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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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이 말만 들어도 아마 몸서리 쳐지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말보다 글이 더 편하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확하게 또는 멋있게 표현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나도 책을 읽고 리뷰를 많이 작성하는데, 내가 느끼고 배운바를 리뷰로 작성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무엇보다 나는 직장에서 하루종일 글쓰기만 하다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글쓰기를 잘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10년째 하고 있으면서도 어렵다.

사실 글을 길게 나열해서 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만 핵심을 담아서 그렇다고 빠지는 것 없이 요약해서 쓰는 것이 어렵다.

 

"독서는 지식이 많은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라고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말하고 있다. 사람이 책을 읽고 일련의 토론과 글쓰기를 누구나 거치는데 그것에 대해서 정확히 표현한 말 같다.

우리 한국사회는 많이 읽고 강의로 많은 정보를 전달하지만, 토론과 글쓰기가 빠졌다.  그래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많은 반면, 그것이 실제 생활에 도움이되거나 또는 국회로 치면 정책이, 기업으로 치면 창의적인 창작물이 나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에 저자를 당연히 서울대 국문과 교수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학과 교수님이다. 하지만 저자는 지난 7년간 서울대에서 '글쓰기'를 강조하는 전공수업을 진행했고, 서울대 명강의로 소문이 자자하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많은 글쓰기 책이 작문 중심이었고, 실증적 연구와 무관하게 오래된 수사학적 권고만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회과학 글쓰기는 또 다른 면이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에는 많은 유형이 있지만, 이 책에서 주로 알려주고 있는 글쓰기 방법은 '주장이 담긴 논리적인 글'이다. 주장이 담긴 논리적인 글이란 주로 지적 탐구의 산물로, 다른 사람의 글을 바탕으로 그 분야의 지식을 체계화하거나 확장하는 글을 말한다. 

우리는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면서 그것을 정리해서 토론하거나 글쓰는데 조금은 떨어져 있다. 

목이 마르다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체할 수 있듯이 무턱대고 많은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은 논리적 사고와 지식의 체득에 크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 대신 읽거나 관찰한 내용을 자신의 글로 정리하면서 다시 읽고 토론해야 한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우리가 왜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시작한다. 현재 우리의 잘못된 교육 예컨대, 학생과 교수가 참여하는 설문에서 두 집단 모두 글쓰기 능력을 졸업생에게 기대되는 중요한 능력으로 간주했고, 그 중요성을 5점 만점에 각각 4.45점과 4.5점으로 높게 매겼다. 하지만 글쓰기 교육이 실제로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응답에서 학생은 3.3점, 교수는 2.75점으로, 각각 4.14점과 4.0점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전공 지식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고 한다. 많은 지식을 전수받지만 그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훈련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학생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읽다보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담긴 글을 찾기 어려운 것은 둘째 치고, 틀린 곳이 너무 많아 도대체 어떻게 Feedback을 주어야 할 지 모르는 글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이 책을 쓴 이유일 것이다.

 

2장에서는 논리적 글쓰기의 목적을 '청출어람'으로 특정짓고 관련 자료를 숙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절하지 않으면서 독창적 주장을 펼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표절하지 않는 것이다.

새롭고 쓸모있는 주장이 담긴 글, 곧 독창적인 글은 정직성이 전제된 가운데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정직성은 공동체가 지켜야 할 도덕적인 규약이나 윤리적 정책을 의미한다. 특히 학문의 세계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로는 남의 생각을 훔치기, 실험 자료를 가짜로 만들어내기, 평가 시 다른 사람의 답안지를 훔쳐보는 행위, 과제를 스스로 하지 않고 다른 동료가 한 것을 베끼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추가하여 글을 쓸 때 그 출처를 밝히지 않고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표현을 결과적으로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행동도 포함되는데, 이를 표절이라 한다. ---p.62

 

안타깝게도 대학 글쓰기에서 표절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글쓰기 과제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표절이 얼마나 부도덕한 일인지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지 않다. 인사청문회의 단골 메뉴인 학위 논문 표절문제는 이런 낮은 인식에서 비롯된다. ---p.67

 

좋은 글을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저자가 생각하는 좋은 글의 특징은 아래 네가지다.

첫째, 제목이 중요하다. 진부한 것보다는 제목에서부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눈길을 끌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제목에서 이어지는 도입부에 흥미로운 이야기나 도전적인 질문, 혹은 예리한 분석 등을 제시하여 독자의 관심을 끌고 유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가능하면 글쓴이만이 알고 있는 개인적 일화를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이런 일화는 글쓴이의 솔직함을 드러내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수록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

넷째, 추상적인 개념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사례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글쓴이 자신도 그 추상적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p.74 ~ 75

 

3장과 4장에서는 다른 글의 주장을 요약하고, 나아가 그 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살펴 보고 있다. 글쓰기 트레이닝의 구체적 스킬을 보여준다.

5장에서는 3장과 4장에서 확장된 여러 개의 주장들로부터 독창적 주장을 뽑아내는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서로 다른 부분을 찾아내서 비교하고, 또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것은 지식의 축적 외에 비판적으로 꼼꼼하게 읽으면서 깊게 생각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는 이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는 일이 많다. 제대로 낸 아이디어 한 방이 그것을 열심히 찾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소를 줄 수 있다.

 

6장에서는 본격적인 초고 글쓰기를, 7장에서는 글쓰기와 관련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퇴고를 다루고 있다. 글을 '내용'과 '표현'으로 나눠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소개한 다음에 실제 대학생들이 쓴 글을 고치는 연습을 해볼 수 있다.

글에서는 특히 첫문장과 끝문장이 중요하다. 첫문장은 무척이나 쓰기 어렵다.

리뷰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잘 된 글은 초반에 이미 그 임팩트를 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우선 논리적인 흐름이나 내용전개에 치우치는데 이후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잘 읽힐 수 있도록 표현을 다듬고 글의 디자인을 선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인 8장에서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훈련해야 할 '평가'와 '코멘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자기 글을 스스로 평가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 나은 글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가 쓴 글보다 다른 사람의 글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고는 하는데 이에 착안하여 다른 사람의 글을 직접 평가함으로써 동료로부터 배우고 건설적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책에는 글쓰기의 매 단계마다 생각하면서 쓰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33개의 ‘글쓰기 트레이닝’이 담겨 있다.

저자의 설명과 안내에 따라 차근차근 연습하다 보면 글쓰기에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충실히 옮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길잡이와 같은 책이다.

 

지적 탐구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 자신과 세상을 더 잘 이해하는 동시에 이들을 더 낫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지적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은 지적 기초 체력을 다지는데 유용한 코치나 감독이 되어 줄 수 있다.

우리는 선수다. 우리는 다시 쓰고, 고치고, 다시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최근 기업마다 파워포인트의 비주얼에서 벗어나 아마존과 도요타 같이 워드 3~4장 이내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그것을 토론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우리회사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파워포인트 스킬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글쓰기를 잘해야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다른 의미로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 나에게 유용한 책이었다. 

 

* 쌤앤파커스<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를 읽고, 활용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서는 지식이 많은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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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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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담배 피우는 동안 기도해도 될까요?

B : 기도하는 동안 담배 피워도 될까요?

당신이 성직자라면 A와 B, 둘 중 누구를 더 신앙심이 깊다고 평가하겠는가? 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내용인데도 리뷰에 쓰는건 정말 기발했기 때문이다.

미쳐 이렇게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고 큰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A를 뽑는다고 한다. 기도하는 잠깐의 시간, 그새를 못참고 담배를 피우겠다고 말하는 B는 괘씸하기까지 하겠지만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도 기도를 하겠다는 A에게는 뭔가 기특함이 느껴진다. 그런 것 같다.

기도와 흡연을 동시에 한다는 점은 둘 다 똑같다. 나름의 프레임에 의해 괘씸과 기특으로 나눠졌을 뿐이다. 결국 해석은 보이는 대상보다 보는 사람의 시각과 기대치에 좌우된다.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부장이상)의 말은 고리타분해 보이고, 젊은 세대는 자신의 빠릿빠릿함과 정보화 실력으로 어른 세대를 무시한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그런 젊은 세대를 통해 업무를 빨리 할 수 있고, 또 상사의 조언을 통해 또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런 점 보다는 서로의 단점을 많이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직장생활 하다보면 힘들때가 많다. 바쁜데 상사가 해도 되는(자신이 하지 못해서, 게을러서 안 배워서) ppt를 대신 만든다거나, 또는 젊은 세대가 상사를 은근히 무시하거나 할 때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미닭과 병아리가 함께 쪼아 알을 깨는 줄탁동기 소통이 필요하다. 어른 닭이 쪼기만 하고 품지 않으면 꼰대고, 품기만 하면서 쪼지 않으면 광대다. 진짜 어른은 꼰대와 광대의 균형을 맞출 줄 안다. 

 

세대 간 '다름'은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아니라 다양성 조화를 위한 천혜의 기회다. 필터와 프레임을 달리 하면 '이상하다'가 '신기하다', '개성있다'로 바뀔 수 있다. 

(중간중간 이렇게 요즘 직장의 3세대의 생각과 행동 등에 대해 표로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 많다. 읽다보면 재미있고, 무릎을 칠만큼 잘 정리된 것들도 많다)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오늘날 너무나 심각하다. 보혁갈등, 동서갈등, 빈부갈등 등 수없이 많은 지역, 재산, 학력, 성별 등의 많은 갈등과 대립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갈등이 바로 나이(세대)에서 오는 갈등이다. 이제는 거의 다 50대 중반이 되어 기득권층이 되어버린 듯한 60년대 80학번의 86세대(또는 베이비 부머 세대), 온라인 세대라 하기엔 어색하고, 그렇다고 박정희 군부독재 세대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70~80년대생, 흔히들 81년생부터 밀레니얼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은 학생 때부터 전자기기를 다루면서 온라인을 경험한 세대다. 물론 밀레니얼 세대에서도 세대 구분은 필요하다. 80년대생, 90년대생, 2000년대 생은 또한 너무나 다르다. 

 

Part 1.에서는 여러 키워드를 통해서 선배세대와 X세대, MZ(밀레니얼 & Z 세대)의 특징을 알아본다. 회사를 다닐 때 더 높이를 바라고 살아왔던 목표 지향적이었던, 회사에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안되는걸 될 때까지 했다던 그 선배세대와 회사는 밥벌이의 수단으로 오래 다니면서 돈 받고 적당한 워라밸을 즐기자는 X세대와 밀레니얼 초반 세대, 더 빨리, 더 많이 주는 곳으로 또는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으로 이직하며 나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밀레니얼 후반과 Z세대를 구분한다. (저자의 구분세대와 조금 다른면도 있다, 책을 읽고 나 나름대로 그 연령대나 세대는 다시 구분해봤다)

나 역시 초창기에는 "나 때는 야전침대 갖다 놓고 이틀, 사흘 집에 안 들어가고 밤새 일했는데..."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떄는 어느정도 수긍했다면 지금은 정말 얼토당토 않은 말이다. 시대는 점점 변화하고 조금씩 진보한다.

 

우리가 남이가? 남일까? 남이다! 에서 월요일 아침 선배가 묻는다, "주말에 뭐했어?" 20대 신입사원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냥 뭐 토요일은 영어학원 가고, 일요일은 집에서 넷플릭스 보고 했어요."   

내가 입사했을 10여년 전만 해도 이 대화는 거의 백에 팔구십은 "젊은 친구가 뭐 집에만 있으면 쓰나...나가서 데이트도 하고, 이성도 만나고...이왕 결혼할거면 빨리 만나서 애 빨리 낳아"로 귀결됐다. 물론 그떄도 솔직히 속으로 "별 참견은." 이라고 했지만 친하거나 존경할만한 상사가 물으면 그에 관해 이야기도 하고 했다. 

하지만 요즘 이런 대화하면 자칫하면 큰일 날 수 있다. 결혼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30대 중반에 결혼하는건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부장님, 결혼 하고 싶어도 못해요. 지금 서울 집값이 얼만데요.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씀이세요. 부장님은 집있고, 지난번에 오피스텔도 분양 받으셨지만 저희는 전세집 구하기도 힘든데요." 라는 말로 시작해서 분위기가 자칫 험해질 수 있다.

사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가는 정말 어렵고도 복잡미묘하다.

후배보고만 진실되게 이야기하라고 할 수 없으니, 내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때는 말이야가 된다. 나 자신의 솔직한 진짜 내이야기를 하고 후배의 이야기를 기다려보자.

정말 친해지고 싶은 후배가 있다면 가급적 업무이야기 보다는 진솔한 개인 이야기를 지루하거나 또는 강요가 아니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그렇다고 아예 대화 안 할 수도 없으나, "이런 말 물어봐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대답 어려우면 대답 안해도 되는데..." 등으로 앞에 쿠션을 깔라고 알려준다. 

이렇듯이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경험, 이론을 접목해 우리나라 3개의 세대에 대해서 차이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Part 2는 상황에서 오는 3세대의 다른 점을 보여준다.

회사에서 무리한 업무지시...뿐이라고 하면 과언이지만 여튼 밑에서 생각할 때는 얼척도 없는 일이 많이 내려온다.

그러면 베이비부머(선배세대)는 일단 하고 보자 하면서 과차장급 직원(X세대)를 부른다. 이거 OOO 해야 하는데 김차장이 해봐 라고 지시한다. 사실 이 책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쓰여졌지만, 정말 회사에서 낀세대로 살아가면서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요즘의 선배들 중 물론 일부는 정말 일 열심히 하고, 후배들 대신에 책임 져줄 일이나 결정을 내려야 할 일에 과감하게 하는 선배들도 있지만(일부다), 대부분은 책임 안지고, 보신 주의에, 나때는 과장들이 다 알아서 했는데(Latte is horse), 내가 이 나이에 이런거까지 하랴로 선배대접 받기를 바라면서 낀세대에게 일을 넘긴다.

낀세대는 사실 결정권자도 아닌데, 또 그런 상태에서 해 가와뱌 마음에 안든다는 타박부터 받을 것임에도 책임자로서 아래 후배를 불러서 일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후배는 이 일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맡은 일은 아닌 것 같다(또는 그정도까진 아니라도 매우 싫은 내색을 얼굴에 30%정도 비친다던가 하는) 여러 방법으로 그 일을 쳐내려고 한다. 결국 책임을 어느 정도 쥐고 이 업무(프로젝트)를 어쨋든 진행해야 하는 과차장급들은 일을 하게 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실제 사례와 회사생활에 깨알같은 팁이 많다. 선배들은 교육과 조언을 진심어리게 해야 하고(Latte...말고) 진솔한 이야기를 에스프레소 같이 짧고 굵게 하면 된다. 둘째, MZ 세대의 독립성은 존중하되 고립은 유의해야 한다. 이건 선후배가 다같이 해야 할 일이다. 선배는 이 직원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게 해야 하고, 후배는 워라밸을 즐기되, 또 조직에 융화될 때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Part 3는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도, 회사에 있을만큼은 서로 상부상조, 융화하면서 의자혁명을 통한 미래 직장 인간관계 리포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뼈와 살이 되는 말이 많았다. 근태, 옷차림, 호칭, 식사 등 최근 직장에서 이슈되고 논의되는 주제에 대해서 다루면서 함께 좋은 답을 또는 현상을 보고 이야기한다.

지난해부터 우리 회사도 부장, 차장, 과장 대신 프로님으로 호칭을 통일했다. 

물론 부장급 직원은 나를 부를 때 전프로이고, 나는 부장님급 직원을 부를 때 이프로님이라고 부른다. 특히 책에서 나온 김프로는 너무나 많아서 이름의 중간 이름이 특이하거나 예를 들어 김규정이면 규프로라고 부르거나 김프로A, 김프로B 등으로 부르는 등 대한민국은 어느새 수평적 조직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세대론을 분석한 책은 많았다. OO년대 생이 온다, 밀레니얼 XXX 같은 이런 책은 이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맞춰주는데 Focus 가 있다. 이 책은 3세대를 다 보면서 그들의 빛과 그림자를 같이 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조직 충성심, X세대의 합리적 개인주의, MZ세대의 디지털 능력과 글로벌 마인드는 그 어느 시대에도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일해 보지 못한 오늘의 대한민국 Generation의 강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것을 잘 못 살리고 있다.

각 세대를 트렌드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으로서 접근하기에 이 책은 리더의 능력과 역량을 높이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인사담당자나 또는 직장생활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항상 밖을 동경하며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재미있게 때론 감탄하면서 때론 이건 아닌데? 때로는 아, 이렇게 해야하는구나를 습득하고 이해하면서 능동적으로 읽은 책이었다.

 

* 쌤앤파커스의 센 세대, 낀세대, 신세대 3세대 전재와 평화를 재밌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른바 ‘꼰대‘로 지칭되는 40,50대는 요즘 어딜 가나 지적 대상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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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 Focus 고등 필수 명사 5000 - 원어민 발음 MP3 무료 다운로드, 모바일 보카 테스트 제공 Word Focus 시리즈
반요한 지음 / 넥서스에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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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필수 명사 5,000개를 한 권에 수록한 물건이 나왔다.

이 책은 기존 단어 책이 순서도 없이 많은 단어와 예문을 집어 넣어 오히려 암기에 도움이 되지 않게 하던 체제에서 과감히 예문을 들어냈다.

예문을 들어낸 자리에 우리말 표제어로 더욱 쉽고 빠른 암기와 예문 없이 오직 어휘에 집중하여 보는 순간 바로 암기가 가능하다.

또한 어휘 복습을 위한 추가 테스트지와 쉽고 빠르게-모바일 보카 테스트(QR코드), MP3 무료 다운로드를 제공한다.

믿을 수 있는 넥서스 에듀 영어교재 한 권, 한 권씩 풀어가면서 영어를 정복하자.

 

그동안 영어단어 암기에 많은 시간을 낭비한 중,고생에게 영단어 암기의 혁명 같은 뇌과학 원리를 활용한 영어 암기를 도와주는 책이다.

나도 책을 펼쳐 놓고 먼저 공부를 했고, 코로나19로 밖에 나가지 못한 조카와 함께 책을 보면서 영어 공부를 같이 했다.

 

이 책의 특징

1. 고등학교 필수 명사를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다.

2. 더욱 쉽고 빠르게 우리말 표제어로 암기하게 한다. 기존 책은 영단어를 앞에 놓고, 우리말을 뒤에 놓고 다시 예문을 드는 식이었는데, 이 책은 기존 체계를 과감히 탈피하고, 영단어를 정말 잘 암기할 수 있게 도와준다.

3. 예문없이 오직 어휘에 집중하여 읽는 순간 바로 암기된다. 사실 중,고등학교 까지는 몇개의 단어를 빠르게 많이 암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토플이나 토익에서는 단어의 참뜻이나 중의적 의미, 파생어 등을 알아야 하지만 단순히 고교, 대학 입시를 위해서는 단어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4. 어휘 복습을 위한 추가테스트지를 제공한다. 넥서스 에듀같이 믿을 수 있는 어학 출판사에서 제대로 공부할 수 있게 많은 부록을 제공하는 것이다.

5. 쉽고 빠르게 이용하는 모바일 보카 테스트도 제공한다. 요즘 모바일 공부는 필수다. 특히나 이동시간 등에 모바일로 단어 암기 테스트를 한다? 이건 예전에 우리 세대에서 단어장 들고 걸어다니면서 외우는 것에서 더욱 뛰어넘은 혁신적 공부방법이다.

나도 다운 받아서 실제 풀어봤다.

6. 무료 MP3를 다운로드 해서 실제 원어민 발음으로 단어를 들으면서 암기한다.

MP3도 다운 받아서 원어민 발음으로 들으며 공부했다.

 

기존 영단어 책 구성은 영어를 먼저 읽고 우리말을 본다. 뇌가 거부 반응을 일으켜 단어 암기가 어렵다. 이 책처럼 우리말을 읽고 영어를 본다면 뇌가 먼저 반응해서 쉽게 암기된다.

암기 후 바로 복습을 통해 완전히 마스터 하는 리뷰 테스트가 제공된다.

 

모든 외국어 정복의 기본은 단어 정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존의 영단어 책들은 단순히 많은 단어들을 뒤섞어 쭉 나열하는 방식이어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지만, Work Focus 고등 필수 명사 5000 책은 뇌과학의 원리를 적용해 편집된 책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냥 쭉 읽어내려가기만 해도 영단어가 자동으로 암기된다.

넥서스 에듀의 레벨차트다. 넥서스 책을 쭈욱 따라가다보면 중,고등 영어를 마스터 할 수 있다.

 

저자 반요한은 전국순회 영어단기학교 쎄미나 강사 7년, 영어혁명 저자 직강 20년. 현 반요한 무한인지 영어학습 연구소 대표, 현 대전지방경찰청 사법통역관, 국제관계영어 번역사, 유튜브 ID 영어혁명 반쌤 등을 운영중인 영어 전문가다.

 

영어단어? 고등필수명사, 고등필수영단어?

영어는 명사와 동사만 제대로 알아도 의사소통은 가능하고, 특히 문제를 푸는데는 정확한 명사 하나만 알아도 풀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 한 권으로 정복해보자.

봄방학 기간인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밖에 나가지도 못하는데 아이와 함께 영어공부 시작해 보면 아떨까?

영단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누구나 힘들어하는 필수적인 기본 영단어 학습의 문제는 이 책을 통해 말끔히 해결되고, 영단어를 정복하고자 하는 모든 고등학생과 초보 영어 학습자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는 현직 영어선생님의 추천처럼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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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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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님 하면 인터넷서점 A사의 스타블로거였다. 자신의 서평만으로 책을 몇권이나 출간하시고, 전공인 러시아문학 강의 서적도 많이 펴낸 책 좀 읽는 사람들한테는 유명한 분이다. 그런 그가 한국 현대문학을 논한다. 뭐, 책을 많이 읽었으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저자의 굉장한 독서 내공, 독서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책이다. 한국 현대문학의 대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실 자신의 전공이 아닌 분야를 논하기가 특히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경험 속에 남아있는 현대와 현대문학은 더더욱이 힘들 수 밖에 없는데 용기있는 시도다.
나름 책 좀 읽었다는 나도 잘 모르는 1950년대 손창섭님부터 1990년대 이승우 작가님까지 다루고 있다.

저자는 오십대에 이르러 문학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졌다고 한다.

특히 그동안 한 명의 독자로서 한국문학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견해를 정리했다.

또한 러시아문학이나 서양문학을 강의한 전문가였기에 한국의 현대 문학이 문학적으로 가지는 의미를 잘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1950년대를 대표하는 손창섭에게는 한국전쟁이 가장 압도적인 경험이므로 거기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전쟁은 그 자체로 ‘가치의 영도’다. 그것은 삶의 의미를 빼앗는 동시에 회색의 공백지대를 창조한다. 이러한 역사의 등가물에 해당하는 문학이 바로 손창섭의 단편소설들이다. 이는 손창섭이라는 사람이 삶을 살아온 그의 인생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한창 작가로 활동할 때 일본으로 건너갔고, 자궁암을 앓았던 일본인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지 못해 양녀 한명만을 두고 있다.

 

가치의 영도(零度)란 모든 것이 '0'으로 돌아간 '제로지대' 내지는 '제로 시점'을 뜻한다.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한 1945년을 일본현대사에서 '0년'이라 부른다.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다. 해방후 한국도 1950년 한국전쟁을 겪기 때문에 휴전된 이후에 들어서야 제로부터 시작한다.

손창섭의 소설을 비롯해 1950 ~ 1960년대 활동한 한국 작가들은 대부분 러시아 문학의 자장 아래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도스또예프스키와 체호프 등의 문학적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사실 손창섭의 <비오는 날>은 처음으로 알게 됐다. 손창섭 하면 <잉여인간>이 교과서에도 실려있었고, 전후 한국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배운 기억이 났다. 저자의 손창섭에 대한 개인적인 가족사와 이를 소설에 반영한 것, 또 손창섭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꺾은 채 절필하고 일본으로 간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2장은 최인훈 작가의 <광장>이다. 최인훈의 <광장>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고, 분단 국가인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희대의 수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1936년생인 최인훈은 작가 중 한글로 초등학교를 다닌 거의 첫 세대에 속한다. 물론 한국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배우기는 했다. 이는 이전의 작가들과 구별할 수 있는 점이다. 최인훈은 서울대 법학과를 4학년 1학기까지 다니다가 과감히 중퇴한다. 친구들을 따라 간 대학으로 적성에 맞지 않았기에 대학에서 배운 바도 별로 없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2018년 타계할 때까지 여러 작품과 글을 쓴다. 최인훈 전집을 발간할 때 그 당시의 한자어투를 지금의 우리말로 변환한 작업을 했는데 로쟈님은 조금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광장>은 유달리 개작이 많이 이뤄진 작품으로 어떤 것이 정본인지 의문이 있을 정도다.  최종 판본은 '최인훈 전집'에 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한국의 발자크가 되고자 했던 이병주의 이야기다. <관부연락선>으로 유명한데, 이병주 님 하면 지리산, 산하, 에로스 문화탐사, 동서양 고전 탐사 같은 책으로 익히 알고 있고, 우리집에도 책이 있다. 또한 소설 정도전, 정몽주 같은 인물 소설 특히 그는 소설도 소설이지만 수필로도 유명했다.

 

다음은 김승옥이다. 한국 문학에서 김승옥의 <무진 기행>은 차지하는 위치가 상당하다. 문학적으로 완성된 수작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김승옥은 무진기행의 메시지에 대해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서울에서의 경쟁적 삶을 구가하기보다는 한 번쯤 무진과 서로 왕복하면서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세상을 경험하는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작품을 보면 그렇게 쓰지 않았다. 무진에서 작별을 고한 것이 마지막인데 무엇을 더 왕복한다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한 번 무진을 긍정하고, 편지를 썼지만 찢어버리고, 이제 서울로 올라가면 전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진에 다시 오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무진귀향’이 아니고 ‘무진기행’이다. 고향으로 다시 갈 수도 없고 더 이상 고향이라는 공간도 없다. 작가 김승옥은 다시 올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윤희중은 다시 올 일이 없다. 무진에 있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떠났기 때문이다. ---p.148

 

무진 기행은 영화로도 세 번 만들어졌고, KBS TV문학관으로도 만들어졌다.

김승옥은 <서울, 1964년 겨울>로 1965년 동인문학상을 받는다. 웃긴 것은 이 작품 역시 자신이 그리 잘 썼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아서 놀랐다고 한다.

김승옥은 한국 문학에서 수재적인 인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나 역시 무진 기행을 읽어봤지만, 솔직히 나는 이렇게 로쟈님같이 작품을 평가할 자신이 없다.

 

다음은 황석영 작가다. 삼포가는 길은 교과서에서 일부를 읽고, 나중에 황석영 전집으로 전체를 다시 읽었다.

솔직히 그렇게 큰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황석영의 장길산, 강남몽, 모랫말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고 뭔가 느낄점도 있었는데) 삼포가는 길은 그저 교과서에서 한국 현대사에서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되는 헛헛하고 비정함을 보여준다는 그 문학사적 의미만 생각난다. 아, 나는 전문가들과는 다른가보다.

솔직히 장길산은 내가 꼽는 작품중에서도 최고다. 12권에 달하는 긴 스토리와 민중을 작품에 녹여 넣은 그 정신은 그야말로 최고의 작품이다.
사실 황석영 선생은 일생을 통해 실천을 보여준 분이다.
독재에 저항하고 민족주의자로 북한도 다녀오고 보안법 위반으로 복역하고, 그 경험으로 자서전 수인을 펴내기도 했다. 지금도 '황구라'로 썰이 장난아닌 재밌는 분이다.
그런 황석영씨가 작품적으로나, 그 위상으로나 그가 살아온 인생으로나 한국 현대문학에 주는 의미는 당연히 상당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로쟈님은 황석영이 한국의 막심 고리끼로 갈 수 있었는데 그 스스로 후퇴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 부분은 동의 못하겠다. 황석영은 작품활동으로나, 여러가지 활동으로나 한국문학사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분명하고, 굳이 막심 고리끼가 아니어도 되기 때문이다. 황석영은 황석영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다음으로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과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같은 우리 문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작품을 소개한다.

난쏘공을 보면서 대학시절 사회의식을 가졌던 것이 떠오른다.

이 작품만큼 실감 나게 사회적 현실을 다룬 소설이 없었다고 한다. 사실 이 시기 빈빈민층이나 노동자의 삶을 다룬 소설을 더 많이 읽어보지는 못해서 모르겠지만, 1978년 출간된 이후 수년간 베스트셀러였던 이 작품은 독자들이 보고 싶어 하던 현실이 무엇이었는지를 드러냈다. 이 책은 2000년대에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우리집 서가에도 꽂혀 있다.

도시빈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중간층과 상층부 계급의 모습까지 그려내며 피부에 와 닿는 사회 묘사를 해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형태의 작품이기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한국 문학에서 가장 글을 유려하게 쓰는 것으로 유명한 이문열이다.

그 후 그의 정치적 발언 등으로 외면 받고 있지만 그의 문장력은 그야말로 최고다. 솔직히 나는 황석영이라는 사람을 이념적으로나, 사람 자체로 좋아하지만 문장력만큼은 이문열이 더욱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 최고 수준의 문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분 다 삼국지를 펴냈는데 이문열은 자신의 견해를 집어넣은 평역 삼국지였고(무려 2천만부가 팔린 한국 최고 베스트셀러다, 최근 새로운 판본이 나왔다는데 다시 읽어보고 싶다), 황석영은 원전 번역본인데 그 유려함은 이문열이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다. 조조를 좋아하는 이문열 특유의 정치적 색깔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은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사회상을 드러낸 교양 소설이었고, 그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지금의 이문열과는 다른 사람이 썼다고 생각할만큼 엄석대와 그에 저항하는 아이들을 다룬 영화로도 히트를 기록한 수작이었다. 작가는 이문열이 이후 삼국지, 수호지 평역에 매달린 것이 한국 문학으로나 자신의 작가 커리어나 마이너스적인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문열에게 안정된 작가의 삶, 더욱 큰 명성을 보여 준 것이 이 <삼국지>였음은 부정할 수 없겠다.

 

1980년대의 이인성과 1990년대 이승우가 그 뒤에 나언다. 이인성 작가는 솔직히 잘 모르는 작가였다. 카프카의 '실패의 시학'을 본받았다고 하는데 추후 한 번 읽어봐야 할 듯하다. 

 

이승우 작가는 지금도 활발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로 제 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다섯 편의 중편소설을 연작 형태로 구성한 <생의 이면>은 소설가로서 화자인 '나'가 다른 한 소설가를 추적하여 그 삶을 재구성하는 평전체란 특이한 형식의 자전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그를 이해하기 위하여', '지상의 양식', '낯익은 결말', '연보를 완성하기 위하여1, 2' 등 5편의 연작형식으로 되어 있다.

작가는 인간의 인격 이면에 숨어 있는 근원적인 실체가 인간을 성장케 한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썼고, 신학대를 졸업한 그 답게 인간의 운명적인 사랑과 신에게로 나아감으로 콤플렉스를 치유, 승화시키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서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인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

 

『로쟈의 한국 현대문학 수업』은 단순히 한국문학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을 넘어 각 작품을 다른 분야의 텍스트와 함께 읽어가며 한국 현대문학과 작가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문학이 지금 위기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을 계기로 한국 현대문학의 나아갈 길, 그리고 우리문학의 한계와 성취를 살펴보면서 더욱 좋은 작가들이 나오고, 더욱 좋은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 울림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문학수업이라고 하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데 매우 빠른 시간안에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로쟈님의 내공에 감탄한다.

문학을 좋아하고, 뻔한 문학평론집에 흥미를 잃은 분이라면 이 책으로 한국 현대문학을 재조명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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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론 - 리더는 일하는 사람이다
이한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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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인문학 열풍이 불어서 경영자들도 인문학 강의를 듣고, 인문 정신으로 경영하는 것이 유행했었다.

회사에서 인문학이 바탕이 된 경영학 서적 읽기도 하고 했던 기억이 난다. 회사원이 된지 올해로 12년째다. 사실 입사하기 전만 해도 정말 멋지게, 폼나게 일하고 많은 리더들과 열띤 토론을 하고 프로젝트 하며 (나름 책을 많이 읽었던, 또 정약용의 인문학적인 소양과 창의성을 업무에 적용하는 방식을 면접 문제로 멋지게 풀고 입사했던) 내가 가진 지식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그런 직장생활을 꿈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적어도 내가 다닌 직장에서 그런 일은 많지 않았다.

첫 직장이었던 H그룹사의 금융사에서도, 지금의 전자부품회사 기획그룹에서도 정말 솔직히 이야기하면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후배들과 커피 한잔하며 이야기하는 경우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결국 업무는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회사 생활을 하며 힘든 경우는 업무가 힘들거나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무능한, 또는 화를 조절할 줄 모르는, 또는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해서 결정을 미루는 그런 상사나 동료 선후배를 만날 때 가장 힘들었다.

그런 선배나 동료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책 군자론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자, 한 때 공자를 죽여야, 살려야 나라가 제대로 간다는 책이 유행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지닌 동양사상가 중 한 명이다. 퇴계나 율곡이 정확히 무슨 사상을 주창했는지, 무슨 책을 저술했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도 논어가 공자의 저작이라는 것은 또 흔히 공자님 말씀이라는 관용어가 생길만큼 그의 말과 사상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고 유명하다.

 

공자는 흔히 정신과 사상, 도덕에 몰두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공자야 말로 일을 성취하는 법, 자신을 다스리고 치국을 하는 일에 대한 법에 대한 수많은 언행을 남겼다.

성과 중심의 실사구시 리더로서 공자는 '군자상'을 제시한다.

공자는 오히려 안빈낙도나 안분지족 같은 책상앞에 앉아 지루한 이론 놀이를 하는 선비를 '소인 중의 소인'으로 이야기한다.

공자는 "선비는 말만 일삼고, 군자는 일이 되게 한다!"로 공자는 철저하게 일이 되게 하는 리더만이 군지이며, 일의 결과를 예측하는 경계심과 주도면밀함, 중용(中庸),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비로소 일하는 리더로서 군자의 자질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논어>를 공부하고 나서 맨 마지막에 풀어낸 숙제가 바로 문(文)은 '애쓰다', '애쓰는 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이해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진덕수의 <대학연의>를 번역하면서 거기에 바로 문의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서경> 요전(堯典)에서 요임금으 자질과 능력을 넉자로 "흠명문사(欽明文思)로 표현했다. 중국 역대 제왕중 성인으로 추앙받는 촤고의 정치가인 요임금을 표한 말이다.

 

"요임금의 제왕다움을 말하는 것입니다. 흠이란 삼가지 않음이 없다는 뜻이고, 명이란 환하게 밝히지 않음이 없다는 뜻이며, 문이란 안에 잠재되어 있던 것을 밖으로 멋지게 드러내 보여지는 것이고, 사는 똑뜩하고 생각하는 바가 깊고 멀다는 것입니다." ---p.35

 

즉, 문은 잠재된 것을 밖으로 남김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것으로 적합한 우리말을 "열렬하게 애쓰는 것"으로 저자는 해석한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 공자가 한 말 중에 매우 유명한 구절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문(文)을 글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다 큰 어른이 글(단순한 학문의 조금 나은 정도)를 더 깨우쳐서 기쁜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한다.

저자는 "문(애씀)" 내가 가진 잠재되어 있는 내 능력, 의지를 밖으로 멋지게 끌어내 보임을 말하는 것이다.

 

꽤 자세히 앞부분에서는 이 "문"과 공자의 사상이 결코 학문이나 예만을 숭상하는 것이 아닌 결국 일이 되게 노력하라는 것을 보여주는 설명을 하고 있다. 신선한 해석이었다.

공자의 정명(正名) 사상에 대한 것도 직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원리다. 일을 할 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다면 저렇게 할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많았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비자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합니다."

저자의 직언하지 말라는 격언은 직장생활에서 불변의 진리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나라나 조직에서의 말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직언이다. 저자가 오랫동안

<논어>를 강의하면서 강조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직언하지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이었다. "군자의 몸가짐은 변할 수 없지만 말에 이르러서는 때로 감히 다하지 못하여 화를 피하는 경우가 있다." 화의 단서는 대부분 행동보다는 말에서 싹트기 때문이다.

 

공자가 말했다. "바르게 타이르는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잘못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완곡하게 에둘러 해주는 말을 기뻐하지 않겠는가? 그 실마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뻐하기만 하고 실마리를 찾지 않으며, 따르기만 하고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내 그를 어찌할 수가 없다."

여기서 공자는 윗사람에게 간언하는 두 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법어(法語)로 해주는 것이고 하나는 손어(巽語)로 해주는 것이다.

즉, 하나는 모범을 통해 곧바로 타이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에둘러서 공손하게 타이르는 것이다. 여기서 뛰어난 방식은 법어보다 손어다. 그래야만 윗사람과의 관계가 오래 지속 될 수 있다. 법어가 반복되면 윗사람은 점점 의심하게 된다.

그것은 역사가 잘 보여준다. ---p.75 ~ 76

 

한나라의 급암전을 예로 든다. 나도 직장생활을 10여년 하고 윗분을 모시는 일을 많이 했지만 이 말은 진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어떤 멋진 상사도 직언을 여러 번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도 Fact를 이야기하거나 직언하면 결국 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뒤에 정철의 이야기와 일맥 상통한다.

정철은 영의정 이산해와 우의정 유성룡과 건저의(세자 책봉)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는 바야흐로 1591년(선조가 1552년생으로 우리나이로 마흔살이 될 때였다)으로 마흔살인 임금에게 정실 왕비에게서 낳은 아들이 없었다. 신하들은 후사를 걱정했다. 

당시 평균 연령이 사십세 전후반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3정승이 이일을 걱정해서 모였고, 이산해는 우리가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냐 했다. 왕실의 인척이기도 했고, 좌의정으로 삼정승 중 실권이 강한 이는 정철이었기에 정철은 이 문제를 자신이 이야기하기로 한다.

하지만 같이 고민하고 받아줄 줄 알았던 선조가 "지금 내가 살아있는데 경은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라고 화를 냈다. 정철은 동인이었던 영의정 이산해와 우의정 유성룔을 바라봤지만 이들은 말이 없었다. 결국 정무적 감각이 떨어졌던 시인 정철은 유배를 간다. 유배를 가면서 사미인곡, 속미인곡 같은 뛰어난 가사문학을 남긴다. 

 

한나라 유학자 유향은 공자가 죽고 나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미언(微言)이 끊어진 것이라고 했다. 미언이란 뜻이 깊은 말로 공자의 말은 숨어있고 미미한 듯하면서도 그 뜻이 크고 깊다는 것이다. 그것을 미언대의 라고 했다. ---p.103

 

공자는 결국 선비처럼 일하는 방법을 오로지 도덕에 치우친 것이 아닌 일을 하면서 도덕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도덕주의는 옳지 않다고 했다.

논(論)하지 말고, 의(議)하라고 알려준다. 논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지만 의에는 책임이 따른다. 자신이 한 말에 일에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이 오늘날 리더와 군자, 정치인, 임원들이 할 일이다.

 

군자는 문질을 갖춰 일을 해야한다. 앞에서도 문은 애씀이었다. 애씀을 가지고, 말은 어눌하게, 일은 명민하게 하면서 중용의 미덕을 보여주는 것이 군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군자가 피해야 할 4가지는 고집불통, 교만함, 인색함, 서운함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예(禮)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도 직장생활을 했지만 정말 일을 잘하는 4가지 없는 후배보다 조금 일을 못해도(그렇다고 너무 못하면 안된다) 예가 바른 친구가 좋을 때가 많다. 예를 모르면 비명횡사한다는 말 그말은 정답이다.

왜냐면 열번 일을 잘하다가도 한 번 실수를 할 수 있는데 그 경우 평소 예가 없던 사람은 다친다. 하지만 일은 보통이라도 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실수를 선배들이 동료들이 앞장서 덮어주고 고쳐준다. 예는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공자는 그러면서도 말했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데서 근심이 있다."

멀리 내다본다는 것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와 공의의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이는 <이인>에 나오는 공자의 말과 통한다.

"군자는 의리에 깨닫고 소인은 이익에 깨닫는다."

즉, 의리는 멀고 이익은 가깝다.

 

바야흐로 또 다시 선거철이 다가온다.

이번에는 군자같은 사람이 많이 정치권에 나가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의 책을 뜻깊게 읽고 성실히 작성한 리뷰입니다.

 

공자가 자하에게 말했다. "너는 군자다운 유자가 되어야지 소인가은 유자가 되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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