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론 - 박정희와 김일성
우승지 지음 / 인간사랑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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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지난 보수정권인 이명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악화된 남북관계가 2017년까지는 북한이 거의 한달 걸러 미사일 실험,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무기 실험 등을 하면서 험악해졌다. 북은 연일 남측과 미국을 비방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관계가 급변했다. 물론 막후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려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기관에서 많이 노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2018년 남북 단일팀으로 북한 선수단이 대표팀에 참여했고, 4월 5월, 9월 세 차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백두산을 함께 오르고, 냉면을 먹고 판문점에서 북과 남을 오갔다.

트럼프와 김정은도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가졌고,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함께 회동하는 장면도 연출되었다. (물론 지금은 그때의 막후를 공개한 볼턴 보좌관에 의해서 상황이 또 역전되었다)

2018년, 2019년 한반도는 숨가쁘게 달리더니 2020년 들어서 갑자기 냉랭해졌고, 심지어 몇 주전에는 개성공단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리는 사상 초유의 일도 발생했다. 우리는 혈세를 쏟아부은 건물이 무너져 내렸으나, 깊은 유감을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의 북한의 행동은 최소한의 예의나 상식도 없는 행위이다.

 

자연의 이치에 따라 폭염은 오고 또 수그러진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이 온다. 한반도에 긴장과 대결의 국면이 가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가 슬그머니 찾아왔는가 싶더니 이내 겨울보다 더 차갑고 냉담해졌다.

과거 한반도의 긴장과 대화의 반복된 역사를 기억하는 자는 묻는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남북관계의 출발선에 서 있는가? 아니면 반목과 대화의 반복의 굴레에 아직 포로가 되어 있는가?

 

남북 사이 대화와 협력 분위기의 고조가 2018년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의 역사는 데탕트 시기, 탈냉전시기, 2000년대 초반 등 여러 번의 남북 긴장완화를 경험했다.

이 책은 그 여러 화해의 시도 중 가장 첫번째인 데탕트 시기 남북대화의 전개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한반도의 현대사는 분단사다. 분단의 역사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대결, 반목으로 점철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일제의 36년간의 핍박과 수탈의 역사 후에 잠시 무정부 상태의 미군정, 소련군정이 실시되었고, 이후 남북 따로 정부가 세워진다. 그 뒤 6.25 한국전쟁을 치렀다. 한국전쟁은 애초 내란으로 시작되었으나, 각기 남과 북을 지원하는 외부세력의 참전으로 국제전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대리전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 휴전 이후 남한은 미국과 동맹을 맺어 안보를 담보한 후 수출지향 경제성장 정책으로 세계 10대 무역국으로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인물이 바로 박정희다. 박정희는 군부독재를 바탕으로 빠른 정책 추진과 인권, 민주주의는 뒤로 한 채 권위주의적 성격을 강화해서 70년대 초반 유신체제까지 만들었다.

휴전 이후 부간 역시 대중동원에 의존해서 빠르게 전후 재건을 이루는 한편 그에 못지 않은 속도로 빨치산 이외 정치 세력을 차례차례 무대에서 제거하였고, 대외적으로 소련, 중국과 방위조약을 체결하여 안보불안 문제를 해소하려고 시도했다.

개인숭배, 공산독재, 빨치산의 독주는 외부와 고립이라는 토양 위에서 주체사상, 유일체제로 토착화하였다. 스탈린 체제를 넘어서는 전체주의 성향 체제가 북한에 등장하여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을 거치며 일개 가문에 의한 왕정과 유사한 체제까지 되었다.

 

남북한 국력은 1970년대 처음으로 역전하여 80,90년대를 거치면서 남한은 무섭게 치고 나갔고, 북한은 고난의 시기에 빠져 결국 지금은 따라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바로 이 시기 1970년대 남북한의 경제가 역전되면서 데탕트 시기의 화해, 탈냉전 공간에서의 화해, 햇볕 대 선군시기의, 화해를 통해 남북화해의 기원, 전개, 쇠퇴의 과정을 추적하면서 어떤 조건에서 숙적 사이 화해가 되었는지, 왜 어떤 화해는 실패로 돌아가고, 성공적인 화해는 또 무엇이 다른지를 알아보고 있다.

 

표는 데탕트 시기의 남북화해 개요다.

이 책은 이 단계에서 상황별로 자세히 알아보고 있다.

남과 북은 1970년 여름 박정희 대통령의 제안으로 1971년 봄 북한 허담 외상의 제안과 동년 여름 김일성 수상의 제안으로 화해의 가능성을 타진했고, 1971년 여름 양측 적십자사 간 구체적인 대화 제의를 교환하면서 대화의 막을 올렸다.

양 당국자들은 적십자회담, 남북조절위원회 회의의 형식으로 판문점, 서울, 평양을 오가며 대화를 나눴다. 남과 북의 실력자들이 비밀리에 서울과 평양을 방문, 상대 지도자와 회합을 갖기도 하였다.

남과 북이 다른 의제는 정체, 경제, 안보, 통일, 인도주의 등 다양했다.

 

학자들은 1970년대 남북화해의 원인을 크게 외인론과 내인론으로 구분한다.

외인론은 남북대화의 기원을 환경의 변화로 설명한다. 약소국 환경이 미중화해, 중일수교, 미소 데탕트 등 4대 강대국 공존 체제가 마련되는 가운데 일련의 지역질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남북대화를 시작했다고 본다.

즉, 강대국들의 대(大) 데탕트에 편승한 소(小) 뎉ㅇ트의 추구였다는 것이다.

내인론은 국내 정치 또는 내부 경제의 압력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나도 잘아는 울산 출신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통일의 기반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유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에 독재 권력 강화를 위해서 이 카드를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외인론과 내인론을 절충하여 구조와 단위에 모두 관심을 기울이는 시각도 존재한다.

"세계적 데탕트의 흐름에 우리 나름대로 능동적으로 대처한 정책"이었다면서 환경과 주제를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또한 외인론, 내인론을 벗어나서 구체적 사안과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일련의 연구들도 있다.

예를 들면 윤미량은 북한이 남북대화를 시작한 요인으로 미군철수 촉진, 남조선 혁명 가능성, 경제적 압박의 해소를 들고, 남북대화 중단 요인으로 주한미군 철수 지연, 북미대화로의 방향 전환, 6.23선언, 유신체제의 공고화 등을 들고 있다.

다양한 원인과 영향, 그 후 전개까지 이 책은 샇펴 보고 있다.

 

이 책은 1장은 이 책의 서론으로 이 책의 주제와 문제의식을 소개하고 있고, 2장은 숙적화해의 출몰을 설명해 줄 이론들을 정립하려는 노력이다.

3장에서는 남북화해 출현에 많은 영향을 준 대외 사건인 미중화해를 추적하고 있다. 4장과, 5장에서는 남북화해의 외연인 한미관계와 북중관계를 살피고 있다.

 

1970년대 초반 주한미군 감축안은 닉슨 대통령의 괌 독트린 취지의 연장선에 있었다. 미국은 주한민국대사를 통해서 71년 중반까지 1사단 또는 2,000여 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겠다는 복안을 알렸다. ---p.85

 

이 시기 남한 정권은 미군의 철수 또는 감축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만났고, 그에 따른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의 변화가 필요했다.

 

미국은 한반도 평화가 동아시아 안정과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남북대화를 지지했다.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뒤에서 응원하는 그림을 원했다. 박정희 정권은 북한과 힘의 우위에서 대화하기 위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며, 대북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한국의 대북 협상력이 저해할 것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미국은 한반도 긴장완화가 미국 의회의 대한 원조 삭감의 빌미를 주고, 주한미군 철수 논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박 정권이 지나친 관계개선을 바라지 않는다고 보았다. ---p.104

 

60년대, 70년대 기간 중 남과 북의 주요 동맹국이었던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 한반도의 파트너와 상대했는지 관찰하고 있다.

닉슨, 저우언라이, 김종필, 이후락, 알렉세이 코시킨 등 미,중,한,러시아, 북한 등 수많은 역사적 유명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이다.

한국 현대사의 또다른 명 장면이라 할 수 있다.

 

6장에서는 대화 기간 중 완성된 남한의 유신체제와 북한의 유일체제 성립과정을 다룬루고 있다.

 

7~9장에서는 남북대화의 기승전결을 추적해 본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 같은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논문적 성격을 띠고 있고 특히 이 부분을 읽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적용해 볼 또 교착상태에 빠져든 남북한 관계의 국면전환을 위해 읽어볼만 하다. 

 

10장에서는 2장에서 제시된 이론 변수를 중심으로 남북화해의 출현과 쇠퇴를 설명하고 있다.

남북화해의 발생과 쇠퇴 원인을 정리한 것이다.

화해 발생과 소멸시 남북 어디에도 지배연합의 변화는 없었다. 화해를 추동할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정권의 부재는 남북화해의 성격을 규정하였고, 화해의 동력이 상실되었을 때 이를 다시 점화시킬 동력의 결핍을 셜명해 준다.

 

2020년 남북화해의 동력을 다시 잃었다. 남북관계는 2018년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욱 안 좋아졌고 어두워졌다. 대외적인 상황에서도 일본은 남북의 화해를 원하지 않고, 중국, 미국, 러시아 각국마다 내부 사정과 정권 교체기라 더욱 데탕트시기보다 어려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현 정권의 슬기로운 대처가 어느 시점보다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런 고민의 첫 출발점이자 타산지석이 될 것 같다.

 

#남북화해론 #박정희와 김일성 #우승지 #인간사랑 #남북관계

 

* 인간사랑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남북화해론, 인간사랑, 박정희와 김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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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략 중국어 7 - 최신개정 신공략 중국어 7
Ma Jianfei 외 지음, 조동매 감수 / 다락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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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승진을 위해 TSC 4급을 따고 어느덧 어학 등급이 만료됐다(우리 회사는 어학 자격을 취득하면 3년까지 인정해준다) 나는 이전에도 신공략 중국어 시리즈로 기본기를 다지고, 다락원의 다른 실전 문제집으로 연습한 끝에 완전 초보에서 TSC 4급까지 취득했다.

 

흔히 사람들이 시험대비를 위한 교재만 보는데 물론 단기간에 급수를 따는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중국어를 기본기까지 잘 익히고 싶었다. 그래서 1999년부터 20년이 지난 시점까지 중국어 회화분야 초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인 신공략 중국어 시리즈를 기본서로 해서 공부했다.

신공략 중국어로 공부하면서 특히 도움 받은 것은 단순 말하기에 이어 문자를 읽어내는 능력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주변에 보면 중국어 말하기는 어느 정도 되는데 문자는 읽지 못하는 소위 문맹이 많은데 그러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는 언어에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가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신개정 신공략 중국어』는 『한어구어속성』 이라는 중국에서 발간된 중국어 회화 교재의 한국어판이다. 언어의 명문 베이징어언대학 교수진이 편저하였고, 1999년 초판 출간 이후, 한국어로 번역되어 중국어가 필요한 많은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입문부터 기초, 제고편, 중급편, 고급편까지 총 7단계 시리즈로 발간되었다.

1999년 발간 이후 2005년 제 2판, 2015년 제 3판부터는 베이징대학에서 출간되었다. 나는 2015년 제 3판으로 공부해서 TSC를 취득했다.

이 시리즈로 최단 기간 효율적으로 중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개발되어 있어 실용성 측면에서 좋다. 성실하게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중국어 기본기가 탑재된다.

 

『최신개정 신공략 중국어7』은 본문 총 14과로 구성되어 있다. 신공략 시리즈의 마지막 단계로 새로운 주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훈련을 통해 학습자가 고급회화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신 개정판에는 구판에 없었던 사고제(思考題), 語段練習 문제의 모범 답안을 추가 제공하여 학습자의 학습 효율을 최대한 높이고 있고, 음원 트랙 또한 세분화해서 학습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제 1과 不同的文化(다른문화)부터 제 14과 ???我???了什?? (인터넷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까지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중국어 실력이 일취월장 해 있을 것이다. 책을 받은 지 2주 남짓이라 아직 3과 정도 밖에 보지 못했다.

 

도입부는 각 과의 주제 및 핵심 표현을 제시하고 있다.

 

단어 익히기에서 본문에서 배울 단어를 MP3를 들으면서 반복해서 듣고, 읽고, 쓰며 외우는게 중요하다.

 

본문배우기는 매 과마다 하나의 주제에 관한 일반적 의견이나 특수한 실례를 다루고, 그에 대한 토론의 내용을 싣고 마지막으로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모두 세 파트의 본문을 다루고 있다.

솔직히 고백하는데, 오랜만에 중국어를 다시 공부해서 이 본문 내용은 너무 어려웠다. 나는 다시 4나 5단계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표현 익히기내공 쌓기를 통해서 본문에 나온 핵심표현, 고급회화에서 자주 쓰이는 고정구문, 성어, 관용표현 등을 익힐 수 있고, 내공 쌓기를 통해 고급 회화에 필요한 논술 및 토론 방법을 익힐 수 있게 도와준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어단연습이다.

 

부록으로 해석과 모범답안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고 정해진 답이 없는 생각하기, 말하기, 토론하기 등의 문제를 모범 답안을 응용하여 풍부하고 다양한 자신만의 답을 완성해 나가면서 회화 실력을 기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부록이 별책으로 분리되게 만들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MP3 CD에 음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다락원 홈페이지와 콜롬북스 어플을 통해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도 있다.

이제는 노트PC 등에 CD롬이 없는 컴퓨터가 더 많아서 CD를 제공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문의 양이나 공부양이 많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말 적절한 중국어 교재이다.

신공략 중국어로 다시 중국어 등급을 취득해야겠다. 이번에는 단순 자격 취득보다 진짜 중국어를 잘 할 수 있게 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정된 신공략 중국어로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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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6
이서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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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그 여섯번째는 경상남도 통영이다. 이번 통영 도슨트는 경남도민일보 문화체육부 이서후 기자가 집필했다. 경상남도 토박이라서 통영이 가까울 수 있지만 통영 토박이는 아니다. 하지만 경남 토박이로 또한 도민일보 기자로 통영을 많이 가봤을 것이고, 무엇보다 충분한 필력을 가지고 작성한 장점이 있다. 

 

통영시의 행정지도다. 인구는 13만명, 면적은 239.85㎢이다. 고성군과 거제시의 사이에 있다.

 

나 역시 경상도 토박이로 거제도는 3번 정도 가봤는데, 통영은 지나치면서 1번 정도 가본것이 다라서 올해 정도는 남해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겨울 아이를 낳았고, 코로나로 인해 조금은 미뤄진 상태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남해안 투어를 하면서 통영을 좀 자세하고 길게 돌아볼 예정이다. 그래서 이 책으로 사전 공부를 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통영하면 한국의 대문호라고 할 수 있는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그 다음으로는 윤이상, 당포 앞바다, 견내량의 이순신 장군 정도가 떠올랐다.

 

저자는 경남도민일보 기자로 나같은 일반 회사원과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나 월급쟁이고, 많은 업무 스트레스가 있을 직장인이다. 

직장생활로 바쁜 나날 중에 한숨이 늘고, 하늘을 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싶으면 여지없이 통영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세병관 넓은 마루 가득 들어찬 저녁 햇살에 눈빛이 쓸쓸해졌고, 박경리 묘소의 소박하고 따스한 분위기에 마음이 잔잔해졌다고 했다.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에는 온몸이 부풀어 올랐다. 

또 한가할 때는 그냥 하릴없이 통영의 골목을 누볐다. 낮이라도 좋고, 밤이라도 상관없었다. 도심이 넓지 않아 아무 골목이나 불쑥 들어가도 결국 익숙한 곳으로 통했다.

통영의 오랜 모퉁이들에는 통영만의 무언가가 있었다. 통영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윤이상의 '회수록'에서 통영에는 일제 강점기 3.1운동이 실패하자 실력을 키워 돈을 벌자는 '현실파'와 나머지는 '아-파'가 있었다고 한다.

두루마기를 휘날리며 바닷가에서, 호수같이 맑은 바다 위에 뜬 달을 보고, 가을 낙엽을 밟으면서도 '아-'한다고 해서 '아-파'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돈은 없어도 어두운 불빛 아래 시를 낭독하고 철학을 논의했다. 

통영의 골목들을 섭렵하고 직장을 쉬고 만 4년간 세계를 떠돌았다고 한다. 온 세상의 골목들을 걷고 또 걷다가 돌아오니 통영의 푸른 바다는 여전했지만, 골목마다 이전에 못 보던 멋진 공간이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공간마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통영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일에 힘을 쏟고 있었다.

사실 얼마전 부터 경주의 황리단길, 부산의 옛 골목, 전주의 한옥마을 길 등 도시마다 특색있는 길도 생기고 해서 여행자들은 늘어나는 것 같다.

 

"통영의 가치를 사람들은 음식이나 유명 관광지, 예술가에서 찾지만, 저희는 현재 통영에서 사는 사람들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영스러움'이란 이미 만들어져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지금 현재의 이야기가 아닐까요."

 

통영의 전통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통영의 새로운 '아-파'라고 했다. 요즘 젊은 여행자들의 기호와 잘 맞아떨어진 아-파의 등장으로 통영의 관광지도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도시의 재생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오늘 뉴스에서 서울,경기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나머지 우리나라 모든 지역(남한)을 합친 인구보다 많아졌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이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지역발전이 필요하고, 그 첫 걸음에 이러한 책이 있다는 생각이다.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통영」 중에서

 

'통영'이라고 발음하면 왠지 파란색이 스며 나온다. 짙푸른 바다를 그대로 소리로 담아낸 것 같은 지명이다. 통영시가 내세운 슬로건도 '바다의 땅(The Land of Sea)'이다.

애초에 바다가 아니였으면 통영은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1995년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해 통영시가 됐다. 충무는 이순신 장군의 시호 충무공에서, 통영은 조선시대 수군 본부인 삼도수군통제영에서 나온 이름이다.

삼도수군통제사는 임진왜란 중에 수군을 효율적으로 지휘, 통제하고자 만들어진 곳으로 이후 300여 년간 조선 해군 총 본영으로 중요한 위상을 누리게 됐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오가던 통제영은 임진왜란 7년 후 제 6대 이경준 삼도수군통제사가 경상도 두룡포 앞바다로 점찍고 군사계획도시로 시작된다. 

그러던 것이 통제영은 통제사가 거주하면서 경상도내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곳이 된다. 먼 남쪽 바닷가 변방으로 조세권을 가지고 거기에 필요한 물자를 스스로 만들어 쓰면서 이경준 통제사 시절부터 공방에서 온갖 공예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조선은 물론 중국과 일본에까지 알려졌다. 

그렇게 통제영시대를 거쳐 일제시대에는 한국 대표 수산업 도시로 성장했다. 이후에는 조선업과 관광업 전성시대가 열린다. 

거북선을 만들고 수리하던 솜씨를 이어받아 21세기 조선, 삼호조선, 성동조선해양 등 통영은 울산, 거제에 이어 국내 3위 조선 도시로 일어선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전 세계 경제위기로 중소 조선사가 폐업하면서 통영경제가 휘청거렸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관광도시라는 이미지로 더욱 알려져있다. 그 자원은 풍부하다. 통제영에, 아름다운 바다 박경리, 전혁림, 윤이상, 유치환, 김춘수 등 통영예술가 등은 문학사와 음악사에 길이 남을 위인들이 있다. 

 

조선후기 통영지도다.

북포루와 동포루, 서포루가 성곽처럼 이어져 있다. 그 가운데 세병관이 있다. 세병관은 국보 제 305호다. 세병관보다 더 큰 관아 건물은 국보 제 304호인 여수 진남관이 유일한 건물이라고 한다.

 

한산도 제승당과 세병관은 역덕인 내가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이다.

저자의 추천처럼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나 김훈 선생님의 <칼의 노래>를 읽고 가는 것이 좋겠다.

다 읽은 책이지만 다시 읽고 싶다. 특히 칼의 노래는...그 문장력...

통영에 뚝제란 곳이 있다. 정확히는 둑제다. 고려나 조선시대 군대 행렬에서 가장 앞에 선 대장기 '둑'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곳인데 일본에서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배수시설을 지어버렸다. 

 

서피랑 떡복기집은 정말 한 번 가보고 싶다. 내 친구중 대동여떡볶이 지도를 만들고 싶다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역시 와보고 싶어 할 것 같다.   

 

나는 여행을 가면 그 지역 카페를 꼭 가본다. 담배나 술을 안해서 커피를 거의 유일한 기호식품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피숍을 많이 가보는 편인데 삼문당 커피컴퍼니도 꼭 가야할 곳에 적어놓았다.

책에 꿀빵이 나오는데 나는 어제 꿀빵을 먹었다. 처가인 부산에 갔는데 처남이 주말기간동안 통영을 친구들과 놀러갔다왔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통영을 가지는 못햊지만 통영 특산물 꿀빵을 함께 먹었다.

뭔가 통영이 인연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요즘 관광지 추천코스로 뜨는 곳이다.

윤이상은 통영이 낳은 또 한 명의 걸출한 인물이다. 윤이상에 대해서 공부하고 가는 것도 통영을 한 발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미륵산에서 본 통영 다도해 전경은 꼭 내 눈으로 담고 싶다.

 

나는 한국의 대문호 중 한명으로 박경리 선생님을 꼽고 싶다. 우리는 흔히 톨스토이, 빅토르 위고 같은 서양의 작가들은 대문호로 칭송하고 그들의 작품세계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 작가들에는 조금 무심한 면이 있다. 나는 박경리 선생이나, 조정래 작가, 황석영 작가 등은 우리나라가 대표할 수 있는 문호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박경리 기념관과 박경리 묘소 역시 가보아야 할 곳이다.

그전에 토지를 완독하고 가야하는데...사놓은지는 벌써 10년도 더 넘은 책인데 아직도 집 구석 한 편에서 잠을 자고 있다.

 

만지도와 욕지도 같은 통영의 섬들 또한 반드시 가보아야 할 것이다. 2박 3일로도 부족할 것 같다.

 

전국에서 비교적 봄이 빨리 오는 편인 통영에서 봄이 왔음을 알리는 도다리 쑥국이나 다른 음식 시락국골목과 우짜, 충무김밥 등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통영하면 굴인데! 나는 굴음식도 정말 좋아한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지역의 고유한 특징을 깊이 있게 담아내고자 하나의 시군 단위를 한 권의 책으로 기획하고, 답사하기 좋도록 대표적인 장소 중심으로 목차를 구성한 책이다.

나는 속초, 춘천, 그리고 이번에 통영편을 읽었다. (춘천편은 지금 한창 연애중인 아끼는 후배 녀석이 빌려갔다)

 

무엇보다 그 지역 인문과 역사, 음식과 문화 등이 우리의 눈높이에서 쓴 산문으로 살아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그지역 문화유산이나 빼어난 자연환경은 물론, 지금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거나 역동적으로 태동하는 이른바 Hot Place 들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이 시리즈로 인해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 모두에게 더 큰 여행의 시작점이 될 것 같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지역 또한 더욱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마운 책과 함께 올 가을 휴가나 내년 봄 애들이 좀 크면 꼭 남해안 일주를 통해 이 책의 가치를 더욱 크게 알아보고자 한다.

 

*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정독하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애초에 큰 도시와는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 P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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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한국사 365
심용환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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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다. ---조지 고든 바이런

 

우리는 왜 역사를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할까? 그 이유는 바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몇일 전에 승진을 했다. 1년뒤면 이것은 나의, 회사의 역사가 된다.

사실 1년까지 갈 것도 없다. 5분전에 통과된 법령도 그 순간은 역사가 되는 것이다.

결국 켜켜이 쌓인 오늘이 역사가 되고, 미래도 된다.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 심할 정도로 좋아한다. 나는 지금도 누가 정약용은? 이라고 물으면 1762년에 태어나서부터 시작해서 사흘 정도는 정약용과 관련 역사에 대해서만 이야기 할 자신이 있다.  

류성룡은? 하고 물으면 1542년에 태어나서부터 시작해서 1607년 타계할 때까지 연도적 흐름과 그 당시 역사적 배경, 선조라는 임금부터 시작해서 송강과의 일화, 학봉 김성일, 아계 이산해, 율곡 이이 등 거의 모든 당시의 인물을 총동원해서 역시 사흘은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럴 정도로 역사를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사실 복습과 알고 있는 지식의 정리를 의미했다. 하지만 워낙에 역사를 좋아해서 하루에 한 페이지씩 정말 읽어가는데 재미있고, 머리도 식히고, 간혹 내가 몰랐던 지식이 나오기도 해서 좋다.

 

이 책은 역사 용어를 보면 머리 아파하는 중고등학생이나 성인, 공무원 시험 등을 위해 한국사 능력시험을 공부해야 하는데 개념이 전혀 안 잡히는 사람 등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한 주 기준으로 다른 테마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다시 한 주가 돌면 그 테마가 돌아온다. 나 역시 정말 1년동안 천천히 읽으려고(나는 한국사능력시험 1급도 있고, 현재 전기전자회사에서 일하고 있어 이 책을 빠르게 완독해야 할 이유가 없다, 천천히 즐기고 있다. 만약 빨리 역사지식이 필요하고 정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주단위 테마로 2주치 분량 정도를 하루에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이상되면? 인간의 머리는 한계가 있어 좀 잊어버릴 것 같다는게 내 의견이다) 하루에 한개의 테마씩만 읽어서 이 책을 받은지 2주 정도 되어서 사실 2주치 분량 밖에 못 읽었다.

 

하지만 일주일 단위 구성은 비슷하기에 서평을 작성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월요일은 한국사 기원부터 현대까지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다.

내가 읽은 부분은 위화도 회군(1388년)과 임진왜란(1592 ~ 1598)이다.

화요일은 인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한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 주로 나온다.

내가 읽은 부분은 정도전(1342년 ~ 1398년), 이성계(1335년 ~ 1408년, 재위 1392년 ~ 1398년)이다. 조선을 개국한 임금 이성계보다 정도전이 먼저 나왔다는 것에 심용환 박사의 의도를 조금은 알 것 같다. 택군이 먼저였다고나 할까?

수요일은 장소다 역사적,문화적으로 중요한 지역 장소와 공간을 이야기한다.

내가 읽은 부분은 경복궁과 서원이다.

목요일은 유적과 유물이다. 선사시대부터 조상들이 남긴 문화적 성취를 나타낸다.

도자기와 신라금관을 읽었다.

금요일은 문화로 우리민족의 생활문화와 문화 예술을 나타내고 있다.

탕평과 반민특위를 읽었는데 이 부분이 생활문화와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차라리 문화라는 것보다는 사회,정치문화 정도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토요일은 학문과 철학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역사적 영향을 끼친 철학과 학문을 말하고 있다. 성리학과 민족주의를 읽었다.

일요일은 명문장이다. 당시의 글로 지금의 세상을 들여다본다.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동호문답의 부분을 읽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소재를 사건, 인물, 장소, 문장 등으로 365개의 테마를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으로 역사를 마스터하거나, 또는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파악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한정된 지면으로 생략된 부분도 많고, 실제 역사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시대에 대한 흐름과 이해상을 가지지 못한다면 그것은 공허하다. 구석기부터 1910년 경술국치까지의 사건과 일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길 원한다면 이 책에 더욱 많은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각 부분별 장점이나 세부적인 보완점, 고쳐야 할 부분 등을 이야기하고 부족한 서평을 마친다. 

위화도 회군 : 1페이지에 잘 요약했다. 최영의 관직 등을 적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왜 최영이 명 정벌을 주도했는지, 그 위치에 있었는지 알면 더욱 좋기 때문이다. 

또한 군을 일으키고 관직도 적어서 좌우도통사 성격으로 조민수가 함께 했다는 것도 알려주면 좋았을 것 같다. 

정도전에 대한 설명을 사실 한 페이지로 요약하는 것이 더 힘들다. 이 정도면 잘 요약한 것 같다. 후에 제 1차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의 손에 죽임을 당한 것까지 다 기술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정도전과 연결되서 경복궁은 괜찮은 설명이었다.

도자기에 대한 설명은 적어도 선사시대의 토기, 청자, 백자 정도는 나눠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비교적 상세한 설명이 좋다.

사실 금요일의 탕평은 이것이 문화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가졌다. 

어찌보면 정치사회에 더 어울리는 데 말이다. 탕평을 통해 영조와 정조가 이루고자 했던 부분이 잘 설명되어 있다. 

영조의 통치이념 3대원칙이 오늘날에도 많은 교훈을 준다. 계붕당, 계사치, 계숭음 으로 나는 오늘날 21대 국회와 우리사회에도 절실히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토,일요일 분량은 성리학과 대한민국 임시헌장이다. 임시헌장이 후에 우리 지금의 헌법에도 많이 계수되고 있어 이 부분은 알아두면 유용하다. 

 

둘째 주는 임진왜란부터 시작한다. 임진왜란과 이성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페이지에 모든 내용을 우겨 넣어야 했기에 이 정도 서술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서원에 대해서는 많이 썼는데, 마지막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전국에 47개소만 남기고 모두 혁파한 사건 등을 짚어 주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신라금관, 반민특위, 민족주의 등을 거쳐서 율곡 이이의 동호문답의 한 구절이 나온다. 오늘날에도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 위정자들은 이런 고전을 반드시 읽고 생각 또 생각을 한 뒤에 국정을 펼쳐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약 간사함을 물리치고자 한다면 귀에 거슬리지 않는 말을 하는 자는 잘못된 것이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고, 행적이 공명하거나 바르지 않은 자는 그 숨겨진 간특함을 사펴야 합니다. 건의하는 바가 없는 자는 나라를 걱정하는 뜻이 없음을 알아야 하고, 작위나 녹봉에만 집착하는 자는 어려울 때 목숨을 바치는 절개가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p.22 

 

명문장의 인용문은 잔글씨로 쓰여져 있다. 

 

고대, 근현대 인물과 사건, 장소를 모두 소화하면서 다이내믹한 반만년 한국사를 잘 알려준다. 

 

지은이 심용환 님은 미디어 매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지식인으로 나는 그의 저서 특히 <단박에 시리즈>와 <역사 전쟁> 등의 저서와 KBS의 <역사저널 그날>, tvN <어쩌다 어른> 등에서 봐서 친근한 분이다.

역사 발전을 위해서 여러모로 노력하는 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대중이 쉽게 술술 읽히게 만든 좋은 책이다. 편안하게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고 있다. 

 

* 비에이블 출판사의 책 제공으로 책을 직접 읽으면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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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전략 - 완벽함에 목매지 말고 ‘페어링’에 집중하라!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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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 매개하라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이번 신간 <베타 전략>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든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며 초연결시대를 이야기했는데, 갑자기 언택트(Untact)의 시대가 됐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만나지 말고 마주치지 말고, 가까이 하지 말고 거리를 두고 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인간답게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야 한다.

온라인 사업이 더욱 활성화되고, 세계화가 저물고, 글로벌 협력이 쇠퇴하는 등 유통과 서비스, 교육과 여가의 방식이 모두 바뀐다고 한다. 조금은 예상할 수 있는 미래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또 하나가 바로 근시적(Near-sight)라는 것이다. 먼 앞날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 모든 기업에서 하는 5개년, 3개년 계획은 커녕 차년도 경영전략 조차도 큰 의미가 없어졌다. 엄청난 변화, 변형, 변종이 시시각각 펼쳐지는데, 대체 그런 거청한 계획이 다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는 사회가 됐다.

다음으로 바뀐 것은 단시적(Short-time)이다. 짧은 시간, 빠른 속도에 기대치가 맞춰져 있다. 이제껏 온라인의 편의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냥 아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 고르기만 하면 결제되고, 결제하기만 하면 배송되고, 배송되기만 하면 도착한다.

오프라인에서 선생님 강의 뒤를 들을 수 없다. 하지만 귀로 듣기도 전에 이미 강의 자료를 다 넘겨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결국 비즈니스 환경은 근시적인 세상에서 단시적인 상대를 만나서 이겨내야 한다. 길게 보지 못하고,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는 고객을 상대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일류, 최고가 되려고 여전히 분전하고 있다. 그간에 익숙했던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바뀐 것이 있다. 초인간적(Beyond-human)이다. 재택근무, 원격수업하면서 생긴 여지가 조금의 여유를 준다. 각종 솔루션으로 무장한 시스템으로 모든 것은 데이터가 된다. 나의 업무성과와 근무 방식, 학업성과와 수업 방식이 모두 기록되고 분석된다. 인간적인 사회에서 기대했던 조금의 여지, 잠깐의 여유가 사라지고, 냉정함이 감도는 투명사회로 다가서고 있다.

마지막으로 초개인적(Super-individual)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우리동네,우리가족, 우리, 결국 나 중심으로 간다. 초연결사회의 수많은 연결, 그 수많은 만큼 흔하디 흔한 연결의 중심에 내가 있다. 집단보다 개인이 우선시되는 현상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초인간적인 세상에서 초개인적인 상대를 만나야 한다.

자신만의 가치에 오롯이 집중하는 상대방(소비자)를 우리는 상대해야 한다.

 

결국 패러다임의 변화시대에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베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β (베타) 그리스어 알파벳의 두 번째 문자다. 영어 알파벳으로는 B에 해당한다. 알파벳도 알파와 베타의 합성어이므로 그 비중이 꽤 큼에도 베타는 알파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다.

베타는 그간의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시간을 깨고 양편의, 둘만의, 이원적인, 일대일의 시각을 깨고 나와 너 그리고 베타를 생각하라고 한다.

그동안 기업에서 고객으로 가는 시대가 아닌 β가 중간에 개입되면서 쌍방향 소통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끊임없고, 끊김없는 관계, 즉 끊끊한 관계가 궁극적으로 베타가 지향하는 것이다.

베타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바로 쾌속, 중독, 그리고 지속으로 요약할 수 있다.

 

책은 완벽함 대신 스피드와 타이밍을 장착해 고객을, 상대방을 기다리지 않게 하라고 한다. 바로 쾌속하게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기대치를 관리해 고객의 이기심을 충족되지 않게 중독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중독의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이 고객과 의논하고 제 3자(베타)를 끌어들여 '구매가 이루어지는 순간을 지속'시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은 그 자체로 이기적인 존재다. 철저히 자신의 필요에 의해 제품과 서비스를 둘러보고, 선택하며, 구매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고객에게 고객 충성도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학술적으로도 관리하는 지표다. 하지만 어이없는 말이라 할 수 있다. 고객이 자기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구매하는데 그런 고객에게 충성까지 하라고 하다니! 단지 고객은 꾸준하게 구매해주고, 이용해주고, 떠나지 않으며, 심지어 옹호까지 해주는 고객이라면 진정으로 훌륭한 고객이다. 이제 충성스럽고 훌륭한 고객은 잊어야한다. 기업이 제공하는 사소한 차이의 가격과 가치, 사소한 보너스 포인트와 마일리지로 고객은 오고 갑니다. 고객은 ‘잠깐 방문한 나그네’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소비를 하는 방법을 12가지 베타 전략과 간단한 실제 성공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고객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모두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죠. 아주 특정 일부, 일부분에 대해, 인식에 박히고 마음에 꽂히는 만족을 하는 것이죠. 만족이 클수록, 감동일수록 그 효과는 다른 부분으로 흘러넘칩니다. 기업이 야심차게 준비한 집중적인 고양책 한 방으로 모든 것이 만사형통 일 수 있습니다. 감동으로 고양된 고객에게 다른 사소한 것은, 아니 다른 것은 사소하게 보이게 됩니다.

신선식품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준 마켓컬리. 마켓컬리 하면 단연고 '샛별배송'입니다. 당일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배송된다 하여 '새벽배송'으로도 혼용되죠. 신서식품에 대한 관심 증대, 가정간편식 시장의 확대, 전지현 광고효과 등의 요인도 있겠지만, 역시 마켓컬리의 성공요인은 '샛별배송'입니다. 아주 강력하고 강렬하게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도드라지면서 마켓컬리의 다른 역량은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평가가 유보된 상태입니다. ---p.157

 

이런 방식의 새로운 성공전략을 이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객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와 불닭볶음면, 이니스프리 매장의 '혼자 볼게요' 바구니, 77연승으로 팬들을 떠나게 만든 삼성 블루팡스 배구단, 고객의견으로 대박난 스타벅스의 드라이브 쓰루까지 실제 비즈니스 현장의 베타가 어떤 전략으로 발현되고 우리가 어떻게 전략을 변경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베타 전략 실행의 핵심은 ‘페어링’이라고 한다. 블루투스 기기가 여러 기기, 여러 네트워크에 손쉽게 붙었다 떨어지길 반복하듯, 완벽함이나 훌륭함 대신 스피드와 타이밍에 집중하고, 순간의 진실을 지속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매개하라'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신선한 충격을 주는 저자의 경영학적 접근 방식이었다. 기업에서 10여년쨰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나에게 또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업무를 하게 된 요즘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었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의 책을 재밌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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