는 몰라도 갇힌 세계의 국민들에게 SNS는 더할 나위가 없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영 월드 라이징은 중국을 노쇠한 국가로 치부하고 있다. 현재 강력한 중앙집권에 의해 세계경제를 좌우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국 이러한 형태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반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위구르 사태는 소셜그룹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은 고령화와 더불어 보다 개방문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연 SNS는 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될 것인가? 정답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슬럼독 밀리언에어는 빠르게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시작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영 월드 라이징’ 이젠 젊은 국가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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