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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A : 담배 피우는 동안 기도해도 될까요?
B : 기도하는 동안 담배 피워도 될까요?
당신이 성직자라면 A와 B, 둘 중 누구를 더 신앙심이 깊다고 평가하겠는가? 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내용인데도 리뷰에 쓰는건 정말 기발했기 때문이다.
미쳐 이렇게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고 큰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A를 뽑는다고 한다. 기도하는 잠깐의 시간, 그새를 못참고 담배를 피우겠다고 말하는 B는 괘씸하기까지 하겠지만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도 기도를 하겠다는 A에게는 뭔가 기특함이 느껴진다. 그런 것 같다.
기도와 흡연을 동시에 한다는 점은 둘 다 똑같다. 나름의 프레임에 의해 괘씸과 기특으로 나눠졌을 뿐이다. 결국 해석은 보이는 대상보다 보는 사람의 시각과 기대치에 좌우된다.
나중에 써먹어야겠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부장이상)의 말은 고리타분해 보이고, 젊은 세대는 자신의 빠릿빠릿함과 정보화 실력으로 어른 세대를 무시한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그런 젊은 세대를 통해 업무를 빨리 할 수 있고, 또 상사의 조언을 통해 또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그런 점 보다는 서로의 단점을 많이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직장생활 하다보면 힘들때가 많다. 바쁜데 상사가 해도 되는(자신이 하지 못해서, 게을러서 안 배워서) ppt를 대신 만든다거나, 또는 젊은 세대가 상사를 은근히 무시하거나 할 때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미닭과 병아리가 함께 쪼아 알을 깨는 줄탁동기 소통이 필요하다. 어른 닭이 쪼기만 하고 품지 않으면 꼰대고, 품기만 하면서 쪼지 않으면 광대다. 진짜 어른은 꼰대와 광대의 균형을 맞출 줄 안다.
세대 간 '다름'은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아니라 다양성 조화를 위한 천혜의 기회다. 필터와 프레임을 달리 하면 '이상하다'가 '신기하다', '개성있다'로 바뀔 수 있다.

(중간중간 이렇게 요즘 직장의 3세대의 생각과 행동 등에 대해 표로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 많다. 읽다보면 재미있고, 무릎을 칠만큼 잘 정리된 것들도 많다)
한국사회의 양극화는 오늘날 너무나 심각하다. 보혁갈등, 동서갈등, 빈부갈등 등 수없이 많은 지역, 재산, 학력, 성별 등의 많은 갈등과 대립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하나의 갈등이 바로 나이(세대)에서 오는 갈등이다. 이제는 거의 다 50대 중반이 되어 기득권층이 되어버린 듯한 60년대 80학번의 86세대(또는 베이비 부머 세대), 온라인 세대라 하기엔 어색하고, 그렇다고 박정희 군부독재 세대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70~80년대생, 흔히들 81년생부터 밀레니얼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은 학생 때부터 전자기기를 다루면서 온라인을 경험한 세대다. 물론 밀레니얼 세대에서도 세대 구분은 필요하다. 80년대생, 90년대생, 2000년대 생은 또한 너무나 다르다.
Part 1.에서는 여러 키워드를 통해서 선배세대와 X세대, MZ(밀레니얼 & Z 세대)의 특징을 알아본다. 회사를 다닐 때 더 높이를 바라고 살아왔던 목표 지향적이었던, 회사에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안되는걸 될 때까지 했다던 그 선배세대와 회사는 밥벌이의 수단으로 오래 다니면서 돈 받고 적당한 워라밸을 즐기자는 X세대와 밀레니얼 초반 세대, 더 빨리, 더 많이 주는 곳으로 또는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으로 이직하며 나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밀레니얼 후반과 Z세대를 구분한다. (저자의 구분세대와 조금 다른면도 있다, 책을 읽고 나 나름대로 그 연령대나 세대는 다시 구분해봤다)
나 역시 초창기에는 "나 때는 야전침대 갖다 놓고 이틀, 사흘 집에 안 들어가고 밤새 일했는데..."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떄는 어느정도 수긍했다면 지금은 정말 얼토당토 않은 말이다. 시대는 점점 변화하고 조금씩 진보한다.
우리가 남이가? 남일까? 남이다! 에서 월요일 아침 선배가 묻는다, "주말에 뭐했어?" 20대 신입사원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냥 뭐 토요일은 영어학원 가고, 일요일은 집에서 넷플릭스 보고 했어요."
내가 입사했을 10여년 전만 해도 이 대화는 거의 백에 팔구십은 "젊은 친구가 뭐 집에만 있으면 쓰나...나가서 데이트도 하고, 이성도 만나고...이왕 결혼할거면 빨리 만나서 애 빨리 낳아"로 귀결됐다. 물론 그떄도 솔직히 속으로 "별 참견은." 이라고 했지만 친하거나 존경할만한 상사가 물으면 그에 관해 이야기도 하고 했다.
하지만 요즘 이런 대화하면 자칫하면 큰일 날 수 있다. 결혼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30대 중반에 결혼하는건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부장님, 결혼 하고 싶어도 못해요. 지금 서울 집값이 얼만데요.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씀이세요. 부장님은 집있고, 지난번에 오피스텔도 분양 받으셨지만 저희는 전세집 구하기도 힘든데요." 라는 말로 시작해서 분위기가 자칫 험해질 수 있다.
사실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하는가는 정말 어렵고도 복잡미묘하다.
후배보고만 진실되게 이야기하라고 할 수 없으니, 내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때는 말이야가 된다. 나 자신의 솔직한 진짜 내이야기를 하고 후배의 이야기를 기다려보자.
정말 친해지고 싶은 후배가 있다면 가급적 업무이야기 보다는 진솔한 개인 이야기를 지루하거나 또는 강요가 아니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그렇다고 아예 대화 안 할 수도 없으나, "이런 말 물어봐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대답 어려우면 대답 안해도 되는데..." 등으로 앞에 쿠션을 깔라고 알려준다.
이렇듯이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경험, 이론을 접목해 우리나라 3개의 세대에 대해서 차이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Part 2는 상황에서 오는 3세대의 다른 점을 보여준다.
회사에서 무리한 업무지시...뿐이라고 하면 과언이지만 여튼 밑에서 생각할 때는 얼척도 없는 일이 많이 내려온다.
그러면 베이비부머(선배세대)는 일단 하고 보자 하면서 과차장급 직원(X세대)를 부른다. 이거 OOO 해야 하는데 김차장이 해봐 라고 지시한다. 사실 이 책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쓰여졌지만, 정말 회사에서 낀세대로 살아가면서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요즘의 선배들 중 물론 일부는 정말 일 열심히 하고, 후배들 대신에 책임 져줄 일이나 결정을 내려야 할 일에 과감하게 하는 선배들도 있지만(일부다), 대부분은 책임 안지고, 보신 주의에, 나때는 과장들이 다 알아서 했는데(Latte is horse), 내가 이 나이에 이런거까지 하랴로 선배대접 받기를 바라면서 낀세대에게 일을 넘긴다.
낀세대는 사실 결정권자도 아닌데, 또 그런 상태에서 해 가와뱌 마음에 안든다는 타박부터 받을 것임에도 책임자로서 아래 후배를 불러서 일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후배는 이 일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맡은 일은 아닌 것 같다(또는 그정도까진 아니라도 매우 싫은 내색을 얼굴에 30%정도 비친다던가 하는) 여러 방법으로 그 일을 쳐내려고 한다. 결국 책임을 어느 정도 쥐고 이 업무(프로젝트)를 어쨋든 진행해야 하는 과차장급들은 일을 하게 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실제 사례와 회사생활에 깨알같은 팁이 많다. 선배들은 교육과 조언을 진심어리게 해야 하고(Latte...말고) 진솔한 이야기를 에스프레소 같이 짧고 굵게 하면 된다. 둘째, MZ 세대의 독립성은 존중하되 고립은 유의해야 한다. 이건 선후배가 다같이 해야 할 일이다. 선배는 이 직원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게 해야 하고, 후배는 워라밸을 즐기되, 또 조직에 융화될 때는 확실하게 해야 한다.
Part 3는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도, 회사에 있을만큼은 서로 상부상조, 융화하면서 의자혁명을 통한 미래 직장 인간관계 리포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뼈와 살이 되는 말이 많았다. 근태, 옷차림, 호칭, 식사 등 최근 직장에서 이슈되고 논의되는 주제에 대해서 다루면서 함께 좋은 답을 또는 현상을 보고 이야기한다.
지난해부터 우리 회사도 부장, 차장, 과장 대신 프로님으로 호칭을 통일했다.
물론 부장급 직원은 나를 부를 때 전프로이고, 나는 부장님급 직원을 부를 때 이프로님이라고 부른다. 특히 책에서 나온 김프로는 너무나 많아서 이름의 중간 이름이 특이하거나 예를 들어 김규정이면 규프로라고 부르거나 김프로A, 김프로B 등으로 부르는 등 대한민국은 어느새 수평적 조직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세대론을 분석한 책은 많았다. OO년대 생이 온다, 밀레니얼 XXX 같은 이런 책은 이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맞춰주는데 Focus 가 있다. 이 책은 3세대를 다 보면서 그들의 빛과 그림자를 같이 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조직 충성심, X세대의 합리적 개인주의, MZ세대의 디지털 능력과 글로벌 마인드는 그 어느 시대에도 한 지붕 아래서 함께 일해 보지 못한 오늘의 대한민국 Generation의 강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것을 잘 못 살리고 있다.
각 세대를 트렌드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으로서 접근하기에 이 책은 리더의 능력과 역량을 높이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인사담당자나 또는 직장생활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항상 밖을 동경하며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재미있게 때론 감탄하면서 때론 이건 아닌데? 때로는 아, 이렇게 해야하는구나를 습득하고 이해하면서 능동적으로 읽은 책이었다.
* 쌤앤파커스의 센 세대, 낀세대, 신세대 3세대 전재와 평화를 재밌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른바 ‘꼰대‘로 지칭되는 40,50대는 요즘 어딜 가나 지적 대상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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