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준비생의 도쿄'란 책으로부터 옮긴다. 무라카미 류의 글이 인용되어 있다. 업이건 취미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너무나 좋아해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몰두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면, 젊은이들은 그것을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일로 삼는 프로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무라카미 류의 저서 《무취미의 권유》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무취미의 권유》는 취미가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몰두하고 싶은 일을 깊게 파고들어 업業으로 삼을 만큼 전문가가 되라는 뜻입니다. 취미에 그친다면 시간을 세련되게 보낼 순 있어도 삶을 요동치게 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그가 휴식은 권장하지만, 취미는 권장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취미는 취향으로, 취향은 개인의 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취향은 그 분야에 대한 애착을 갖게 하고, 고민의 깊이를 더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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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프루스트'에 실린 불문학자 김주원의 '프루스트에게 피아노에 대해 배운 것'로부터 옮긴다. 저자소개란에 피아니스트라고도 적혀 있다.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얼마 전에 돌아가신 본인의 외할머니를 화두 삼아 아래와 같이 썼다.

La Plage de Cabourg 1910 By René-Xavier Prinet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76976&cid=46702&categoryId=46753 (오르세 미술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온 발베크 해변의 밑그림이 된 카부르는 노르망디 지방의 칼바도스 주에 위치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Cabourg


'프루스트 멜로디'란 책을 발견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접어들 무렵, 소설의 주인공 또한 외할머니를 여읜다. 다만 슬픔은 두세 계절 뒤에 찾아온다. 상실을 실감하지 못한 주인공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교계 살롱을 기웃거리다 발베크 해변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도착해서 호텔에 짐을 푸는 순간, 몇 해 전 할머니를 모시고 처음 그곳에 도착했을 때가 떠오른다. (중략) 뒤늦게 애도의 감정이 밀려들고, 모든 것이 공허한 휴양지에서 주인공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방으로 다시 올라온다.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

주인공이 할머니와 함께 처음으로 발베크 호텔에 머물렀을 때, 둘은 얇은 칸막이벽을 사이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다. 몸이 약한 손자에 대해 염려가 많았던 할머니는 혹시나 필요한 일이 있으면 벽을 두드려서 연락하라고 당부한다. 주인공이 시험 삼아 벽을 두드리자, 금방 그곳으로 가겠다고 일러주는 듯한 침착한 노크 소리가 되돌아온다.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발베크로 돌아와 슬픔에 젖어 있던 날, 주인공은 호텔 방의 칸막이벽을 보며 생각한다. 저 벽은 할머니가 연주했을지도 모르는, 그래서 할머니의 터치로 아직도 진동하고 있을지 모르는 피아노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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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문장들'(최미경 편역)의 연보로부터 옮긴다.

Marcel Proust @ Pére Lachaise By Thomas Oboe Lee



cf. '프루스트의 살롱음악'은 2021년에 프루스트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음반이다.







1871년 7월 10일, 파리 16구 오퇴유의 라퐁텐가에 있는 외종조부 집에서 파리대학교 의학부 교수이던 프랑스인 아버지 아드리앵 프루스트(37세)와 부유한 집안 출신의 유대인 어머니 잔 베유(22세)의 장남으로 태어난다. 가족은 파리 8구 루아가 8번지에 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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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7월 10일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생일이다. 축하해, 마르셀. 친구처럼 이렇게 말해보자. 


올해 출간된 여러 명의 저자가 함께 한 '나의 프루스트 - 삶의 슬픔과 희열, 위로와 예술을 알려준 우리들의 프루스트를 찾아서'의 첫 글 '길이를 화두 삼아'는 영문학자 봉준수가 썼다. 봉준호 감독의 형이라고.

사진: Unsplash의All Bong


* 마르셀 프루스트 패딩 크로스백의 색깔은 초록이다. 






프루스트의 소설 속으로 뛰어드는 것은 실로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어디를 펼쳐 읽어도 궁극적으로 설화자의 내면을 부각시키는 프루스트의 문체—이 소설의 ‘우주’ 그 자체이기도 한—에 휩쓸려 정신 없이 둥둥 떠내려가게 된다는 사실을 곱씹어볼 만하다.

프루스트의 1인칭 설화자는 조이스의 『율리시즈』의 설화자, T. 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의 종잡을 수 없는 화자와 마찬가지로 텍스트를 통하여 구축되는 불안정한 ‘주체’의 좋은 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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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 '체호프 희곡선'(박현섭 역) 해설로부터 옮긴다. 체호프의 희곡 '숲의 정령(또는 '숲의 수호신')' 내용과 결말이 누설된다.

체호프(1889) By V. Chekhovskii, Moscow (위키미디어커먼즈) cf. '숲의 정령'은 1890년 작이다.






「바냐 삼촌」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7년 전의 희곡 「숲의 정령」은 주요 등장인물, 줄거리의 얼개, 중요한 대사들이 「바냐 삼촌」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중요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결정적인 것은 「숲의 정령」에서 바냐가 세레브랴코프와의 갈등 끝에 총으로 자살한다는 점, 그리고 「바냐 삼촌」의 아스트로프에 해당되는 인물인 흐루쇼프가 극의 대단원에서 평소에 연모하던 바냐의 조카 소냐와 사랑을 이룬다는 점이다. 개작 과정에서 생겨난 이 차이점은 체호프가 의도적으로 등장인물들의 행동 양상을 왜곡시켰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요컨대 체호프는 「바냐 삼촌」에서 사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를 결여한 행동들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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