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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노 요코식 공감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사노 요코'라는 작가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다. 외국 작가의 책은 이름을 다 기억하면서 책을 읽지 않는다. 내용을 보고 내요잉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기 위해 이름을 유심히 보기도 한다. 그런데 사노 요코라는 작가는 에세이나 소설보다 그림책으로 먼저 알고 있었다. '내 모자'나 '100만 번 산 고양이'라는 그림책을 이미 읽고 좋아했던 작가였다. 그런 작가의 지난 이야기와 경험이 담긴 에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를 읽게 되었다.
이 책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는 작가가 쓴 에세이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작가가 느낀 이야기들이다. 어렸을 때 병으로 죽은 오빠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어릴 때 옆집에 살았던 히로 짱과 매일 말다툼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놀았던 이야기, 베이징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일본으로 돌아올 때의 그 기분, 10대 시절 여학교를 다니면서 짝사랑하던 유부남 선생님에 대한 호기심, 결혼해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았지만 남편의 간곡한 부탁으로 어렵게 임신하고 출산한 이야기 등등 작가에게도 많이 사적인 이야기일 듯 싶다. 이런 이야기들이 과하지 않게 짧게짧게 쓰여 있어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그 중에 꿈에 관한 말이 참 기억에 남는다.
''꿈'이란 무엇일까? '꿈'이란 아이가 어른이 될 때의 통과의례 같은 걸까? 꿈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 깨진 꿈을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거부하느냐가 성숙으로 가는 길인지도 모른다.(p.39)'라는 부분이 꿈과 인생,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과 답 같았다.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의 작가 사노 요코는 2010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 게다가 이 책 <아니라고 말하는게 뭐가 어때서>에 실린 글들도 대부분 1980년대에 쓰여진 글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세대차이를 느끼거나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시간과 세대를 떠나 모든 연령과 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언젠가 지인에게 작가 사노 요코의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추천받았었는데 그림책도 추천하지만 그림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저자극과 느림을 느낄 수 있는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의 공감 에세이도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