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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교과서 - 30대에 배우지 않으면 후회하는 세 가지 성공 법칙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턴가 우린 ‘라이프 사이클’ 이란 용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을 하나의 매개체로 다룬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라이프 사이클은 놀랍게도 국민들에게 같은 길을 걸어가라고 종용하고 있다. 물론 라이프 사이클은 과거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데 탁월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헌데 우린 과연 라이프 사이클대로 인생을 구가할 수 있느냐는 점을 쉽게 간과하고 있다. 라이프 사이클은 최소한 수입이 60대까지는 일정한 전형적인 근로자의 모습만을 보여 줄 뿐이다. 10년 전과 비교해 자신의 삶이 라이프 사이클이 원하는 대로 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라이프 사이클의 데이터를 믿을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인생은 라이프 사이클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도 거의 같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생의 시나리오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인간은 대부분의 답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시각을 외부의 몫으로 돌리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헌데 인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은 종족만이 세대를 유지해왔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지금의 변화 역시 과거와 다르지 않다. 다만 변화를 이끌고 있는 매개체만이 더욱 진보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인생의 시나리오는 자신의 몫이며 자신이 책임져야 할 새로운 과제라는 것이다. 위기의 순간은 항상 진행 중이었으나 단지 자신만 모를 뿐이었다는 게 맞은 표현 일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규칙이 바뀌고 있다.’ 저자의 첫 마디는 다소 식상하게까지 들린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최소한 어떻게 바뀌고 있다는 것까지 소상히 알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그런데, 어떻게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하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쉽게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분명 세상은 ‘모두 함께’에서 ‘제각각 개개인’으로 ‘무조건 노력하면 된다.’에서 ‘어떻게 하면 될까로’ 바뀌었다. 대부분의 것이 정답주의에서 수정주의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성장사회’에서 ‘성숙사회’로 전환되는 과도기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둘은 아직까지 첨예하게(?) 사회, 기업, 가정, 정부 곳곳에서 대립중이다. 하지만 흐르는 물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일본의 침몰을 남의 일이라 탓하기에 우리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교훈을 없을까? 한때 일본은 넘쳐나는 엔고현상으로 미국의 내로라하는 빌딩들을 우후죽순으로 사들인 적이 있다. 그들은 거품경제가 무엇인지를 몰랐고 세상은 곧 자기들의 것이 되는 것이라 느꼈을 것이다. 거품경제는 항상 모든 상황을 처음보다 훨씬 고통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일본의 침몰은 대부분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부채’에서 비롯되었다. 저자의 재산 가치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주체적이다. 이젠 부채로 부동산이나 주식을 매입해 재산을 늘리겠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시기다.
자신에게 ‘주의’를 주고 싶은 순간이 언제였던가? 수동적인 삶에 익숙한 우리들은 뭔지 모를 대상에 자신을 저당 잡히고 살아가는 인생들이다. 다소 자극적으로 들리겠지만 산업화시대의 잔류물이 새롭게 포장만 바뀌고 있을 뿐이다. 경제성장으로 인한 부의 창출은 양적 질적으로 삶의 소비를 늘렸지만 그렇다고 행복이 그만큼 성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란하게 발전한 경영, 경제학에 비해 철학과 인문학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저자는 기계처럼 반복적이고 저돌적인 인생의 종착역이 어디인지를 꼭 확인하라고 충고한다. 목표나 전략이 같았던 시절, 누구도 이러한 인생의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성숙사회에서의 인생의 목표나 전략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질풍노도와 같은 20대를 거치고 나면 필연적으로 30대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와 같이 일률적으로 정해진 라이프 사이클이 더 이상 효용성을 발휘하기 힘든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미래의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하라.’는 조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단, 과거완 다른 시각으로 시간을 재 구성해야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나이를 먹었다고 어른이 되는 것일까? 가정을 꾸미고 직장을 다닌 다고해서 어른이 되는 것일까? 저자의 새로운 ‘어른’의 세 가지 조건은 성숙사회를 받아들이는데 더할 나위 없는 필요조건을 충족시킨다. 그가 말하는 세 가지 조건은 ‘연기력’ ‘공공성’ ‘잠자리 눈 사고’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쪽 관점으로 보면 전혀 다른 사실이 보인다.’ 라는 것이다. 어른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공유하는 과정이다. 무시하지 말고 이들과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가 최고의 영업사원을 거쳐 자신의 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중학교 교장을 선택한 이유도 세상을 다르게 보는 관점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과거와 동등한 입장에서 회사를 선택하고 보다 여유로운 삶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자신의 인생에 마지막 교과서가 있다면 어떤 글을 남기고 싶을까? 누구에게나 부침이 있는 시간이 있다. 때론 가혹하리만치 힘든 시간이었을지 모르지만 위기를 극복한 자에게는 가장 값진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린 삶을 지속해야한다. 인생의 시간에 중요하지 않는 순간이 없지만 30대는 다시 고민하고 방황하며 자신의 길을 정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인생이 특별해지기를 원한다면 이제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