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문천의 한국어 비사 - 천 년간 풀지 못한 한국어의 수수께끼
향문천 지음 / 김영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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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에 있어 중요한 언어에 초점을 두는 책이다. 사실 언어는 매우 중요한 역사의 분야인데, 그동안 역사 연구에서 조금은 소홀하게 다뤄져 있던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언어의 변천이 어느 하나로 특정되지 않고, 오랜 시간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관습적으로 변화하고,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역사적 기원이 불분명한 것도 이유일 것이고, 또 음운, 어원, 어근 등을 분석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고 흥미가 덜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국어 기원과 계통을 둘러싼 오해와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고, 역사적 사건들과 지정학적 요인이 한국어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 밝혀가는 책이다. 
언어학자 앙드레 마르티네에 따르면 언어변화의 가장 근본적인 동기는 음소적 변별, 그 다음은 언어의 경제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채에서는 언어 변화의 수많은 동기 중에서도, 언어 교류에 초점을 두고 설멸하고 있다. 
언어교류는 서로 다른 두 언어 및 방언이나 동일 언어내에서 여러 형태의 접촉에 의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이 중 외적인 언어접촉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단순히 인접지역에 둘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지리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무역,외교, 전쟁, 물질문명 교류 등의 정치적,사회적 요인도 있다. 

외적인 언어접촉은 다양한 결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는, 어떠한 집단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했다고 여겨지는 문명의 문화적 요소를 받아들이면서 자연히 그것을 가리키는 언어적 표현까지 들여오게 되는 것이다. 
전 근대의 한국어가 중국어로부터 수많은 한자어를 차용한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수평적인 통합 혹은 수직적인 종속에 의해 상호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수평적 통합의 경우, 몽골어족 언어와 튀르크족 언어가 유목 집단을 형성하면서 상호간에 대량의 어휘를 차용한 것이 적절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부족의 통합과 분리가 자주 일어났던 유목민의 삶을 그들의 언어에서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수직적인 종속의 경우는 일본제국에 병합된 조선의 언어가 35년간 일방적으로 일본어의 언어적 요소를 받아들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듯이 '언어는 강한 언어에서 약한 언어로 훌러간다' 는 일반적인 인식이 어느 정도 옳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늘 그렇지도 않는 것이 사실이다. 언어 접촉에 의해 촉발되는 언어 교루는 서로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한반도에서 바라본 언어사이의 저촉과 교류의 생생한 역사를 고대에서 근대 이후에 이르기까지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역사상 위대한 또는 강력한 민족이 있었다. 주로 동북아시아의 동북쪽 변방에서 일어난 거란족이나 여진족, 후의 만주족 청나라까지 그들은 한족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소수의 인원으로 결국 중원을 지배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들의 명성은 역사책에나 존재한다. 그들은 결국 한족과 동화되어 무엇보다 그들의 말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그들은 중국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이 책은 한국어에 얽힌 오해로 한국어는 '신라어'의 후예라는 오해, 일본어가 백제어에서 전래됐다는 믿음 등 한국어에 관한 오해를 밝히고, 대륙과 일본에 두루 미친 고대 한국어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신라 금관총의 이사금의 의미와 Korea에 얽힌 숨겨진 수수께끼를 돌아본다. 격변하는 근대에 탄생한 신문명 어휘는 누가 어게 만들어냈고 어떻게 통용되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르고 특별한 역사이야기라 할 수 있다. 

저자 향문천은 언어학을 중심으로 하는 지식 유튜버로  주요 관심 분야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거란어, 여진·만주어 등 동아시아 역사·비교언어학이다. 
문명 간 접촉, 전쟁, 교역, 조우 등 역사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언어 교류와 그로 인해 촉발되는 언어의 변화에 흥미를 느껴 동아시아 해양 표류 문학, 종교 전파가 낳은 선교 언어학, 격변하는 근대에 탄생한 번역어와 신조어, 실크로드가 피워낸 돈황학 등 ‘교류’에 초점을 두고 탐구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고 한다. 

메주와 미소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고, 거란이나  여진어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고 한다. 
특히 한반도의 주변에 있던 거란과 여진은 한국어에서 흘러간 많은 언어가 차용된 면이 많다. 
신라 왕호중 하나인 이사금의 진짜 의미를 밝혀낸 것도 흥미롭다. 그동안 이가 많은 사람이 현명하다는 다소 의아한 내용으로 알려져 있는 것을 '자비로운 지배자'라는 임금의 의미와 어울리는 단어를 찾아가는 과정 등이 재밌다. 

한국어의 기원에서부터 근대 이후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리고 관심사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었던 언어에 관한 역사적 사실부터 흥미진진한 가설과 이야기까지, 한국어사에 얽힌 크고 작은 순간들을 알려주는 새로운 인문 교양서다.
한국어 기원과 계통을 둘러싼 오해와 통념을 바로잡고, 역사적 사건들과 지정학적 요인이 한국어에 어떠한 변화를 주었는지 추적하는 책이다. 

오랜만에 새로운 지식이 머리에 쌓이는 경험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향문천의한국어비사 #김영사 #역사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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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지혜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2
월리스 와틀스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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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실천서라고 공언하면서 시작한다. 

이론이나 상상에 근거한 논문같은 책이 아닌 실천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나는 반드시 부자가 되겠다.'라는 열망이 가득한 남녀를 위한 책으로, 철학이나 마음공부는 나중에 하더라도 먼저 '부'를 얻고 싶은 사람을 위해 쓰여진 책이다. 

부자, 사실 이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가 있겠지만 나 역시 젊을 때는 그것에 대한 일종의 거부감 같은 것이 있다가, 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정당한 부의 축적과 그것의 바탕이 된 인생이 나에게도 사회에도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느낀다. 



 

이 책에 적용된 이론들은 정확하고 확실한 논리적 근거를 갖고 있다. 실패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책에 담긴 부자학을 따르는 모든 사람은 확실히 부자가 될 수 있다. 

물론 결국 실천이 중요한 것 같기는 하다. 

 

하나가 전체고 모든 것이 하나며, 하나의 실체가 물질 세계의 겉으로 보이는 많은 요소로 나타난다는 우주 일원론은 힌두교에서 유래된 이론이다. 우주 일원론은 이후 200년 동안 서서히 서구 세계의 사상으로 자리잡은 사상이라고 한다. 

모든 동양철학의 기초이자, 르네 데카르트, 바퀴흐 스피노자, 랠프 월도 에머슨 철학의 기초가 되었다. 

책에서 말하기를 이 책에 담긴 철학적 근거는 헤겔과 에머슨에게 있다고 하는데 그들의 책도 읽고 검증해보고 싶다. 

 

부자가 아니면 완전하거나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것만은 변함이 없다. 사실 이 말이 진리다. 가난을 어떻게 포장해 말해도 결국 가난으로 인해 많은 것이 해결이 안되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500만원을 벌 때랑 300만원을 벌 때랑 내 마음씀씀이도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생명의 존재 목적은 발전에 있다. 이런 모든 발전의 근저에는 자본적인 필요가 뒤따른다. 사는 동안 원하는 모든 것을 살 수 있고, 원하는 모든 것을 소유한 사람을 '부자'라고 한다. 

부자가 아닌 사람은 절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 인생의 성공이란 스스로 되고 싶은 사람이다. 그 과정에 꼭 필요한 물건들, 기회와 경험헤 쓸 시간도 필요하다.

내가 가기 싫을 떄는 일을 안 하고, 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는 자유가 바로 인간다운 삶일 것이다. 

진정한 삶이란, 인간이 육체와 정신, 그리고 영혼을 통해 발현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가감없이 온전하고 충만하게 표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요소의 불균형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갖지 못하게 만듭니다. ---p.27

 

저자는 부자가 되는 길을 과학의 길이라고 한다. 산수처럼 정확한 과학이며 학문과 같다고 한다. 특정 법칙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수학적, 결과적으로 확실하게 부자가 된다고 말한다. 

부자가 되는 것은 저축이나 근검절약의 결과도 아니고, 심지어 같은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내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이 부자가 될 기회를 뻇거나 모두 차지해서 가난한 것도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 생삲아는 건축 자재만 가지고도 지구상 모든 가정에 워싱턴 국회의사당만큼 큰 궁전을 지을 수 있고, 모든 자재가 넘쳐난다 

 

사람은 생각에 의해서 그 어떤 것도 창조해 낼 수 있다.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발명품 즉, 자동차,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AI 등은 모두 그 실체조차 없던 것을 오로지 인간의 생각에 의해서 창조해 난 것이다. 

 

* 모든 만물이 만들어지고, 우주의 공간에 스며들고, 관통하고, 채워지는 생각하는 물질이 있습니다. 

* 이 물질은 생각에 따라 형상화 될 수 있는 모든 사물을 만들어 냅니다. 

* 인간은 생각으로 사물을 형상화 할 수 없으며, 자기 생각을 그 실체에 표현함으로써 사물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p.57

 

사도 바울이 "우리 안에서 무언가 바라는 그것을 하도록 만드는 이가 신이다."라고 말한 원리가 세상 모든 원리에 작용하고 우리가 부자가 되는 것에도 작용한다. 

 

저자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 세가지 마음이 필수라고 한다.

1. 창조적이며 지적인 실체가 존재하며 그 실체로부터 모든 사물이 생성된다는 믿음입니다. 

2. 이 실체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믿음입니다. 

3. 이 실체의 주된 특성 즉, 깊고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낌으로써 자신을 실체와 연관시키려는 믿음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확고한 목적을 유지하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이 형상을 머릿속에 담고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부정성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 때 자기계발서 중에 <시크릿>이라고 원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꿈꾸는 다락방> 역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마음속이로 깊이 원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책은 결국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생각을 사용하는 것은 성고으로 가는 열쇠의 한 쪽 면이었을 뿐이다.

저자는 반드시 다른 한 편으로 행동과 감사, 현재 상태에서 맞바꿀 가치가 준비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의 최초 출간일은 1910년이다. 무려 100여 년 전 책인데 지금껏 살아남아 110여 년동안 11개 언어 1,300여회의 개정이 이뤄진 명저다. 

이 책은 부를 쌓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나 역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긍정적인 사고 그리고 그것을 위해 준비하고 행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꺠달았다. 

 

 

#불멸의지혜 #스노우폭스북스 #세기의책들20선 #천년의지혜시리즈 #자기계발 #경제경영 #자기계발서 #끌어당김

 

이 서평은 헤스티아(@hestia_hotforever)님이 모집하신 서평단에 당첨되어 스노우폭스북스출판사(@snowfoxbooks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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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설명서도 읽지 않고 인생을 살고 있다 - 자본주의 게임의 법칙
commonD(꼬몽디)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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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40대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실 언제 40대가 되었는지, 또 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언제까지 살아가야 할지 하나하나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생각도 드는 나이와 인생이다. 

나는 고향이 경북으로 어릴 때부터 돈 보다는 공부 잘해서 '입신양명'하는 것이 좋은 보람된 일이라 교육 받았고, 인생의 목표처럼 들어왔다. 

공부를 아주 잘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지방에서는 곧잘 하는 편으로 서울에 대학을 진학했고, 그때까지도 세상에 왔다간 흔적(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지금도 그 꿈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졸업할 때 즈음에는 그 평범한 직장인이 되기도 어려웠고(나는 2009년 리먼 브라더스 발 금융위기 후인 2010년에 취업했다) 그렇게 직장인이 되고 적당한 나이에 결혼하고, 조금은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서 기르다보니 돈과 시간, 삶이 주는 무게가 실감나는 나이가 되었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있지만 나는 사실 공부를 잘하거나, 시간관리, 몰입 같은 자기계발서는그래도 좀 읽은 편인데, 자산모으기, 부동산, 그리고 돈으로 성공했다고 한 사람들의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았다.  

그러다가 30대 후반이 되면서 그런 책을 완전히 멀리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돈이 전부는 아니라도 인생에서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 성공과 자산가들의 자기계발서도 읽게 됐다.

얼마전 읽은 <세이노의 가르침>같은 책, 자산 100억이 넘는 부자 인문학, 또 스노우폭스 그룹의 김승호 회장의 <돈의 속성>까지 직장인으로 돈이 주는 삶의 무게와 인생이 고비가 있을 때마다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대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왜냐면 나는 평범한 40대 대기업 직장인으로 내일도 의미가 있든 없든, 삶의 깊이를 키워주던지, 아니던지 인생에서 적당하게 살아갈 수는 있지만 결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힘들 정도의 벌이를 위해 나가야 한다. 


 

이 책 <당신은 설명서도 읽지 않고 인생을 살고 있다>를 읽으면서 동네 많은 것을 가지고, 시간적 여유까지 있는 부자 형이 그렇지 않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친절하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는지, 또는 적어도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느낌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사실 꼬몽디가 이렇게 얘기하는 삶이 수십억원의 자산가로 흔히 말하는 파이어족이 뭔가 하릴 없어서 자신보다 후배들한테 훈수를 두는 것 같은 고까운 느낌이 들 때도 분명 있다. 

사람이니까 배가 아파서, 너는 운이 좋아서 그렇지 하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 한가지 원칙이 100마디 다 당연한 말이고, 나에게는 전부 통용되지 않을 말이라고 해도 그 중 몇가지만 내것으로 받아들여서 활용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과 자세로 역시 이 책을 읽어나갔다. 

 

부루마블 게임에 대한 비교, 뭔가 확 와닿았다.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는 이야기, 모두가 처음에는 공평하게 출발했지만 한 사람이 모든 땅을 틀어쥐게 된다. 나는 타이페이, 홍콩 같은 싼 땅 밖에 없는데 상대는 서울, 뉴욕, 베를린 가지고 우주선 타고 무인도 가서 놀고 있다. 물론 이 시작에 운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주사위가 더블로 나왔거나) 또는 내가 먼저 산 땅에 상대방이 꼭 걸려서 나한테 돈이 몰리거나 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하다보면 그런것이 실력이고, 결국 마지막에는 판을 뒤엎고 다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게임은 리셋이 가능하지만 인생은 리셋이 안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불공평하고 화가 나도 계속 인생이라는 게임을 해야만 한다.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만 고르면 되는 거야.
분노한 채로 하늘에 돌을 던지면서 주저앉을지,
아니면 게임의 법칙을 배우고 본인을 위해 이 불합리한 게임을 끝까지 즐길지 말이다. 

 

노예가 되는 것은 선택지를 없애 버릴 때라는 말, 지극히 공감한다. 사실 전문직이 좋은 이유는 언제든지 절이 싫으면 그만두고 다른 절을 찾거나 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 직장인이야말로 회사 일을 굉장히 잘게 나눠서 하다보면 어느 새 여기 아니면 어디 갈 데가 없어져 버린다. 사실 그런게 서글픈 일이다. 

정말 싫은 사람과도, 회사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회사가 기울어도 여기 아니면 안되는 것이 인생이 서글퍼지는 첫번째 시작이다. 

 

또한 우리에게 돈이 필요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정부의 합법적 폭력인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나의 자산을 지켜나가는 행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세상을 살아가는 오른쪽 날개, 자본주의에서 왜 우리가 경제를 알아야 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질서에서 자본주의와 이로 인한 달러 정책, 인플레이션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비트코인과 코로나도 나온다. 

두 번째 파트는 세상을 살아가는 왼쪽 날개 정의와 도덕이다. 현대사회의 새로운 통치 수단이 된 정의와 도덕을 통해 거대한 시스템이 인간의 마음 한 편에 있는 선함이라는 것을 이용해 우리 평범한 시민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또 그러한 시스템 속에서도 우리가 어떻게 선하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부동산 스터디>에 올라온 글들을 시간 순, 또 흐름 순으로 정리해서 보여준다. 사실 읽다보면 불편한 순간도 있고, '어떻게 운이 좋았든, 또는 실력으로든 이미 가진 당신이 하는 소리'라는 생각이 들 때도 분명 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내가 채택하고 받아들일만 것을 찾아서 흡수하면 된다. 아닌 것은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려도 될 것이다. 

 

똑같은 기사를 보고도 누군가는 전세를 들어가야겠다 마음을 먹을 테고 누군가는 집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누군가는 거꾸로 뛰어가는 거고, 누군가는 앞으로 뛰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세상 모든 일은 한 가지인데 그것을 해석하고 이용하는 사람이 다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국 필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와 그 여유를 바탕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오늘의 한국사회가 너무 그렇게 되어가는 것만 같아 안타까울 때도 많다. 

머리에 지식을 채우는 것보다 돈이 있어야 대우받는 세상이고, 돈이 있어야 편해진다. 

하지만 그것이 비단 오늘의 한국사회뿐이랴, 조선시대에도 양반이 학문을 할 수 있고, 양반행세를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가산에서 나오는 항심 때문이었을 수 있고, 미국, 일본, 하다못해 명목상으로는 공산주의인 중국에서도 돈이 있어야 되고, 돈이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면 결국 그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도 맞다고 할 수 있겠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당신은설명서도읽지않고인생을살고있다 #꼬몽디 #페이지2


* Page2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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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의 보물섬이다 - 의류 수출에서 마천루까지 가는 곳마다 1등 기업을 만드는 글로벌세아 김웅기 회장의 도전경영
김웅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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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5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본금 500만원, 직원 2명으로 작은 회사를 설립한다.

사실 이 과정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하는 과정이라 크게 별다른게 없다. 여기서 나온 수많은 갈림길 중 글로벌세아의 김웅기 회장처럼 성공을 해야, 그것도 극적으로 성공을 해야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낯선 국가에서 사업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토지를 매입하고 공장 건물을 신축했다. 인종도 민족도 다른 수많은 근로자들을 채용하여 교육 시켰고, 그렇게 사업도 확장해 나갔다. 

2022년에는자산 6조원을 돌파하는 대기업 반열에 오르게 된다. 물론 의류를 제조하고 수출하는 사업 외 나산이나 태림, 쌍용건설, 전주페이퍼 등을 인수하면서 M&A를 통해 사세를 확대한 부분도 있다. 

 

김웅기 회장은 “남들이 걷고 뛸 때 나는 늘 지구 위 어딘가를 날고 있었다.”라는 비즈니스맨 같은 말로 책을 시작한다. 심지어 1년에 24일 이상을 비행기에서만 보냈다고 한다. 해외에 체류한 시간은 더 많겠지만 하늘에서만 24일을 보냈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책은 김웅기 회장이 출장길 불 꺼진 비행기 안에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자전적 경영 에세이다. 미국, 중국, 사이판,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비교적 우리 비즈니스 정서와 통하는 곳은 물론이고 과테말라, 멕시코,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같은 지구 반대편 전혀 생소한 나라도 누비고 다녔다.

 

현지 직원의 절도로 수출면허가 정지되는 일이 발생하고, 사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치안이 안전한 편이고, 일하는 사람들도 근면 성실한 편이다.

항만 노조 파업으로 모두가 발이 묶여 있을 때 과감히 전세기를 띄워 납기를 지킨 일, 나 역시 수출 대기업에서 근무하지만 모든 기업에 있어 납기는 생명과 같다. 

갱단에 납치된 법인장이 총을 맞은 채 극적으로 탈출하고, 지구 반대편 모든 것이 낯선 중남미에서 남들이 말리는 방적 공장을 지어 운영한 것 등은 한 편의 드라마로도 부족할 것 같다.

최악의 지진과 쿠데타로 폐허가 된 아이티에 학교를 짓는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모험가 정신과 도전하는 DNA'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게 플라잉맨으로 살았다. 

 

세상을 탐험하면서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자신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껴본 사람만이 기회와 가치를 알아보고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본 만큼, 아는 만큼 거둔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만난 세상에는 온통 보물이 가득했다. 나는 늘 나 자신을 낯선 곳에 데려다놓았다. 거기서 얻은 사람과 기회, 성취가 안전한 곳에서 편안함을 누리고 싶은 마음을 이겼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한다. 성공의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무엇을 하든 "선두주자가 되라"고 말한다. 선두주자는 개척자이고, 개척자는 물길을 바꿀 수 있다. 

또 기업은 필연적으로 1등만 살아남는다. 그러니 무슨 일을 하든 혼신의 힘을 다해 부동의 1등이 되어야 한다. 

그 시작은 바로 꿈을 꾸는 것이다. 희망의 꿈을 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희망의 꿈을 안고 용기있데 도전하라, 도전은 꿈과 희망을 성취하는 사다리 일 것이다. 

 

저자는 처음 건축업을 했다. 전남대 경영학과(지금도 좋지만, 저자의 시절에는 지방 국립대가 지금보다 더 명문이었고, 특히 형편이 어려운 수재들이 등록금이 싸서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많이 갔다)를 나온 것 치고는 특이한 이력의 시작이다. 

그렇게 사업을 하다가 직장생활에 대한 꿈을 안고 방적회사에 취업하게 된다. 

미국 수출을 하면서 다른 사람은 시도하지 않는 쿼터 교환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승부사 기질이 있었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의 부당한 지시에 결국 회사를 나오게 된다.

회사를 나와서 의류 수출 업계에 종사하고 있던 선배들을 만나 창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모두가 말렸다. 단 한 사람도 창업을 찬성하지 않았다.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다. 더 이상 직장생활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성공률이 희박한 사업의 성공을 저자는 꿈꾸며 시작하게 된다.

 

저자는 마포에 사무실을 얻고 여러 지인, 그리고 막냇동생의 도움을 받아 의류 사업을 시작한다. 세아교역이라는 이름은 딸들의 이름에서 따왔다. 사실 세아제강이라는 국내 매우 큰 중견 철강회사가 있는데 전혀 관련 있는 회사가 아니다.

여러 인맥을 통해 수량이 적어도 어쨋든 진행했고(사실 제조업에서 수익성이 보장 안되는 작은 물량은 매우 곤란한 어쩌면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그렇게 첫해 46만 달러의 비교적 성공적인 첫해 실적을 달성한 것 같다. 

 

나는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이 뒤로는 역시나 1980년대 후반 여러 수 많은 어려움과 불합리를 저자의 뚝심과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넘기면서 회사를 키워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의류 사업은 원가 경쟁이 중요해서 공장이 대부분 중국, 중남미, 인도네시아 등 당시로서는 우리보다는 발전이 덜 된 국가들이 많았다. 중국에서 공산당의 비호를 받으며 회사 감시 역할을 하는 이른바 '철밥통', 남미에서는 법인장 납치 사건 등 우여곡절을 넘기며 사세를 확장한다. 

 

세아상역은 과테말라에서 FOB(Free On Board, 본선인도가격) 기준 연간 2억 6,000만 달러를 수출하게 되었다. 커피 등 농산물을 포함한 과테말라 전체 수출 총액 중 무려 11%에 해당하는 금액이었고, 섬유류 수출에서는 전체의 23%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과테말라 제조업체 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것도 세아였다. 처음 진출할 당시 과테말라도 사이판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기존의 한국계 공장들은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철수하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세아가 들어오고 나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여러 바이어들이 함께 들어왔고 과테말라 생산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바이어들은 세아뿐 아니라 과테말라의 다른 공장들과도 거래를 확대해갔다. 결국 세아가 진출한 후 과테말라는 최고의 의류 수출 전성기를 맞았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수출을 늘리고 특히 유니클로의 제조 다변화에 맞춰 원단 공급 및 완제품 생산을 통해 사세를 확장한다. 

 

세아는 태림이라는 국내 제지와 포장 부문 1위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한다. 태림그룹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규모로 4개의 제지 공장과 9개의 포장 공장이 전국에 흩어져 있었다. 

국내 IMM PE에 한 번 경영권이 넘어갔던 것을 매입하는 절차였다. 경쟁자는 제지로 유명한 한솔그룹과 중국계 제지 회사, 몇몇 PE가 경쟁자였다.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대기업과 중국계 기업을 누르고 단돈 10원이라도 돈을 허투로는 쓰지 않으면서 상대편보다 많은 금액을 적어 내서 우선협상자 지위를 얻어야 했다. 

대학후배가 부회장으로 있는 미래에셋에게 주관사를 맡아달라고 했고 EY한영,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일을 해서 결국 태림을 낙찰받게 되고 경영정상화를 이루게 된다. 

그 후 2022년 마리나베이샌즈, 아틀란티스 더 로열 같은 해외 굴지의 건축물을 지어낸 바로 그 기업이다.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사세가 더욱 크게 확장된다.

 

경영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조언도 많이 들어있다. 경영자는 현재에 대한 생각 50%, 미래에 대한 생각 50%가 있어야 한다. 

경영은 인재와 범재, 둔재를 가려내는 것 부터 먼저 해야 한다. 인재는 참여감과 책임감을 먹고 자란다 같은 선배경영자의 지혜도 들려준다. 

 

코로나19를 이겨내는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수출 등이 정지되고 전세계 SCM이 무너지는 시기였다. 저자는 2020년 4월부터 잠을 이룰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6만명으로 불어난 글로벌 직원들을 오너는 책임져야 했다. 아이티 투자로 매우 고마워 한 클린턴 국무장관의 도움으로 미국 국무부와 파트너십이나 이해가 어려움을 돌파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결국 세아상역 거래선들의 오더 수주가 급감했던 시기에 대량의 면 마스크와 방호복 오더 수주로 인해 세아상역은 매출과 영업이익에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더 증가했다.

끝없는 도전만이 사람의 정신을 썩지 않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바람개비에게 바람이 없는 상황이 절망적이지만 의지를 가진 사람은 앉아서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지 않고 뛰어서라도 돌리고 만다. 매 순간 도전과 결단의 순간에 저자는 도전했고, 결단을 통해 앞으로 나아갔다. 

 

오늘날 한국사회 도전이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내고 있는 우리사회에 뜨거운 열정을 끌어올릴 이야기가 많았다. 단숨에 읽었다. 

 

#세상은나의보물섬이다 #경제경영 #사장 #기업가정신 #글로벌세아그룹 #도서리뷰 #김웅기회장 #쌤앤파커스

 

*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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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4 - 사천성편 중국 인문 기행 4
송재소 지음 / 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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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은 나에게 새로운 의미가 있는 시간이다. 먼 훗날 이 때 한 결정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리라.

나는 10여년을 넘게 일한 마케팅기획과 인사를 떠나 중화영업으로 내 진로를 급격하게 변경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지만, 나 자신이 중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 선택의 시작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몇날 며칠을 고민하던 중에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송재소 교수님의 다른 책을 읽기는 했는데 이 책은 계속 읽고 싶다, 읽고 싶다 하다가 미쳐 손을 대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사천성편인 4쳔부터 읽게 됐고, 역순으로 다시 올라가서 책을 모두 완독할 예정이다. 

 

중국, 그 엄청난 땅 넓이와 유구한 역사, 많은 인구로 인해 이야기와 문화, 먹을거리가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중국인을 대표하는 것은 차와 다양한 술, 그리고 그것을 활용해 또는 그것을 노래한 시가 있겠다. 

시리즈의 네번째 책은 사천성(쓰촨셩)이다. 사천성은 중국에서도 가장 서쪽 내륙지역이다. 

우리에게는 서촉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충칭이나 청두같은 도시들이 영화나 소설 등에서 많이 이야기 되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사천성의 매콤한 맛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매우 인기다. 

나같은 역사 덕후는 중국역사에서 유명한 한 고제 유방이 항우의 탄압을 피해 한왕으로 봉해져서 바로 이곳 촉에서 재기를 꿈꾸고 그 유명한 잔도를 자르고, 위장전술을 통해 장안으로 진격해 한나라 천하를 이룬 발판을 마련해 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 뒤 한국의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삼국지의 유비가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에 따라 익주의 유장을 밀어내고 삼국시대를 여는 땅이기도 하다. 실제 나 역시 제갈량의 무후사는 정말 인생에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조만간에 열심히 일하고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 표지는 세계 최대의 석조불상이 있는(실로 어마어마할 것 같다, 중국은 특히 세계 최대 이런 수식어가 참 많은 것 같다) 낙산대불이다. 

낙산시 서남부쪽에 위치한 낙산대불(러산다포)은 민강, 청의강, 대도하의 3강이 합치는 절벽에 조성된 높이 71미터의 거대한 미륵좌불이다. 


 

사천성은 중국 서남부의 내륙에 위치한 지역으로, 상주인구 8,374만 명(2022년 인구통계 기준)에 달하는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성(省)이다.

1997년에 우리가 중경삼림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중경(重慶, 충칭)이 직할시로 분리되기 전에는 인구가 1억명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천하의 산수가 촉(蜀, 사천성)에 모여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려한 산수가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구채구, 황룡, 대웅묘서식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고, 아미산과 낙산대불이 세계문화유산 및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사천이라는 지명은 천협사로를 줄여 부른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사천성의 서부는 험준한 산악으로 이루어진 고원 지대이고 동부는 비옥한 사천 분지인데 주민들의 주 활동 지역은 사천성 면적의 46퍼센트를 차지하는 사천분지이다. 토지가 비옥해서 에로부터 물산이 풍부했다. 

사천성은 촉한의 근거지로 매우 유명하다. 유비의 무덤(뒤에 허묘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제갈량의 사당인 무후사(한소열묘가 같이 있다)가 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나라의 사마상여, 양웅, 당나라 진자앙, 이백, 설도, 송나라의 소순, 소식, 소철 3부자가 유명하다. 

두보가 만년을 보낸 것으로도 또한 유명하다. 

현대 인물로는 혁명 원로인 주더, 양상쿤, 천이, 덩사오핑, 리펑 등이 모두 이곳 출신이다. 유명한 역사학자인 궈모뤄, 장다첸 등도 여기서 태어났다. 

물산이 풍부하다보니 요리와 명주가 발달했다. 중국인문기행의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첫번째 여행지는 성도에서 북동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광한시 교외에 위치한 삼성퇴박물관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고대 청동기 유물들이 그야말로 대량으로 발굴됐다. 

황금가면을 쓴 청동인두상이나 청동신수 등이 유명하다. 


 

특히 청동신수는 중국 고대신화에 나오는 부상나무를 나타낸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옛날 하늘에는 10개의 태양이 있었는데 천신 제준과 태양의 여신 희와의 아들이다. 어머니 희화가 10개의 태양(주로 새로 표현해서 10마리의 새가 앉아있다) 열흘에 1마리씩 수레에 태워 동쪽의 양곡에서 목욕시키고, 부상나무에 앉아 있게 하고는 서쪽의 약목 나무로 옮겼다. 

그래서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에서 진다고 한다. 

청동대 종목면구 등 문화재가 마치 오늘날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정교하고 화려하다. 

이런 인문서적을 읽다보면 이백의 유명한 <촉도난(촉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네)> 시에서

 

잠총과 어부가

나라를 연 것이 어찌 그리 아득한가 

그로부터 4만 8천년 동안

진(秦)나라 변방과 사람 왕래 없었네 

 

라는 구절에서 잠총과 어부가 누구인지, 아! 하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요즘은 시를 읽다가도 배경 지식이 없어 어려운 구절은 스마트폰을 찾으면 다 나오기는 하지만 다양한 독서를 하다보면 연결되는 부분이 많아 뒤늦게 이해할 수 있을 때 지식 습득의 쾌락을 느낀다. 

노주시에서 유명한 노주노교특국과 국교 1573에 대한 술의 유래를 보면서 술도 알고 마시면 더 맛이 느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천년고찰 보광사의 이야기와 그 속의 나한당 같은 문화유적은 어딘가에서 본적이 있는데 책으로 그 배경이나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판다의 고장도 바로 사천성이다. 용인 에버랜드의 푸바오(올해 만 4세가 되어 번식을 위해 다시 돌아간다고 한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데 그 판다의 서식자가 바로 이 곳이다. 

판다는 원래 육식동물이었는데 약 420만년 전부터 단백질의 맛을 느끼게 하는 유전자가 정지되어 그때부터 대나무로 주식을 한다. 하지만 원래 육식동물 체질이라 먹은 대나무의 20%도 채 소화를 못 시켜 끊임없이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안 먹으면 잠을 자서 에너지를 축적한다. 겨울잠을 자는 것도 그때문이다. 


 

설도의 혼이 서린 망강루 공원과 천흥대국의 중국술 이야기가 재미있다. 

 

다양한 유적을 소개하는데 나에게는 무엇보다 삼국지의 고장 성도(청두)에서 유비와 제갈량의 사당이 있는 무후사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훠궈를 먹지 않고, 무후사를 보지 않으면 성도에 온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도 관광의 1번지라 할 수 있다. 

무후사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임금과 신하를 합사한 사당이다. 

 

유비는 221년 이릉대전에서 오나라 육손에게 패배하고 그 부끄러움에 성도로 들어오지 못하고, 사천성 봉절의 백제성 영안궁에서 223년 8월 63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끝으로 붕어한다. 

그 해 8월 성도의 혜릉에 묻혔다. 하지만 혜릉은 유비의 옷가지를 넣은 허묘이고, 실제 여름에 시체를 옮겨오는데 십수일이 걸려 썩을 수 있기 때문에 백제성에 시신은 묻고 혜릉은 옷가지를 넣어 묘를 조성한 것이라는 것이다. 

유비가 죽은지 11년 뒤 234년 제갈량은 그 유명한 오장원에서 사마의와 대치하다 병사한다. 

그의 유언에 따라 정군산에 장사 지냈다. 263년 묘소 근처 면양에 무후사를 설립한다. 

제갈량은 생전에 한 승상 무향후였고, 죽어서 시호가 충무후였기에 사당을 무후사라한다. 이후 전국에 많은 무후사가 건립된다.

성도에도 4세기 초 무후사가 세워졌다. 수어지교라는 말을 낳은 유비의 사당 근처에 무후사를 세웠다. 그런데 무후사에는 참배객이 많은 반면 유비의 사당을 찾는 사람들은 적었다. 신하의 인기가 군주보다 높은 것을 안타깝게 여겨 촉 헌왕에 봉해진 주원장의 열한 번째 아들 주춘이 기존의 무후사를 없애고 제갈량 사당을 유비 사당 옆 부속건물로 옮겼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것을 무후사라 부르며 참배했다고 한다. 


 

명량천고의 이문이 있다. 유비와 같은 명군과 제갈량과 같은 양신은 천추 만대의 모범이 된다는 것이다. 유비전의 동쪽에는 관우전(황제로 추존되어 황제 복장을 하고 있다. 관우는 죽고 나서 그 이름의 무거움이 하늘과 같아져 중국에서 무성으로 추존됐도, 심지어 임진왜란시 입국한 명나라 군사들에 의해 관우묘가 우리나라에도 많다)과 서쪽에는 장비전이 있다. 

유비전 앞 긴 행랑에는 문신랑에는 방통, 간옹, 여개, 부동, 비위(원래는 비의가 맞다), 동화, 등지, 진진, 장완, 동윤, 진복, 양홍, 마량, 정기의 14인 소상이 있다. 


서쪽의 무장랑에는 조운(무장이지만 치국과 치민을 위한 건의도 많이 해서 무장이지만 문신상으로 만들었다), 손건(사실 삼국연의에서는 문신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준다), 장익, 마초, 왕평, 강유, 황충, 요화,. 상총, 부첨, 마충, 장의, 장남, 풍습의 14인이 있다고 한다. 

 

두보의 영희고적 5수중 제 5수를 소개한다.

 

제갈량 큰 이름 우주에 드리웠고

종신의 유상은 맑고도 높아라

 

천하를 삼분함에 온갖 계책 다 냏었으니

만고에 하늘 나는 봉황이로다

 

이윤이나 여상과도 백중지간이고

정해진 듯 지휘하니 소하, 조삼(조참이라고도 함) 빛을 잃네 

 

시운에 따라 한실 회복 끝내 어려웠으나

뜻을 굳혀 몸 바쳐 군무에 골몰했네 

 

제갈량 사당에는 그의 아들 제갈첨과 손자 제갈상이 있다. 제갈첨은 제갈량이 47세에 얻은 아들이다. 사실 제갈량의 가르침을 제대로는 받지 못했으나, 그 재주가 매우 뛰어났다고 한다. 제갈씨가 모두 출중하여 제갈량의 형은 제갈근의 아들 제갈각은 오나라의 승상이 되어 정권을 좌지우지 한다.

제갈첨 부자는 모두 위나라와 면죽 전투에서 전사했는데 제갈첨은 37세, 제갈상은 19세였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무후사의 제갈량이 더욱 높아졌을 수 있다. 후손까지도 촉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뛰어났는데, 자식교육까지 잘 시킨 최고의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조상을 욕보이지 않은 바른 아들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이기도 하다.

제갈량의 출사표는 당대 최고의 명문으로 제갈량은 사실 권세적인 면으로 봐서 왕위찬탈을 충분히 해도 되는 역량과 위치에 있었지만 그는 유비의 아들 유선을 위해 평생 몸바쳐 일하고, 수많은 군무를 매우 현명하게 처리한 행정의 달인이었고, 자신에게 추상같이 엄격한 인재중의 인재였다. 

 

<출사표>의 마지막인 

신은 은혜를 받은 감격을 이기지 못한지라 이제 멀리 떠남에 표를 올리려니 눈물이 앞을 가려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라는 명문은 표문의 꽃으로 일컬어진다. 

소동파는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반드시 불충한 자라고까지 했다. 


 

오량액(우량예) 술은 나도 중국 8대 명주로 잘 알고 있다. 고량(수수), 쌀, 찹쌀, 밀, 옥수수 다섯가지 곡물을 원료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원래는 잡량액이었는 것을 개칭했다고 한다. 술의 비법 전달단계가 재미있다. 

다만, 나도 느끼는 거지만 저자가 지적한 블렌딩 수준이 서양 위스키처럼 완전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조금은 그때그때 맛이 다른 점이 있다. 

 

특히 중국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아미산, 우리나라에도 트로트같은 노래가 있었는데, 그 절경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전촉의 왕건, 소씨 삼부자와 삼소사 박물관, 소동파의 이야기가 재ㅑ미있다. 

중국의 보이차 이야기가 전문가의 이야기를 끝으로 4권은 끝을 맺는다.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고, 또 미리 그 지역의 인문, 유적, 물산, 음식, 술과 차 등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여행이라 할 수 있다. 이 책 한권이면 중국을 여행하는데 더할 나위 없다. 

매우 유용한 책이었고, 중국 사람들과 비즈니스에 앞서 스몰톡을 하기 좋은 내용도 많다. 

이 책에서 나온 무후사와 낙산사는 꼭 한 번 가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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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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