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보희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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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밸리의 전작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오프라인 서점에 1시간 정도씩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펼쳐들고 읽었다. 반정도 읽다가 그 뒤 한동안 육아에 지쳐 오프라인 서점을 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 나머지 반의 내용이 궁금한데...반이나 읽었는데 책을 사야하나, 아니면 시간 날떄마다 오프라인 서점을 들려서 책을 봐야하나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책덕인 나는 아마도 반이나 읽었지만 그 책을 사서 나머지 부분을 읽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던 찰나에 카를로 로밸리의 신작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을 만났다. 

 


 

이 책은 저자의 어린시절 볼로냐에서 태어나 자란 것에서부터 대학생일 때 호기심을 가졌던 ‘양자중력’에 관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20세기 과학연구의 핵심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양자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은 시공간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서로 양립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관과 사고방식이 달랐고, 이들을 동시에 포괄하는 통합이론은 불가능해 보일 정도였다.

카를로 로벨리는 이 문제의 해결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끈이론을 대신할 새로운 루프양자중력이론을 수립하는 것에 자신의 연구시간을 바쳤다. 

양자중력이라는 도전의 길 위에서 다양한 학자들과의 만남, 새로운 물리학 이론을 만들어내는 산고의 과정을 겪으며, 그는 시공간에 관한 본질적인 질문들을 해결해야만 했다.

우주는 결코 인간의 시계 속에 살지 않는다는 사실과 시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을 찾아가면서, 그는 ‘시간 없이’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물리학의 해법을 찾게 된다.

 

카를로 로밸리는 과감히 말한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개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우주는 시간과 공간이 없는 그야 말로 우주다. 우리 인간의 사고로 그것을 해결하고 풀려고 하니까 자꾸 오류를 범하게 되고 진리에서 멀어지게 된다. 

 

저자는 이탈리아 태생의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이다. 양자이론과 중력이론을 결합한 ‘루프양자중력’이라는 개념으로 블랙홀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다.

1981년 볼로냐대학에서 물리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1986년 파도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프랑스 엑스마루세이유 대학교 이론 물리학센터 교수이자 프랑스 대학 연구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이탈리아 원어를 번역했다는 점이 또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감수는 서울시립대 과학철학을 가르치는 이중원 교수님이 맡았다. 

 

우리의 세계는 양립 불가능한 두 이론을 모두 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정도로 작은 규모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자연에도 존재한다. 우주 대폭발 때에도 존재했을 것이며, 블랙홀 근처에도 존재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을 이해하려면 이 규모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이론을 연결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임무가 ‘양자중력’의 핵심 문제이다.

이것은 분명 어려운 문제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학부 마지막 해에, 나는 20대의 젊은 패기로 이 문제를 내 인생을 바칠 도전 과제로 삼기로 결심했다. 시간, 공간 등 기본적인 개념들을 연구할 수 있고 무엇보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처럼 보인다는 점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에는 이 문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교수님들도 ‘막다른 길이나 다름없다’, ‘일자리를 절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주제를 연구해서 튼튼한 연구팀에 들어가라’는 등의 조언을 하며 나를 강하게 만류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조언은 청춘의 즐거운 고집을 더욱 굳건하게 해줄 따름이었다.

 

카를로 로벨리는 말한다. 우주에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공간이나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공간은 알갱이화된 중력장들의 연결망이고, 시간은 사건과 사건 간의 관계일 뿐인 것이라고 말이다.

이는 우리의 인식으로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들고, 여러 가지 강력한 궁금증이 생긴다.
정말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우주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또 무엇이며, 미래를 왜 준비해야 하는지도 말이다. 

 

그동안 물리학 이론의 토대가 되어온 기존의 공간과 시간 개념의 문제는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는 데 왜 루프 개념이 필요한지, 루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루프 이론이 추측하는 공간과 시간의 이미지는 무엇인지, 루프 이론이 어떻게 중력의 양자효과를 설명하는지, 특히 초기 우주의 대폭발과 블랙홀 내부에서의 운동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등의 문제를 놓고 결국 우주에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이끌어나간다. 

 

카를로 로밸리의 루프양자중력이론에 따르면 우주에는 우리가 알고 있던 공간이나 시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공간은 알갱이화된 중력장들의 연결망이고, 시간은 사건과 사건 간의 관계일 뿐이라고 말이다. 

 

이번 책 역시 수식 없이 이해 가능하며 쉽고 간결하게 잘 읽힌다.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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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간 -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김태유.김연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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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럭만큼도 병통이 들지 않은 곳이 없는 바 지금이라도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다. - 다산 정약용, <경세유표>의 서문 '방례초본'중에서

 

책은 다산 정약용의 이 말로 시작한다. 

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0년 전에 이렇게 다산이 기술했고, 전혀 고치지 않은 조선은 100년 뒤 망했다. 그런데 2021년 (다산의 귀양 시기는 1801년 ~ 1818년까지 햇수로 18년간의 귀양살이를 했다) 다산의 경고한지 200년이 지난 지금도 나라는 여전히 터럭만큼도 병통이 들지 않은 곳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정부대로 갈피를 못 잡는다. 사회는 양극화되어 있다. 부동산은 자고 나면 한 때 1억씩 올랐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서민은 서울 아파트를 꿈도 못 꾼다. 국민들 윤리의식은 중국을 욕하지만 우리 속에 과연 그런 마인드와 근성, 생리는 없는지 나 자신부터 반성해 본다. 

젠더, 빈부, 노소, 세대 등 어느 하나 갈등이 없는 곳이 없다. 


 

저자 김태유 교수는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제학 석사, 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자원공학과와 산업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신성장동력산업의 지정과 육성, 이공계 공직진출, 과학기술부총리 제도 신설, 기술혁신본부의 설치, 이공계 박사 5급 특채 등의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도 없던 시대에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을 예견하고 준비하자고 역설했다고 한다. 

하지만 급진적 정책으로 특히 이공계 박사 5급 특채는 당시 엄청난 반대와 국정감사를 통해 꽤나 유명해졌다. 

특히 이공계 박사 5급 특채같은 제도는 보수적이고 정통성을 중시하는 한국 공직사회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제도였을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마치 정암 조광조의 현량과 도입과 같은 그런 파격적인 개혁이라고 자평했다.  

 

이 책은 먼저 산업혁명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세상이 어떻게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뉘었는지를 설명한다. 감속하던 농업사회에서 가속하는 산업사회로, 가속사회에서 더 빠르게 가속하는 지식기반사회로 접어든 지금, 세상은 아톰의 시대에서 비트의 시대로, 북극성의 시대에서 은하수의 시대로 변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어떻게 하면 글로벌 패권국이 될 수 있을까를 역설하고 있다. 

결국 1년만에 낙마해서 야인으로 돌아갔다. 물론 그 뒤 다른 정부 요직을 제안 받았으나 사양하고 다시 공부를 했다. 율곡이나 퇴계가 조광조의 그 개혁에 대해서는 높이 추숭했으나, 그의 학문이 무르익기 전에 출사해서 너무 급진적으로 개혁을 추진한 것을 비판한 것처럼 저자 역시 그런 마음으로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 결과 내놓은 책이 바로 패권국가의 비밀과 바로 이 책 한국의 시간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한 충심에서 이 책을 저술했다. 제도혁신 없이 신기술에만 매달리는 태도는 100년 전에 산업혁명에 실패한 중국의 양무운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코로나 19로 인한 Digital transformation 등 엄청난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기회를 선점하는 나라가 미래의 패권국가가 될 수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동북아의 1차 산업혁명이 중국, 일본, 조선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장에서는 뒤늦게 1차 산업에 성공했던, 그러나 극약처방으로밖에 성공할 수 없었던 '한강의 기적' 비밀 3가지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선발 산업국이 어떻게 선진국이 될 수 있었는지, 후발 산업국은 어떻게 해야 선진국을 추격할 수 있는지를 국가 발전원리를 통해 짚어보고 있다. 

4장에서는 2차 대분기라는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는데도, 문명사적 무지의 소치로 4차 산업혁명이 지연되고 있음에, 그 오해와 진실이 무엇인지 중점 조명하고 있다.

마지막 5,6장은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하면서 대한민국이 성공하기 위한 3가지 비책으로 규제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정부혁신, 이모작 사회로 적재적소에 인재를 공급하는 사회혁신, 그리고 북극항로 진출과 한러 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대외 혁신이다. 


적절한 통계 Data와 도표 등으로 쉽게 잘 설명해 주는 책이다. 

 

산업사회에서 산업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제조업을 의미하며 아톰 인더스트리라고도 한다. 다가올 지식기반사회는 현대 산업사회에,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산업 혹은 비트 인더스트리가 추가된 사회다.

비트 인더스트리는 산업사회의 아톰 인더스트리를 자동화, 로봇화, 인공지능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더 높이는 역할을 한다.

비트 인더스트리는 정보 네트워크 산업처럼 생산함수가 체증하는 새로운 독립된 산업으로 등장한다. 생산성이 높아진 아톰 인더스트리에 새로 비트 인더스트리가 추가된 지식기반사회는 가속하는 산업사회보다 경제성장 속도가 한층 더 빠른 ‘더 빨리 가속하는 사회’가 오고 있다. 준비해야 한다. 아니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 

 

미래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이나 일선 마케터, 경영전략 담당자는 먼 미래의 한 수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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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김삼환 지음, 강석환 사진 / 마음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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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기억이 있다. 사람들마다 작든, 또는 정말 가까운 사람으로 크나큰 아픔을 겪었을 수도 있는 그런 이별의 순간이 있다. 

하다못해 대학시절 연애하다 헤어진 연인을 생각해도 세월이 많이(또는 짧게) 지난 지금도 먹먹해질 때가 있다. 

삶에 지쳐, 또 지금은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문득 내 인생의 추억을 돌이켜 볼 떄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물며 저자처럼 반평생을 함께 살아간 아내와의 이별이라니...

저자는 여행을 가던 중에 의식없이 쓰러진 아내를 이별의 준비도 없이 영영 떠나보냈다. 꽤 금슬이 좋은 부부 같았는데 사실 아프다가 또는 준비할 시간없이 이별을 맞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나 역시 부모님의 아들, 그리고 남편과 아버지, 또 가장으로서 또 누군가의 친구로 그렇게 여러 지위로 인생을 살아간다.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한 직장인으로 누군가의 아들, 남편, 아버지로 살아온 한 남자의 평범한 인생이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인생은 아내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외환은행 지점장을 지낸 후 은퇴한 저자는 1991년 한국시조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사람들의 마음을 만지는 글을 써온 시인이다. 

 

아내와 사별 후 아내와 같이 가자고 다짐했던 국제봉사를 위해 그는 떠났고, 걷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슬픔의 순간을 지내 온 방법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나라인 우즈베키스탄의 사막도시 누쿠스로 떠난 저자는 코이카KOICA 국제봉사단으로서 카라칼파크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 그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을 통해 인생의 꿈을 노래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청춘들을 통해 살아갈 힘 또는 버티는 방법을 배웠다. 


 

남편은 아내의 치아 세 개를 수습한 후 3일 지나면 어딘가에 묻자고 결심했으나 3일이 지났을 때 묻지 못한다. 49일이 지나도, 어느덧 1주기에 이르러도 그의 상의 안주머니에는 여전히 아내의 치아 세 개가 있었다. 우즈벡으로의 출국을 이틀 앞두고서야 그동안 한 몸이 되어 지내던 치아 세 개를 마침내 아내와 자신이 모두 좋아하던 특별한 장소에 묻고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먹먹했다. 

 

사람마다 이별과 슬픔을 견디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저자는 걷고, 떠나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며 슬픔을 견뎌냈다. 

사람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늘 이별과 헤어짐의 순간을 준비해야 한다. 

사실 그런 순간을 생각하기조차 두렵다.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지만, 저자의 유려한 글쓰기에 잘 읽힌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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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무슨 일이? -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 김여진 옮김 / 올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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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성 세살배기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쌍둥이 중 남자 아이가 책을 엄청 좋아한다. 

마치 어릴 때의 나를 보는 것 같다.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지금껏 독서가 제일 취미요, 삶의 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기존의 그림책, 동화책과는 조금 다르다. 일단 무섭게 보인다. 늑대가 사실적으로 무섭게 보인다. 



 

그렇다고 허투루 그린 그저그런 동화책은 아니다. 2021년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으로 창살 속에서 늑대와 할머니(실제로는 마녀)가 보인다. 

유명한 늑대와 할머니가 나오는 Little red riding hood 의 변주곡 같은 느낌도 든다. 

창문으로 이빨이 날카롭고 눈이 부리부리한 늑대가 보인다.

혀까지 날름거리고 있다. 혹시 할머니와 빨간 망토를 잡아먹은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다. 

난로에 보글보글 물이 끓고 있는 따뜻한 방에서 빨간 망토 이야기 책을 읽는 늑대가 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밖에서 다른 사람이 보는 모습과(혹은 상상하는 모습과) 실제 안의 모습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정원이 딸린 아름다운 집에 창문으로 맘씨 좋은 할머니가 보인다.

하지만 실제는 손님들을 쥐와 바퀴벌레로 둔갑시키는 으스스한 마녀였다.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게 아니라, 창 너머 보이는 풍경의 일부를 보면서 집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추측하고 상상하도록 해주는 책이다. 

무시무시한 짐승이 보인다.

하지만 실제는 곰 아저씨가 냉장고를 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선입견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을 일러스트레이트를 통해서 알려주는 것이다. 

사소한 소품, 동물의 표정 하나하나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문밖으로 삐져나온 뱀의 꼬리에 감긴 붕대, 거꾸로 쓰인 현관의 숫자와 입맛을 다시고 있는 고양이 등 이 모든 것들이 집 안의 '진짜'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다.

이 그림의 반전은 무엇일까? 너무 많이 보여주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답은 함께 넣지 않는다. 엄청난 반전이 있다. 

 

저자 카테리나 고렐리크는 러시아 태생으로 2015년부터 아이들을 위한 그림 책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술과 법학을 전공해서 그림그리는 변호사다. 두아이의 엄마로 모스크바에 살고 있다. 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하지만 책 전반에 퍼진 조금은 무서운 분위기가 조금은 접근성이 떨어지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 같이 있는 딸아이는 무섭다고 책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했다. 

 

* 올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아이와 함께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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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질병을 찾아내는 책 - 1분 자가진단 테스트
시미즈 키미야 지음, 장은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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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도근시다. 어느 정도로 눈이 나쁘냐고 하면 안경을 낄 때와 렌즈를 낄 때 알아보지 못한 사람도 있었고, 안경알은 4번을 압축했는데도 두껍다(심지어 기술이 안 좋을 때는 유리렌즈를 하고 다닐때도 있어서 축구하다가 실명위기를 넘긴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라식수술이 안됐다. 요즘은 군대에 갈 수 있지만 나는 현역으로 군대를 갈 수도 없을만큼 눈이 나쁘다. 

맨날 두꺼운 안경을 끼고, 결혼식이나 결혼 전 소개팅 때 등에는 항상 렌즈를 끼고 갔고, 대학시절 친구집에서 갑작스레 잘 때면 렌즈 빼는 도구를 가져가던지 아니면 사야했다.

공부할 때도 눈의 피로가 쉽게 와서 너무 힘들었다. 핑계이지만 눈이 좋았으면 대학 Level이 두등급 정도는 더 높았으리라. 

 

최근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적으로 눈 관련 질환을 앓는 사람은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모든 작업은 컴퓨터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눈의 노화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는데, 빠르면 30대 후반부터 나타난다고 한다.

나 역시 하루종일 컴퓨터 스마트폰을 봐서 사실 눈이 힘든 부분도 많다. 



이 책을 처음 받고 나한테 주는 선물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고도근시라 백내장이나 녹내장 위험도도 다른 사람들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녹내장, 백내장, 노인황반변성, 망막 열공 및 망막 박리, 안구건조증, 노안 등에 대한 자가 진단 및 예방법 그리고 간단한 진료법 등을 알려준다. 

물론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처럼 이 책으로 조금만 의심스럽더라도 병원으로 달려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실 우리 몸의 건강이 10냥이라면 눈이 9냥이라고 했다. 미각, 후각, 촉각 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각이 중요하다는 것이 동의한다. 

 

백내장은 40대부터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80대를 넘으면 발병률이 100%라고 한다. 

노안 증상 역시 빠르면 30대 후반부터 온다고 한다. 

 

책에서는 자가 진단 테스트뿐만 아니라 안질환이 생기는 원리와 원인, 치료법까지 쉽고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자신의 안질환이 어떻게 생겨났고, 안질환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면 애초에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고, 안과에 방문했을 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책은 첫번쨰 녹내장부터 시작한다. 사실 백내장은 간단한 수술로 혼탁한 수정체만 바꿔주면 되지만 녹내장은 걸리면 언젠가는 시력을 잃을 수도 있기에 그것을 늦추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녹내장은 무엇보다 안압상승 정도를 제외하면 초기 증상이 없어서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특히 가족력 등이 있으면 정기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음은 백내장이다. 백내장은 사실 워낙 흔한 질병이고, 그 진료법도 비교적 간단한 편이라 자신의 상태를 잘 지켜보면서 조치를 취하면 된다. 

 

요즘 들어 무섭다고 느끼는 병이 바로 노인 황반변성이다. 부모님도 걱정되고 말이다. 

노인 황반변성은 노화가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유전적 소인이나 고혈압, 비만, 흡연 등 생활습관 등과 관련도 깊어서 세심한 관리 관찰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안구건조증과 눈꺼풀 처짐, 노안 등에 대해서 자가진단테스트와 의사의 진료보다 자세한 설명 등으로 선택을 돕고 있다. 


 

이 책 <눈의 질병을 찾아내는 책>을 통해 하루 1분 정도만 투자해서 녹내장, 백내장, 망막 박리, 황반변성처럼 대표적인 안질환들을 조기에 발견해내자.

저자는 일본 의학박사이자 일본 내 백내장 수술의 선구자인 시미즈 키미야 박사가 고안해낸 1분 자가진단 테스트’에는 눈의 증상을 통해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리스트와 직접 보면서 눈의 상태를 파악하는 시트들이 함께 수록되어 진단 및 병원 방문시 증상 말하기 등을 도와준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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