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됐던 방법부터 버려라
시이하라 다카시 지음, 김소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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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내 또래의 일본에서 소위 말하는 매우 잘 나가는 컨설턴트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가 살아온 삶은 지금의 나랑 아니 일반적인 우리 나이대 소위 평범한 사람이랑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저자는 중학교까지 다니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프로 갬블러로 월 2,000만원이 넘눈 수익을 올리는 생활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 이후 한 번도 취업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해 돈과 자유를 손에 넣은 인물이다. 

알고 있다. 이 사람은 그런 길을 걸은 많은 사람 중 어찌보면 아주 소수의 확률에 성공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일본 역시 국립 동경대, 사립의 게이오, 와세다부터 우리보다 더 공고한 학벌 카르텔에 지역색도 있고 우리로 치면 금수저, 은수저 같은 부모에게 물려받는 직업도 많은 변화를 싫어하는 사회라 더욱 성공하기 힘들었을 수 있고 저자와 같은 성공자는 소수였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나는 비슷한 나이대에 정규 과정을 마치고,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가서 대학을 마치고 소위 말하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자녀를 낳아서 이 글을 쓰는 일요일 오후 내일 회사가 가기 싫어서 마음이 심란해지는 그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파이어족이다. 사실 파이어족이 맞다. 나 역시 40대지만 오늘이 내 삶의 가장 젊은 날이다. 이렇게 날이 가는 것이 안타깝다. 사람이 젊었을 때 적당히 일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인생을 즐기는 것이 맞는데 우리 모두 그렇지 못하다. 

저자는 '성공'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연구 하면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독자적인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이 책을 내놓게 된다. 


 

책은 스타벅스에 가서 '라지 사이즈'를 외치는 할아버지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실 스타벅스는 'Tall', 'Grande', 'Venti' 이 세 가지 사이즈가 있다. 흔히 다른 커피숍에서는 Regular와 Large 사이즈로 구분하는 것과 다르다. 할아버지는 보통 써먹었을 때 잘 되던 익숙한 방법으로 주문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제의 상식이 오늘 통하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특히 VUCA 시대, 시대가 급변하는 오늘의 세상은 더욱 그렇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의문스러운 순간들이 온다. 아니 자주 오는게 문제다.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맞게 살아가는 걸까?’,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순간들이 매 순간 밀려 온다. 하지만 이 경우, 아무리 입바른 말과 소리를 듣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내적 불안감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은 오직 마음을 흔드는 ‘한마디’에서 오기 때문이다.

잘 된, 또는 결과가 좋은 방법을 버린다고? 아마 불안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 것이다. 왠지 나쁜 생각이나 불길한 감각이 몸을 깜쌀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분명한 어조로 말한다. 지금껏 잘 됐던 방법일 수록 다음 무대에서 발목을 잡을 확률이 크다고 말이다. 

 

지금껏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춰다면, 

다음번에는 자신을 위해 움직여야 할 지도 모른다.

 

지금껏 타인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들어 주었다면,

다음번에는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여야 할 지도 모른다. 

 

지금껏 틈만 나면 성장에 시간을 쏟아부었다면,

다음번에는 헛되이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껏 돈보다는 좋아하는 일에 눈이 멀어 있었다면

다음번에는 반대로 돈에 눈이 멀어야 할 지도 모른다. 

 

인생은 늘 내가 예상한대로 생각했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허는 말 중에  일본 소설에 나오는 말인데, '두개의 눈으로 보라. 하나는 내 마음의 눈, 하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는 눈' 이다. 

 

저자는 갬블러로 시작해 음식점 사장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지인이 '1년뒤에 죽는다고 해도 이 일을 할거야?' 하는 말에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경제적 자유를 꿈꿨다고 한다. 

그때까지는 사장이 열심히 일을 해야 종업원도 열심히 하고, 모든 것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버리자 시간적 여유가 찾아왔고 직우너들 역시 사장이 아둥바둥 할 때 못지 않게 열심히 해줘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시도, 사고의 전환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은 전반적으로 이런 내용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예전 한국에서도 유행했던 '익숙한 것과의 결별'과 맥락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어제 잘됐던 방법이라고 해서 내일도 잘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버리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지금까지 써먹었던 잘됐던 방식이나 무심결에 받아들였던 습관을 아주 경쾌하고 즐겁게 버리자는 이야기다. 

 

사실 책 한권에 저자의 주장은 간명하다. 

자기계발서는 읽을 때 저자의 생각에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나도 그렇게 할 것이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아니면 다 거기서 거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살려면 ‘나답지 않은 일’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싫으면 그만둬야 하지만 겁이 나면 해보는 것이다

 

결국 저자의 말은 단순하다. 부딪치면서 새롭게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개인과 세계 모두를 가질 수는 없다고 한다. 어떨 때는 나답게 살고 싶은 용기가 인생의 마법을 부른다. 

용기를 내서 실행해보자. 작은 것부터라도 바꿔보자. 

 

#잘됐던방법부터버려라 #동기부여 #성공명언 #책스타그램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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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블랙슈가 블렌드 #4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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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합니다.
평소에는 업체 커피를 사서 마시는데 가끔 집에서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마실 때 알라딘 원두를 활용합니다.
산미를 좋아히지 않는 편이라 이번 커피 괜찮습니다.
구수함과 약간의 달콤함과 쌉쌀함 그리고 커피 향기 모두 좋습니다.
커피 향이 조금 더 있으면 베스트일 것 같아요.
집에서 핸드드립용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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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블랙슈가 블렌드 #4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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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미가 없고, 고소한 너트류 느낌이 많이 나는 커피입니다.다만 향이 좀 더 짙었으면 좋겠습니다.
산미없는 커피를 좋아해서 드립용으로 잘 마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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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의 재검토 - 최상을 꿈꾸던 일은 어떻게 최악이 되었는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영래 옮김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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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로 유명한 세계적인 이야기꾼 말콤 글래드웰이 역사 논픽션으로 돌아왔다. 사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이야기는 흔한 과거 전쟁사 이야기 정도로 읽혔을 가능성이 있다. 또 기껏해야 역사를 바꿀 어떤 집단의 선택과 어느 것이 옳은가 정도의 윤리관 이야기 정도로 생각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시의적절하면서도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가 됐다. 이것 역시 저자의 시의적절한 선택과 준비된 자에게 주어지는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천부적 이야기꾼 말콤 글래드웰의 서사는 뛰어나다. 


 

때는 바야흐로 1945년 미군의 '도쿄 대공습'이라는 민간인 학살의 비극을 이야기 하다.  

사실 이 책의 주제와 내용 전개는 간명하다. 1945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 공군(당시는 미국 육군 소속 육군항공단 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공군도 비슷한 출발을 보여준다) 전략과 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간명한 주제를 천부적인 이야기꾼 말콤 글래드웰의 추적과 이야기 전개로 전쟁과 윤리적 선택에서 어떤 가치가 우선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젊은 준장 헤이우드 헨셀이 지지부진한 일본 본토 공습에 대해 책임지고 경질되면서 커티스 에머슨 르메이 소장이 부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당시만 해도 전쟁은 육군이 탱크나 보병대로 적의 심장부를 점령하는 것이 종전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미 육군 항공대 소속 젊은 장교들은 이 전쟁을 다르게 보았다. 육군의 지상전은 군인의 희생이 컸고, 많은 사람들의 사상이 뒷받침되어야 했으며, 더더욱이 민간인 희생도 많았다. 이를 뒤집기 위해 하늘에서 적의 주요 시설에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면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미국의 일본 본토 공습은 작전 반경의 한계가 있어서 미미하고 불완전했다. 당시 미 주력인 B-25는 중형 폭격기로 숫자도 많지 않아서 적군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없었다. 

자국의 사기 진작과 전쟁의 종결을 원했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작전을 지시한다.   

하지만 르메이 역시 초기에는 뚜렷한 수가 없었다. 당시 비행기술과 폭탄의 성능, 특히 조준기로는 저 멀리 창공에서 떨어트려 바람과 각종 방해를 딛고 정확한 목표물에 타격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일본의 산업 역량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라는 명령을 받은 커티스 르메이 소장은 처음에는 전임자인 헤이우드 핸셀 준장이 그랬던 것처럼 민간인 거주지역을 피해 산업지대에  고고도 상공에서 폭격을 시험해봤지만 결과는 역시 무의미했다.

결국 당시 미군 폭격기가 수행하던 고고도 폭격으로는 폭격의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 당시의 최첨단 정밀 폭격용 조준기인 노든 폭격기(이 노든 폭격기 개발에 관한 이야기가 책에 자세하게 나온다)조차 오차가 커서 조준 성능이 크게 벌어졌던 탓에 특정 타겟을 정확하게 노려서 폭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특히 일본 상공의 제트기류는 매우 거세서 아무리 정밀 조준해서 폭격을 한다 해도 폭탄들이 제트기류에 휘말리면서 폭격 정확도가 떨어졌다.

즉 특정 타겟을 노려서 폭격한다 해도 떨어지는 폭탄들이 바람에 휘말리면서 전혀 엉뚱한 곳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정이, 안전하지만 비효율의 극치를 달리는 주간 고고도 폭격은 집어치우고, 대공방어가 취약해지는 야간에 당시 최신 전투기였던 B-29를 대량으로 투입해 저고도에서 한꺼번에 폭탄을 쏟아붓는 것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르메이는 주간 고고도 폭격 전술에 대해 비판을 가하면서도 전임 지휘관인 핸셀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았다. 핸셀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전술 자체에 결함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도쿄 대공습은 1945년 3월 9일~10일 일본제국 수도 도쿄로 진격해 이 일대에 대량의 네이팜탄을 투하한 전략 폭격 작전 펼치게 된다. 

이 공습으로 도쿄 중심부로부터 40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지역이 파괴되어 약 10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특히 저고도에서 떨어트린 네이팜과 소이탄 총 1700톤이라는 엄청난 폭격을 가하게 된다.

또한 당시 미군은 군사시설 뿐만 아니라 의도적으로 민간인 거주지에도 무차별적인 폭격을 가하고 특히나 3월 10일 <예배당 작전>으로 명명된 작전에서는 고의적으로 민간인 피해를 최대한 늘리는 방향으로 작전이 세웠다. 당시 일본 민가가 목조건물로 이뤄져서 소이탄을 투여해 그 공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인륜적인 작전으로 이 공습은 제 2차 세계대전 연합국의 드레스덴 폭격과 함께 많은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미 육군항공단은 당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전쟁을 빨리 끝내지 않으면 더 큰 군인의 희생과 연합국의 피해가 커질 것이기에 적국의 민간인도(미군은 애써 이 민간인을 군수품을 만드는 후방부대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사살할 수 있다는 대의론을 내세웠다.

 

6시간 동안 300여 대가 넘는 B-29들은 도쿄 상공에 확산탄 수 천발과 M69 소이탄 자탄 50만 개, 네이팜 소이탄 등 총 1,665톤을 투하했다.

하늘에서 쏟아져내린 네이팜탄과 기름뭉치들은 도쿄 시내 수 천 곳에 떨어졌고, 순식간에 불꽃이 밤하늘 30m 높이까지 치솟으며 치명적인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을 쓰면서 미 공군 참모총장 등과 저녁을 먹었다. 그러면서 이 책의 서술을 더 완벽하게 하는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그날 저녁을 함께 한 어떤 장군도 이 정밀폭격 혁명이 전쟁을 완벽하게 만들었다거나 전쟁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것만의 문제점이 분명히 있었다. 지금의 기술은 그때와 다르다. 하지만 지금의 잣대로 그때를 모두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 있지만 전쟁에 이기기 위한 커티스 르메이의 작전을 비판할 수는 있겠다.

커티스 르메이는 전투에서 이겼고, 헤이우드 헨셀은 전쟁에서 이겼다.

하지만 이 공습 역시 전쟁을 끝내지는 못하였다. 그 후 8월 B-29는 다시 일본 상공에 나타났고, 단 두 발의 폭탄으로 이 전쟁을 끝내게 된다. 

우리가 잘 아는 원자폭탄이다. 

 

일본은 결국 본토를 짓밟는 탱크 부대나 엄청난 포병대, 보병의 진격으로 여러 도시가 함락되면서 결국 천황까지 공습을 받는 그런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미 육군항공단이 꿈꿨던 하늘의 대공습으로 전쟁을 끝내게 만들게 되기는 했다. 

 

이 책은 기술혁신과 진보로 '윤리적 전쟁'이라는 어찌보면 허상의 꿈을 꾼 미군 항공대의 괴짜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최상의 선택이라던 공습은 결국 최악의 결과로 오늘날까지 연합국 최대 민간인 학살로 기록돠어 있다.

이 책 <어떤 선택의 재검토>는 최상을 꿈꾸었으나 최악의 결말로 치달은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말콤 글래드웰은 당시 미군 지휘부가 도쿄 대공습을 결정하기까지 과정을 재검토함으로써 이상과 현실, 의도와 선택의 괴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라 할 수 있는 폭격기 마피아의 모토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관습에 구애받지 않고 진보한다(Proficimus more irrete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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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시대 - 로마제국부터 미중패권경쟁까지 흥망성쇠의 비밀
백승종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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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를 좋아한다. 최근에 관심있는 분야가 불과 20만명의 인구로 중앙아시아 초원에서 발원해서 세계 최대의 제국을 만들었던 몽골제국의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몽골제국 역사나 세계적 대제국의 원나라를 일으킨 쿠빌라이 칸 책도 사서 읽었다. 평소 로마나 영국제국 등에 관한 책은 많이 읽기도 했고, 언제나 관심사였다. 어떻게 그들은 세계를 호령했을까? 그러던 찰나에 거의 모든 저서를 가지고 있으면서 재밌게 읽은 백승종 교수님이 세계사를 주도했던 위대한 9개 제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역사의 교훈을 찾아 떠난다. 



책에서 소개하는 제국은 사상 최초의 초강대국 로마부터 시작한다. 

로마는 제국 중에서도 매우 특이하다. 무려 2천년도 넘는 시간 전에 왕정, 공화정, 제정 등의 정치 형태를 실험하면서 제국을 만들어갔다. 원로원과 호민관 같은 지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정치 체제를 만들었다. 

그들은 무엇보다 카르타고와 그리스 등과 전쟁을 거치면서 당시 물자 이동이 풍부했던 지중해를 내해라고 부를 정도로 지배하면서 국력을 키워갔다. 후에 지금의 프랑스 지역인 갈리아, 히스파니아, 터키, 북아프리카까지 영토를 넓혀가면서 제국을 완성했다. 

특히 로마는 시민이라는 용어를 만들어서 귀족의 반대 개념이 아닌 로마의 시민은 투표권이 보장되면서 함께 국가를 운영하는 주체로 인정한 것이었다. 

또한 오늘날까지도 남아있는 수로, 하수도, 건축법, 도로 건설 등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을 남길 정도로 발전했다. 

그런 세계적인 시스템과 기술력, 법적 제도를 갖춘 로마가 왜 멸망했을까? 

저자는 크게 몇 가지를 말한다. 물론 한가지 사실만으로 거대한 제국이 멸망할리 만무하다. 

모든 일은 그렇게 되려고 했기에 그렇게 흘러갔다. 

먼저 로마 말기 이른바 '후기 고대 빙하기'를 통해 기온이 내려갔고, 화산과 지진활동 등으로 농산물 생산 등이 줄어든다. 또한 로마는 도시 생활을 하는 곳이 많아서 당시 낮은 의료 수준으로 전염병이 돌면 매우 위험한 지형적, 인문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제국이나 국가가 자연 재해나 전염병 등으로 멸망한 사례는 많다. 인간은 자연을 지배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자연이나 기후가 주는 위험을 깨닫고 함께 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로마의 인구가 줄어들고 병역의 의무를 질 사람이 적어지자 이민족의 용병을 국경 수비대로 선발했다. 이민족의 침입을 막으려고 이민족을 세워놨던 것이다. 고양이한테 생선창고를 맡긴 것과 비슷하다. 결과는 서로마 제국이 오도아케르라는 게르만 장군에 의해서 멸망하게 된다. 

특히 로마는 양극화가 극심했다. 빈부격차, 사회 시스템과 공정함의 붕괴로 멸망을 부추겼다. 

이는 삼국시대, 고려, 조선, 중국, 일본 등 세계 모든 역사가 보여주는 진리다.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떤지 우리 모두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위기상황을 지도층과 지배자는 근본적 개혁을 진행하지 않고 임시 방편 또는 포퓰리즘 등으로 해결했다. 

여기서 한가지 로마의 평범한 시민을 대표하던 호민관 그라쿠스 형제가 실은 귀족이었던 것을 아는가? 그라쿠스의 아버지는 대대로 로마의 주요 관직을 두루 역임한 명문가였고 어머니는 그 유명한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의 딸이었다. 

클라우디우스, 카이사르 모두 민중의 편에 섰지만 사실 민중 계급은 아니었다. 저자는 이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대중을 이용한 포퓰리스트로 말하기는 하는데 100%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대사회에 도널드 트럼프나 영국의 나이절 패라지 등도 같은 범주에 묶어서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큰틀에서 보면 로마는 기술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굵직한 업적이 많았다. 그들은 고도로 발달한 은행을 만들었고, 관료제 역시 효율적으로 운영하였다. 중앙 난방시설을 갖춘 다층 주택을 건설하는 한편 수준 높은 무기를 생산했다. 식민지의 이교도를 감싸주는 넉넉한 아량도 있었다. 로마에는 탁월한 전략가도, 용감한 군인도 많았다. 하지만 쇠퇴기에 접어든 제국의 운명을 구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로마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니, 현대 미국 사회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오늘날 미국은 세계 각국에 군사기지를 운영하느라 과중한 국방비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앞으로 미국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재정 부담이 과중하면 어느 나라든지 장래가 밝기 어렵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도 로마 말기와 비슷한 위기에 진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저자뿐만 아니라 나 역시 한다. 특히 한국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5백년의 조선이 망가진 것을 불과 100년도 안되는 세월만에 나라 체계가 무너진 것 같다. 경고음이 울릴 때 우리는 정신을 가다듬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뼈를 깎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몽골제국이다. 앞에도 말했지만 당시 인구를 다 합쳐도 20만 밖에 안되는 중앙아시아의 가난한 유목민들은 어떻게 당시 신대륙이 발견되기 전 아프리카를 제외한 세계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뛰어난 지도자의 리더십을 들 수 있겠다. 후에 청제국의 누르하치도 그렇고, 몽골제국의 전설적 영웅 칭기즈 칸도 모두 작은 부족의 잠재력은 크지만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소위 말하는 변방의 오랑캐를 세계 최고의 단결된 군대로 만들어서 천하를 호령한 것은 바로 지도자의 통찰이다.

몽골제국은 무엇보다 비단길과 역참을 활용해 동서양의 교류를 이끌어낸 것, 우리가 잘 아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사실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 책 역시 허풍이 좀 많다) 등을 남겨 당시 생활상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워낙 세계적인 초강대국을 이루다보니 몽골의 화폐인 교초는 지금의 기축통화 달러 같은 역할을 했다. 

이런 몽골이 급작스럽게 망한 것은 몽골족 특유의 후계문제였다. 모든 아들들이 아버지를 떠나 외부로 나가고 막내가 남은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는데 이로 인해 후계구도 자체가 꼬인다. 쿠빌라이칸과 카이두의 대립은 무려 20년 넘게 계속 되었다. 이 과정에서 충선왕이 쿠빌라이를 선택해 고려의 체제를 유지해 줬다는 역사적 사실도 있다.

 

게다가 당시 서양에서 퍼지기 시작한 흑사병으로 유럽에서 철군하게 되고, 지배하던 한인 차별로 농민 반란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주원장에 의해 명나라로 지배권을 넘겨준다. 물론 그 뒤로도 일칸국이나 차가타이 칸 국 등이 중앙아시아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세계적인 대제국 원의 영광은 아니었다. 

몽골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탐욕은 항상 사람을 가난하게 만들고, 온 세상의 풍요로움도 그를 부자로 만들 수 없다." 서로 대립하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은 주원장의 명 군대가 대궐에 쳐 들어올 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다음은 오스만 제국이다. 나는 일전에 오스만 제국에 관한 책을 읽어서 이들의 흥미로운 후계자 제도를 읽은 적이 있어서 더 몽골제국과 비교된다. 새장제도라고 해서 후계자의 동생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다가 후에 새장이라고 하는 궁궐에 가두게 되는 영화에서 나올법한 소재를 보여준다. 

오스만 제국은 사실 우리 역사랑도 관련이 깊다. 고구려 시절 돌궐족이라고 있었다. 당나라 시대에도 이 돌궐족과 고선지가 나온다. 그 돌궐이 중앙아시아로 넘어가서 투르크로 불리게 됐고 이들은 정복전쟁을 계속하면서 동유럽, 아시아에 걸친 제국을 이뤘다. 위기도 있었다. 

1402년 오스만 제국은 몽골왕자 티무르에게 패배했다. 그 충격은 컸으나 메흐메드 왕자가 나라를 재건하고 곧 술탄이 됐다. 15세기 이후 오스만 제국은 현재의 터키, 발칸반도, 그리스 북부를 통치하게 됐다. 찬란한 이슬람문화를 꽃피우면서 발전하던 오스만제국은 기근이 되풀이되고 민생이 궁핍해졌다. 산업혁명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탓에 제국은 점점 더 다른 열강 제국의 자본에 의존하게 되고 1875년 제국은 파산 상태에 빠진다. 제국은 부채를 관리하는 구실로 오스만 제국의 자치권을 제한하게 된다. 몇 년 뒤 러시아와의 전쟁에도 패배한다. 

그 뒤 근대화가 좌절되고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제국은 해체된다. 

 

다음은 워낙에 유명한 대영제국이다. 해가 지지 않는 세계최고의 제국을 만든 영국의 역사는 워낙에 유명하기에 짧게 쓴다. 영국은 영토로 보나 인구로 보나, 또 유럽의 변방으로 천시 받았다. 한반도와 유사하다. 하지만 19세기를 넘어서며 군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적으로도 온 세상을 지배하였다. 과연 그 놀라운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대영제국의 역사를 읽다보면 배울 점이 많다. 역사란 용기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나는 얼마전 주경철 교수님의 바다인류를 통해 바다를 지배한 영국의 강함, 산업혁명을 이끈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대영제국의 번영을 보았다.

무엇보다 영국의 번영을 이끈 것은 의회 정치의 정착과 그들의 문화, 자신감이었다. 

 

독일제국은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역할이 컸다. 독일은 1800년대까지 유럽의 변방이었다. 하나의 통일된 국가조차 만들지 못했다. 그런 독일의 시작은 프로이센이라는 국가가 성장하면서 여러 봉건제후와 영주 및 자유도시를 하나로 통합해 독일제국을 출범하였다. (1871년)

이후 독일은 집단주의적 문화, 유럽인 중 가장 근면하고 성실한 문화를 통해 빠르게 도약했다. 산업이 발전했지만 시장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미 세계는 영국, 프랑스 등이 식민지를 통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번영을 위해 결국 전쟁이라는 선택을 하게 됐고 제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지울 수 없는 전범국, 홀로코스트의 만행을 저지른 국가가 됐다. 하지만 일본과 다른 점은 과거를 직시하고 사과하고, 역사를 바로잡으면서 다시 도약했다. 

 

6장은 100년 전의 동아시아 삼국을 돌아본다. 삼국의 격차는 바로 역사적 차이였다. 중국은 만주족의 청나라가 지배하고 있었다. 강건성세를 거치며 세계 초강대국을 자랑하던 중국의 몰락은 가장 달이 찬 그때부터 시작됐다. 사실 100만도 안되는 청 민족이 한족을 지배하는 기형적 구조부터 시작했다. 조선은 더 했다. 조선은 양란을 거치며 지배층의 무능이 극명하게 드러나자 오히려 더 유교 유일사상과 예학을 강조하며 사회를 경직되게 만들었다. 

또한 명의 멸망 후에도 소중화를 자처하며 죽은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강조하고 있었다. 

결국 청나라와 조선이 안에서부터 망하고 있을 때 반면 일본은 다른 길을 걸었다. 일본이 그렇게 된 데에는 난학이라고 해서 이전부터 유럽과 교류를 해 온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물론 일본 역시 막부의 쇄국정책이 있었으나 메이지 천황의 의지와 조슈번 후쿠자와 유키치의 후예들의 개혁으로 근대화를 통해 아시아 최강국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일본 역시 제국을 이룬 뒤 보인 행보로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현대적 제국인 소련과 미국, 그리고 중국까지 돌아본다. 냉전시대를 거쳐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세계 경찰국가 체제를 만들었다. 그런 미국의 유일국 체제에 인구 대국, 세계 공장 중국이 따라오면서 G2가 형성되고, 미국은 경제 전쟁을 통해 G2의 추격을 물리치는 추세다. 

 

저자는 역사에 관한 질문으로 끝맺음하고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전쟁,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인류의 내적 정신과 체제를 지배하는 혁명적 변화를 일으킨 기독교, 이슬람교로 대표되는 종교와 민주주의, 공산주의 같은 정치 사상을 말하고 있다. 

또한 약소민족이었던 몽골과 청을 만든 위대한 지도자의 역할을 들 수 있겠다. 칭기즈칸과 누르하치는 리더십으로 역사를 바꾸었다. 

바야흐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의 역사가 인류의 삶이 바뀌고 있다. 또한 얼마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로 인해 또다시 세계대전의 제국주의적 사고가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이러한 비인도적인 전쟁과 전범으로부터 우리의 가치, 미래를 지켜나가야 한다. 

역사는 용기있고 지혜로운 사람이 만들어 간다. 다시 그 위대한 용기와 인류의 지혜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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