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 하는가 -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몰랐다는 걸 깨닫는 순간 100 최고의 안목 시리즈 1
모리야 히로시 지음, 김양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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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오십은 아니지만 올해 만 나이로도 앞자리가 4가 찍히게 됐다. 

책에는 50대에 인생의 전환이 온다고 했는데, 40대는 40대의 고민, 방황, 그리고 이 길이 맞는가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줄 알았고, 삶의 전반에 있어 '행복'이라는게 있을 줄 알았다. 

물론 나는 소위 말하는 안정적 대기업에, 토끼같은 자식들이 잘 자라주고 있고, 수도권에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매우 안정적이고 걱정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회사에 어느덧 후배가 늘어가고, 배우자에게, 자식에게 좋은 어른, 선배가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사람과 사람사이는 더욱 어려워졌고, 소통 능력은 떨어져 감을 느낀다. 

호암 이병철 회장이 인간의 지혜를 거의 다 모아놨다고 생각하는 단 한권의 책 <논어>, 그리고 단순한 병법서인줄 알지만 인간세상의 지혜를 담아 놓은 <손자병법>같은 수 천년을 이어온 고전 속에 결국 원칙과 근본 원리가 담겨 있다. 

2,500년 전에도 사람들은 하루 세끼 밥을 먹고,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성공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역시 오늘을 사는 우리도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전하고, 비행기로 세계가 1일 생활권이 됐다지만 결국 사람이고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책에는 공자의 50가지 지혜와 손자의 50가지 전략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100가지 지혜를 담았다.

일본의 동양고전 해설 대가인 91살의 저자 모리야 히로시는 흔들리는 오십을 다잡아주는 멘토임을 자처한다. 언뜻 보면 성격이 매우 다르게 보이는 『논어』와 『손자병법』을 한 권에 엮었다는 점이다.

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 할까?

둘 중 하나만 읽으면 한쪽만 보게 된다. 현대에서는 한쪽의 지혜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읽어야만 잡을 수 있다. 한 권만으로는 치우치기 쉽고, 이 둘을 모두 아는 사람만이 그나마 인간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든, 우리가 늘 추구하는 행복이든, 부와 명예든, 삶의 의미든 말이다.

『논어』는 사람의 인(仁)과 덕(德)을 기르라는 책인 줄 알았는데, 능력을 기르고 둥글게 살라고 가르친다. 

『손자병법』은 적과 싸워 이기는 방법을 기술한 책인 줄 알았는데, 되도록 싸우지 말고 생각을 하고 싸우지 않고 이기라고 한다.

완전히 다른 분야의 책이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간애’를 말하고 있으며, 정말 중요한 건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논어의 처음은 그 유명한 배움에 대한 이야기부터 나온다. 

子曰(자왈)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면 不亦說乎(불역열호)아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방래)면 不亦樂乎(불역락호)아

人不知而不溫(인부지이불온)이면 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아”

                                                       <學而篇(학이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공자는 현실 세계에서 빛을 본 정치가나 입신양명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 동양 3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성취를 만들었다. 인과 덕을 닦아 세상의 스승이 된 것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어떻게 하면 군자가 되는가, 참다운 인간, 스승, 선배가 되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항상 침착하게 대비하고, 시야를 넓히고 선인의 지혜를 보라 가르친다. 인간으로서 신뢰를 높이려면 성실해야 하고,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에게 배우고 발전하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실패와 실수를 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것을 고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역사에서 사례를 찾으라고 가르친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보라 가르친다. 

 

무엇보다 평생에 걸쳐서 중요한 것은 서(恕)라고 말한다. 즉,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심 진리라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에서 진정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논어라고 생각한다. 물론 2,500년전 이야기라 오늘날과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진정한 진리가 담겨 있다.

 

《손자병법》은 어떤 일이든 기세가 있다. 싸움에도 기세가 있다고 말한다. 
《손자병법》은 기세를 몰아 싸우라고 했다. 기세를 몰아 싸우면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해 그만큼 이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은 또 이렇게 이야기했다.
“기세를 타면 병사는 비탈길을 구르는 통나무나 돌처럼 생각지도 못한 힘을 발휘한다. 통나무나 돌은 평평한 곳에서는 멈춰 있지만, 비탈길에 놓으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모양이 사각인 것은 정지해 있지만 둥근 것은 구른다. 기세를 타고 싸우는 일은 둥근 돌을 천 개의 골짜기 아래로 굴리는 일과 같다.”

 

손자병법은 결국 싸우지 말고 이기라고 한다. 불가피하게 싸워야 할 때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고 한다. 특히 적을 얕잡아 보는 교만에 빠지만 필패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나의 전력은 최대한 객관화해서 봐야 한다. 유연하게 대처하고, 잘났다고 으스대지 말고 준비하고 집중하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사람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써야 한다. 현대사회는 특히 더 그러하다. 

 

인생의 중반 나를 먼저 제대로 진단하고, 나와의 관계를 파악하고 또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자의 말씀인 '서'를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오십부터는왜논어와손자병법을함께알아야하는가 #모리야히로시 #동양북스 #고전해설서

 

* 동양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정말 의미깊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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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02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균형감을 갖추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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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타공인 역사덕후(매니아)다.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전공인 법학이나 현재 하는 전자부품, 스마트폰 이야기보다 역사 질문을 더 많이하고 신뢰를 해 줄 정도다.

어렸을때 부터 진정한 꿈은 역사학자 밖에 없었다. 커가면서 스티브 잡스처럼 우주에 다녀간 흔적 정도는 아니라도 한국사회에서 이름을, 또는 흔적을 남겨 놓고 싶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재주가 많이 없어서 역사학자가 되면 그나마 내가 가진 재주를 살려서 이 땅에 작은 흔적이나 연구결과를 남겨 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전에는 역사대중화 하면 <역사스페셜> 하나 밖에 기억나지 않던(물론 EBS에는 좀더 많았겠지만) 역사 교양 프로그램이 최근에는 차이나는 클라스다, 벌거벗은 세계사(한국사)다, 어쩌다 어른, 선을 넘는 녀석들 등 많이 늘어나면서 유명한 인지도를 갖춘 역사학자들도 늘어났다.

 

그래서 그렇게 연구하고, 자신의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해 주는 유홍준, 신병주 교수님이나 이 책의 저자인 강인욱 교수님이 부러웠다. 워너비 같은 존재라...

 

하지만 이 분들의 저작을 읽으면서 또 한 편으로는 내 재주가 그에 크게 미치지 못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저자의 전작인 <테라 인코그니타>와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을 재밌게 봤다. 역사를 좋아해서 다 읽고 소장하고 있다. 


(흐름출판에서 나온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과 <우리의 기원: 단일하든 다채롭든>도 다 읽고 소장하고 있는데 집의 서가가 너무 어지러워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의 일상을 조금 유심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도대체 누가? 언제부터? 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 다양한 학문이 다루는 대다수 연구 주제도 이 질문과 맞닿아 있다. 

역사학자는 남아있는 기록물을 토대로 우리의 근원을 탐구하고, 언어학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말과 남겨진 자료를 통해 그것에 접근한다. 

고고학자는 오로지 눈앞에 놓인 유물을 통해서 기원을 들여다본다. 지금 눈앞에 있는 유물이 여러 시공간을 거쳐 오면서 어떻게 만들어졌고, 그 쓰임새는 무엇이었는지 유물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 우리에게 알려준다. 

 

예를 들면 역사문제에 단골로 나오고 박물관에 전시된 청동기 시대 비파형 동검이 어떻게 한반도 최초의 국가 고조선을 증명하는지 그 유물을 통해 고고학자는 유물에 스토리를 입힌다. 

역사학자는 다양한 사료와 기록물을 주로 연구하는 반면 고고학자는 오로지 유물을 통해 역사의 구멍난 부분을 메워주고 기존의 이야기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뒤집기도 한다. 

 

이 책은 4P에 기반을 두고 서른 두가지 주제로 폭을 넓히고 있다. 마케팅이나 경영전략에서 다루는 4P 같은데,

잔치(Party), 놀이(Play), 명품(Prestige), 영원(Permanence) 라는 네가지 키워드로 풀어간다. 먹고, 즐기고, 욕망하고, 죽음을 대하는 모습이 곧 인간의 삶에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서른 두개의 유물 이야기는 옛 이야기인 동시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은 우리의 대표적인 술인 막걸리부터 시작한다. 막걸리가 언제부터 만들어졌고, 우리가 먹게 됐을까? 아마도 쌀이 재배되기 시작한 시점부터였다고 추적하는데, 꼭 쌀뿐인 것만은 아니므로 그 이전부터 만들어 먹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학자들은 대체로 인류가 빙하기가 끝나가면서 과일이나 곡물, 구근류가 풍부해지면서 이를 술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밀을 이용해 맥주를 만들었고, 이집트 문명에서도 맥주가 널리 마시는 음료라고 일컬어진다. 초기의 맥주는 지금의 막걸리처럼 걸쭉한 형태였다고 한다. 

맥주와 막걸리는 원래 한 조상이었던 것이다. 

중국 허난성 자후 유적에서 막걸리를 담았던 흔적이 남은 토기가 발견되었다. 

쌀에 꿀과 과일을 섞은 막걸리형태의 재료들이 남아있었다. 초기에는 제사 때 용도로 사용하고 그것을 나눠먹었으리라 추정한다. 빨대로 맥주를 마시던 모습을 다룬 고대 이집트 벽화도 보여준다. 경남 창녕군 비봉리에서 발견된 유적인 8000년전 도토리를 불리던 흔적에서 중국이나 일본에도 없는 도토리묵의 기원을 찾아간다. 우리는 1만년 동안 이어진 고고학적 안주를 보유했다. 

소주를 통해 증류주의 기원과 그 보급에 대해서 살펴본다. 

 

최근 김치의 원조 국가를 두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논란이 있었는데 채소를 발효시킨 음식은 수천년 전부터 유라시아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우리나라는 약 3,500년 전부터 김치를 묻어두던 빗살무늬 김장독이 있었다. 절임배추는 겨울철 비타민이 부족한 유라시아인들에게 탁월한 영양을 공급하던 음식이었다. 

중국에서는 약 2,250년전에 쓰인 <여씨춘추>라는 책에서 3,000년 전 주나라 문왕이 절임채소를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로부터 600년 뒤 공자가 주나라 문왕처럼 절임채소를 따라 먹으려고 했으나 맛이 없어 3년을 노력한 뒤에야 겨우 먹게 됐다는 기록에서 이 절임채소를 먹는 문화가 중국인의 취향에 다소 맞지 않았을 수 있다는 가설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이 절인 채소중에 배추나 무에 젓갈을 넣고, 임진왜란 이후 전래된 고추를 통해 붉은 색이 나는 매운 김치 문화를 만들어냈다. 원조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보편적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김장:김치를 만들고 서로 나누기' 문화는 김치의 문화에 대한 의의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삼겹살 또한 유라시아 대륙의 다양한 국가와 민족들이 즐기던 음식이었다는 것도 재미있는 사실이었다. 

삼겹살과 소고기에 담긴 역사적 의의를 추적하는 것은 마치 음식역사학자로 유명한 주영하 선생님 책을 읽는 것 같았다. 

 

수렵과 한반도의 벼농사의 기원, 축구의 기원까지 따라간다. 동서양에서 고루 발현한 공놀이 문화는 인류에게 아주 오래된 오락거리였다. 마상에서 이뤄지는 공놀이인 격구는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에서 널리 유행했다. 우리나라는 이성계가 격구에 능한 사람이었다고 전해진다. 

 

금관과 인삼의 기원,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메타버스를 이야기 하는 등 역사와 유적, 유물을 통해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다. 

 

유홍준 교수님의 추천사가 이 책의 가치를 증명한다. 대중과 교감하는 글쓰기에 적극적인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진정한 대중성이란 낮은 전문성이 아닌 전문적인 지식을 대중도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는 노력과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 역시 지극히 공감한다. 인류 삶의 다양한 '기원'을 찾아 떠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오래된 것을 다루지만 미래지향적이고 세월의 깊이와 흔적에서 우리의 일상에 의미와 재미를 더해주는 고고학 책이 재미있다. 

 

지금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고, 즐기는 모든 것은 그것을 처음 만들거나 발견해서 사용한 누군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기원을 알고 그것을 즐기는 것은 엣사람의 의도를 읽고 그것을 정확하게 더욱 폭넓게 누리는데 기여할수 있다. 

내 주변과 세상을 바라보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이 열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32개의 옛날, 기원 이야기는 우리가 오늘 누리는 모든 것의 기원을 탐구하는 내용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오늘,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의 삶을 성찰하고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 흐름출판에서 제공한 책을 성실하고 재미있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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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가 남다른 과학고전
조숙경 지음 / 타임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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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원전을 간략히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원저가 번역되어 있으면 흥미가 끌리는 책은 한 번 읽어보고 싶다.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의 1969년 학문적 자서전 성격의 <부분과 전체> 책에 관한 일화도 나온다. 두 번째 영국 유학 중에 많은 에피소드가 있는 책이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나도 소장(?)하고 있다. 소장하고 있다는 말은 유명해서 사기는 샀는데 아직 읽지 못했다. 그런 책이 몇 천권은 되지만 말이다. 

로버트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책도 마찬가지로 사놓고 아직 읽지 못하고 책장 어딘가에 쳐박혀 있던 책을 이 책을 계기로 다시 꺼냈다. 지금 초반부를 읽었다. 읽어야 할 책은 많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소개한 2,500년 과학사를 움직인 인물들 책은 읽고 싶은 책 목록에 한권이 추가됐다. 이 책은 단순한 책 소개가 아닌 여성과학자(이 표현이 어색하고 맞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저자가 걸어온 1980년대 ~ 2010년대의 30년 정도는 사실 여성과학자가 찾아보기도 힘들었고 최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이 대표 저작인 <커리어 그리고 가정>이라는 책처럼 유리천장도 분명 존재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어려움과 노력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쓴 말이다)의 인생의 포인트와 그 속에 늘 함께 있던 애장서 과학책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솔직히 말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왜 가야 하는지를 몇 번이나 고민하는 회사원이다. 스티브 잡스가 그렇다면 당장에 때려치우라고 했는데 말이다. 사실 이 말은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일론 머스크 등 유명한 사람들은 다 하는 말이다. 

한 번 뿐인 인생인데 이렇게 낭비하면 안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이들과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다녀야 하고, 그 속에서 또 의미를 찾아야 하고, 또 그런 사람도 있어야 세상이 돌아간다. 

나는 학문을 하고 싶었지만 내 노력 부족, 여러 사회적인 제약으로 할 수 없었다. 그런 안타까움과 나 역시 앞에 말한 많은 사람들처럼 이 세상에 왔다간 흔적을 남기고 싶은데, 이렇게 평범하게 시간을 보내는게 맞는가 반성하면서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비록 올해 만 나이로도 앞자리가 4로 바뀌었지만, 아직 늦지 않았겠지? 

 

#클래스가남다른과학고전 #조숙경 #타임북스 #과학책소개 #과학자의인생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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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0-21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할게요. 묵묵히 걷는 소걸음이 필요할 때도 있거든요. 난 젊을때 일하기 싫어서 여자로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헛 꿈을 꾸기도 했어요.ㅎㅎ
 
확장현실 - XR은 어떻게 디지털 전환의 미래가 되는가
제레미 돌턴 지음, 김동한 옮김 / 유엑스리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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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IT 기업에서 일한다. 정확히 말하면 스마트폰, 컴퓨터 하드웨어 부품 회사에서 일한다. 

나는 원래 문과생이었다. OLED와 LED의 차이, 패키지 기판, 카메라모듈 이런 분야에 정말 1도 관심이 없던 역사와 사회, 정치를 좋아하던 순수한 문과생이었다. 

그러다 전자부품회사 마케팅부서에서 일하게 됐다. 처음엔 정말 힘들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었다. 그렇게 14년을 버텼다. 이제 불혹이 된 나는 여전히 이 업계에서 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을 지척에 두고 일을 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5월 WWDC(세계 개발자 컨퍼런스) 2023에서 공간 컴퓨터 신제품인 '비전 프로'를 공개하고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고 했다.

애플의 첫 확장현실(XR) 헤드셋으로 XR 기술을 둘러싼 세계적 IT 기업들의 대격돌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인 iPhone을 공개하고, 그 후 10여 년은 모든 전자회사에서 스마트폰을 앞다투어 출시했고, 지금은 애플, 삼성 정도만 수익을 내고 나머지 회사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애플에 앞서 XR 헤드셋을 선보였던 메타(페이스북의 새로운 이름), 소니를 비롯해 구글과 손을 잡은 삼성전자도 분명히 뛰어들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XR 기술의 무궁무진한 활용 분야를 고려할 때 소비자 Personal 영역에 한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비전 프로에는 눈과 손, 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새로운 음성 체계가 도입됐다.

시선을 고정하거나 움직여서 앱을 브라우징하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꼬집듯이 앱을 선택하고 손목을 위아래로 끄덕여서 스크롤하거나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는 식이다.

이같은 단순한 조작에 다양한 스마트 웨어러블이 시너지를 발휘하면 가상 공간에서의 편리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부분이다. 

 

기술의 대 변곡점에서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또 나처럼 IT 비즈니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미래 대비를 위해 XR 기술을 아이들 장난감 수준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XR은 스마트폰 출시 때처럼 폭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XR의 분야인 VR과 AR은 단순한 오락기기만은 아니다.

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인체 공학에 최적화된 제조 과정을 위하여 2000년도부터 VR을 사용해 왔다. 


 

세계에서 직원수가 가장 많은 월마트는 직원 교육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미 17,000개 이상의 VR 헤드셋을 배포했다. 코카콜라는 AR을 사용하여 더 많은 보랭용 아이스 쿨러를 판매했고 반품량은 줄였다. 

세계적인 통신업체 보다폰은 VR로 프레젠테이션을 연습한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2023년까지 XR에 지출하는 비용이 3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대부분은 소매 유통, 금융, 제조, 교육, 유틸리티와 같은 비 소비자, 즉 상업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VR(가상 현실), AR(증강 현실), XR(확장현실)에 대한 용어정의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이 중 XR에 대한 정의를 하자면 부분적으로 디지털화된 증강현실부터 완전한 몰입감을 주는 가상 현실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기술들을 나타낸다. 경우에 따라 몰입형 기술이나 공간 컴퓨팅이라는 용어로 부르기도 한다. 

 

XR로 직무와 연관된 기술적인 ‘하드 스킬’을 수행하는 방법을 교육할 경우 조직 입장에서는 시간, 비용 및 기타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다양한 교육 환경, 사물 및 절차를 디지털 방식으로 재 창조하는 것은 VR로, 자기 주위의 환경과 사물 위에 단계별 설명을 띄워 제공하는 것은 AR로 가능하다.

직원들은 모의 상황에서 실습하며 실제로 업무를 수행해야 할 환경과 행동에 익숙해질 수 있다. 이런 경험은 결과적으로 훈련과 똑같은 실제 상황을 마주치게 되었을 때,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p.51

 

애플의 CEO 팀 쿡은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 이렇게 자신했다.

“반드시 그때가 올 겁니다. 아주 거대한 형태로 말이죠. 그때가 오면 우리는 이 기술 없이 대체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해할 것입니다.

마치 오늘날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2030년까지 세계 GDP에 1조 5천억 달러를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는 XR은 향후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과거 노키아는 1년에 모바일 폰을 4.5억대 만들던 세계 최고 모바일폰 제조 업체였다. 당시 삼성은 2억대 중반~3억대 사이, 모토롤라는 수천만대(Razr 폰이 최고 유행했을때는 1억대 정도 판매한 적도 있다), LG전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출시되었을 때도 노키아는 스마트폰 구동 UI를 보유하고도 스마트폰이 찻잔속의 태풍 정도로 일부 마니아층만 사용할 것이라고 봤다. 변화에 인색했다. 

그 결과 노키아는 지금 더이상 휴대폰을 만들지 않는다. 한 때 핀란드 경제를 20% 가량 책임지던 기업의 핵심이 사라졌다. 모토롤라, LG, HTC 등 많은 업체가 스마트폰 변화에 서툴러서 지금은 스마트폰을 제조하지 않거나 기업 자체가 사라졌다. 

 

새로운 기술과 산업은 도입 초기까지는 경쟁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해서 그 중요도나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의 수준과 활용성이 점차 발전하면서 떠오르는 기술에 먼저 투자했던 기업들이 갖는 경쟁 우위는 이후 단단한 진입장벽을 만들고, 심지어 기존 기업을 무너트리기까지 한다.

확장현실 기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직 XR을 과소평가하는 쪽에서는 단순한 오락성 엔터테인먼트로 간주하며, 큰 트렌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입장이고, 마치 3D TV같은 기술처럼 사장 될 수 있다고 하는 전망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흐름을 관망하는 동안 다른 한 편에서는 계속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토대로 매출을 증가시키고 또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고 첨부해서 지속 가능한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XR 기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XR의 비즈니스적 사용이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분야만 해도 교육, 마케팅, 의료, 디자인, 건축, 언론, 방범, 오락 등으로 다양하다.


 

이 책 『확장현실』은 기술 용어나 상황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들까지 XR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들의 사업 혹은 투자에서 그 가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상세하고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확장현실이 포괄하는 기술 스펙트럼의 두 영역인 ‘VR’과 ‘AR’ 분야에서 각각 이 들이 비즈니스의 어떤 영역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발전할 것인지 구체적이면서 자세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또한 발견 → 설계 → 개발 → 배포 →보고로 이어지는 XR 프로젝트의 5가지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대비하고 손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다. 

 

기술 변곡점의 시대! 먼저 알고 대비하는 자만이 롱런할 수 있다. 

어려운 기술을 설명하는 책이지만 쉽게 잘 읽힌다. 

 

#확장현실 #유엑스리뷰 #경제경영 #트렌드 #가상현실 #증강현실 #비전프로 #제레미 돌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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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예술로 빛난다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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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렇게 또는 평범하게 살다보니, 내안에 살고 있던 예술가는 사라지고 그냥 어른이 된 나에게 이 책이 다가왔다. 

 

"하나의 '삶'은 하나의 별이라는데 삶을 보는 관점과 사는 방식은 이 지구의 사람 수 만큼 다채롭게 빛난다고 했다. ---저자 방구석 미술관 

하지만 하늘을 보라! 별이 보이는가? 잘 안 보인다. 수 많은 사람들이 올려다봐도 자연스럽게 있어야 할 별들이 빛과 공해에 잘 보이지 않는다. 북극성 정도의 진짜 큰 별이나, 간혹 어쩌다 보인다. 각자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삶의 빛'으로 살아가는데 우리 가슴속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빛이 되는, 또는 적어도 내 자신이 빛나고 있는 것이 느껴지는 삶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데, 잘 안되는게 사실이다. 

 

그런 때 마흔이라는 숫자를 만나면 답답해진다. 내가 그랬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예술이 되어 빛나는 27편이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작은 위안을 얻고, 생각해보고 작던, 크던 무언가 다시 느끼고 한발, 한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예술 작품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도란도란 들려주는 따뜻한 책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볼 것이 범람하는 시대에 어떤 것에 집중하고, 어떤 것을 의미있게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예술을 즐기고 나의 의미, 고유함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part 1의 나를 깨우는 질문들, part 2의 삶을 예술로 만드는 비밀, part 3는 결국 지도는 내 안에 있다로 나만의 예술을 실현하는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책의 시작은 온 카와라의 <JAN. 4, 1966> ('오늘' 연작), 1966년의 작품으로 시작한다. 

이런 작품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가끔 미술을 보면 알다가도 모를 것이 마르셀 뒤상의 <샘>같은 작품을 봐도 도대체 이게 뭐지? 하는데 그가 맨 처음 그렇게 했기에 작품이 되고 예술이 됐고, 그는 성공했다. 세상 모든 일에 처음이 결국 중요한가? 이런 생각도 하게 만든다. 

온 카와라 작품이 그런 이야기를 보여준다. 화가 이우환의 작품도 그렇다. 단순함의 반복이다. 

하지만 이게 작품이 된다. 가끔 우리 아이가 그린 그림이 이런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작품인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보면서 이게 과연 수백억의 가치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솔직히 있다. 그래서 예술은 어려운가보다. 

이우환은 매일 쌀을 씻던 어머니의 정신에서, 겉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에서 자신이 평생 추구해 나가야 할 아름다움을, 예술을 발견했다고 한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선과 점으로 일관된 그림이고, 똑같은 패턴처럼 보이지만 화가 자신도 매일 점을 찍으며 전혀 새로운 것을 느낀다고, 매 순간은 반복되지만 그 순간만큼은 특별한 순간이라고 되뇌었을지 모른다. 

그림에서 의미를 찾아내는데 저자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글이 따뜻하다. 

뻔한 말인데도 밉지가 않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그림은 얼마 전 합스부르크 왕가 그림전 전시로 원래도 유명한데 더 유명해졌다.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Velazquez, 1599-1660)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최고의 화가이자 국왕 펠리페 4세의 총애를 받았던 궁정화가다.

벨라스케스는 1623년 궁정화가로 발탁되어 사망할 때까지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실을 위해 많은 그림을 남겼다고 한다. 특히 왕실 초상화는 그의 중요한 임무였다.

벨라스케스가 그 당시 궁정화가로서 최고의 대우를 받았으며 국왕 펠리페 4세 등 왕실 인물들의 초상화를 훌륭하게 그려내서 많은 작품들과 그 시대 생활상, 왕가인물들을 알 수 있게 만들어줬다. 

벨라스케스의 대표작인 <시녀들>, 1656년작은 왕실의 집단 초상화이면서 생생한 모습과 사실적 공간 구성을 묘사한 작품으로 오늘날 이 작품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시녀들이 제목이니까 시녀들이 주인공 같으면서도 중간에 마르가리타 공주가 주인공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좌측에 벨라스케스 본인의 모습도 보인다. 거울에는 국왕과 왕비도 보인다. 

여기는 그의 작업실이다. 그의 작업실에 왕가가 총출동한 것으로 그의 명성을 스스로 높이고 있다. 구성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훗날 피카소가 유일하게 넘고 싶은 화가라고 칭송해서 

피카소만의 해석으로 시녀들 연작을 발표했을 만큼 뛰어난 화가였다. 

 

흔히 5장 7부로 일컬어지는 스마트폰의 범람에 대해서 저자 역시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예술품, 미술이 좋다고 한다. 내가 선택해서 또 잠시 멈춰서 음미하면서 볼 수 있기에. 나 역시 동의한다. 가끔은 스마트폰을 멀리 치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해 오는 정보의 폭격에 휘말리지 말고, 그것을 받아들인 뒤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고민해야 해." _ 프랜시스 베이컨 ---p.47

 

뒤샹의 나태함이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 그리고 파리의 공기 50cc 작품을 보며 또 한 번 헛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머리가 비상한? 또는 독창적이며, 선구자적인, 또는 4차원의 생각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은 있다. 

물론 가끔 이런 생각도 한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정말 위대한 작가라는데 나 역시 동의한다. 결코 비난의 목적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 

하지만 솔직히 대작가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이 전부 모두 내 마음속에 와 닿았던 것은 아니다. 가끔은 읽고 나서 "이게 뭐지?" 할 때가 솔직히 있었다. 아마 내 예술적,문학적 소양이 떨어져서 일것이다. 분명하다.

하지만 가끔 우리집 조카가 엉뚱한 소리를 잘 하는데, 그 친구 이야기를 엮어서 표지에 무라카미 하루키 작 이라고 내면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까? 일단 인터넷 서점이 대세인 오늘날 기본적으로 판매 부수는 꽤 나갈 것이다. 나 역시 작가 이름만 보고 내용은 전혀 보지도 않은 채 구입한 책이 수두룩 하기 때문이다.

언론은 이렇게 평가할 수도 있다. "대문호의 기발한 상상력과 허무주의에 빠진 세상을 블라블라한 이 시대 뛰어난 수작"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해본다. 

 

대부분의 미술품, 예술작품, 문학이 나름의 가치가 있고 뛰어난 작품성이 있다는 것 분명히 인정한다. 하지만 때로는 명성에 기대어 우리가 놓치는 것은 없는지, 또 과대포장된 부분은 없는지 묻고 싶은 때가 있는 것이다. 

 

이 책에도 모네의 작품 수련이 연작으로 나오는데 모네라는 화가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한 책으로 꼭 한 번 더 제대로 만나고 싶다. 

 

초여름 선선한 하늘로 스며 들어가는 분홍빛 노을을 보는 일과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 무언가를 보는 일과 세잔의 아몬드 나무 습작을 보는 일은 과연 무엇이 다를까? 

그 모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내면의 기쁨을 보는 이에게 선사해 줄텐데, 더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보는 이에게. ---p.197

어떤 작품을 보면서 내면의 기쁨을 느끼고 세잔에 대한 그 어떤 지식을 되뇌는 것보다 앞선다는 저자의 말이 나는 삼국지나 황석영 선생님의 장길산,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과 같은 대하 장편소설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한 인간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을까 하며 감탄을 그치지 않으면서 그 장편소설을 만들어준 작가에게 감사하고, 그 작품을 읽으면서 삼매경에 빠질 때 무한한 내면의 기쁨을 느낀다. 

 

예술은 정답이 없어 좋다.

예술이 근본적으로 품고 있는 그 자유를 사랑한다.

예술과 대화를 시작할 때, 무한한 자유의 날개를 펼친다. 

 

삶은 정답이 없어 좋다.

삶이 근본적으로 품고 있는 그 자유를 사랑한다. ---p.261

 

격하게 동감한다. 마흔, 비록 내 삶에 자유의 폭은 많이 줄어들었지만(회사에, 4살배기 쌍둥이아빠로, 양가의 아들로, 누군가의 친구로 살아가기에)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자유로우니까 말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통해 일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살면서 한 번은 일탈을 해보라고 했는데, 아 이제는 그런 조언을 실천에 옮길 수 없어서 서글픈 밤이다. 하지만 가끔씩 살아가면서 작은 일탈을 할 때, 얼마 전 김정운 선생님의 무려 108,000원 정가의 책(아니 도대체 왜 이렇게 책이 비싼가! 그의 10년 연구의 정수를 나는 힘 안 들이고 가진다고 위안해 보지만, 다른 책은 그런것이 아닌가? 자타가 공인하는 책덕이지만 이 책은 정말 구입하는데 힘들었다, 몇날 며칠을 고민했는지)을 와이프 몰래 카드로 지를 때의 일탈을 나는 그래도 경험할 수 있는 지금의 여유가 마냥 싫지만은 아닐 것이리라. 

 

#삶은예술로빛난다 #조원재 #책추천 #다산북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정성스럽게 읽고, 느낀 점과 제 생각을 많이 담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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