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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간 -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김태유.김연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평점 :
터럭만큼도 병통이 들지 않은 곳이 없는 바 지금이라도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다. - 다산 정약용, <경세유표>의 서문 '방례초본'중에서
책은 다산 정약용의 이 말로 시작한다.
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0년 전에 이렇게 다산이 기술했고, 전혀 고치지 않은 조선은 100년 뒤 망했다. 그런데 2021년 (다산의 귀양 시기는 1801년 ~ 1818년까지 햇수로 18년간의 귀양살이를 했다) 다산의 경고한지 200년이 지난 지금도 나라는 여전히 터럭만큼도 병통이 들지 않은 곳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정부대로 갈피를 못 잡는다. 사회는 양극화되어 있다. 부동산은 자고 나면 한 때 1억씩 올랐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서민은 서울 아파트를 꿈도 못 꾼다. 국민들 윤리의식은 중국을 욕하지만 우리 속에 과연 그런 마인드와 근성, 생리는 없는지 나 자신부터 반성해 본다.
젠더, 빈부, 노소, 세대 등 어느 하나 갈등이 없는 곳이 없다.
저자 김태유 교수는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제학 석사, 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자원공학과와 산업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신성장동력산업의 지정과 육성, 이공계 공직진출, 과학기술부총리 제도 신설, 기술혁신본부의 설치, 이공계 박사 5급 특채 등의 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도 없던 시대에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을 예견하고 준비하자고 역설했다고 한다.
하지만 급진적 정책으로 특히 이공계 박사 5급 특채는 당시 엄청난 반대와 국정감사를 통해 꽤나 유명해졌다.
특히 이공계 박사 5급 특채같은 제도는 보수적이고 정통성을 중시하는 한국 공직사회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제도였을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마치 정암 조광조의 현량과 도입과 같은 그런 파격적인 개혁이라고 자평했다.
이 책은 먼저 산업혁명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세상이 어떻게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뉘었는지를 설명한다. 감속하던 농업사회에서 가속하는 산업사회로, 가속사회에서 더 빠르게 가속하는 지식기반사회로 접어든 지금, 세상은 아톰의 시대에서 비트의 시대로, 북극성의 시대에서 은하수의 시대로 변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가? 어떻게 하면 글로벌 패권국이 될 수 있을까를 역설하고 있다.
결국 1년만에 낙마해서 야인으로 돌아갔다. 물론 그 뒤 다른 정부 요직을 제안 받았으나 사양하고 다시 공부를 했다. 율곡이나 퇴계가 조광조의 그 개혁에 대해서는 높이 추숭했으나, 그의 학문이 무르익기 전에 출사해서 너무 급진적으로 개혁을 추진한 것을 비판한 것처럼 저자 역시 그런 마음으로 공부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 결과 내놓은 책이 바로 패권국가의 비밀과 바로 이 책 한국의 시간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한 충심에서 이 책을 저술했다. 제도혁신 없이 신기술에만 매달리는 태도는 100년 전에 산업혁명에 실패한 중국의 양무운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코로나 19로 인한 Digital transformation 등 엄청난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기회를 선점하는 나라가 미래의 패권국가가 될 수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동북아의 1차 산업혁명이 중국, 일본, 조선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장에서는 뒤늦게 1차 산업에 성공했던, 그러나 극약처방으로밖에 성공할 수 없었던 '한강의 기적' 비밀 3가지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선발 산업국이 어떻게 선진국이 될 수 있었는지, 후발 산업국은 어떻게 해야 선진국을 추격할 수 있는지를 국가 발전원리를 통해 짚어보고 있다.
4장에서는 2차 대분기라는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는데도, 문명사적 무지의 소치로 4차 산업혁명이 지연되고 있음에, 그 오해와 진실이 무엇인지 중점 조명하고 있다.
마지막 5,6장은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하면서 대한민국이 성공하기 위한 3가지 비책으로 규제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정부혁신, 이모작 사회로 적재적소에 인재를 공급하는 사회혁신, 그리고 북극항로 진출과 한러 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대외 혁신이다.
적절한 통계 Data와 도표 등으로 쉽게 잘 설명해 주는 책이다.
산업사회에서 산업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제조업을 의미하며 아톰 인더스트리라고도 한다. 다가올 지식기반사회는 현대 산업사회에,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산업 혹은 비트 인더스트리가 추가된 사회다.
비트 인더스트리는 산업사회의 아톰 인더스트리를 자동화, 로봇화, 인공지능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더 높이는 역할을 한다.
비트 인더스트리는 정보 네트워크 산업처럼 생산함수가 체증하는 새로운 독립된 산업으로 등장한다. 생산성이 높아진 아톰 인더스트리에 새로 비트 인더스트리가 추가된 지식기반사회는 가속하는 산업사회보다 경제성장 속도가 한층 더 빠른 ‘더 빨리 가속하는 사회’가 오고 있다. 준비해야 한다. 아니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
미래로 건너가기 위한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이나 일선 마케터, 경영전략 담당자는 먼 미래의 한 수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