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8월8일은 국제 고양이의 날! 요새 너무 더워서 고양이들 고생이 많겠다. 고양이가 주제인 우리 나라 작가들의 소설집 '공공연한 고양이' 중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자인 김멜라 작가가 쓴 '유메노유메'를 읽었다. 작품 속 고양이의 이름이 '유메', 일본어로 뜻은 꿈.


https://v.daum.net/v/20091202215014164 이세신궁과 오카게요코초




사진: UnsplashHumberto Arellano


김멜라의 신작도 담아둔다.






나고야로 유학 와 내 이름을 닮은 ‘미에’라는 도시에서 혼자 산 지 10년. 원하던 대학을 졸업하고 약사가 되는 꿈을 이뤘지만 나는 나이 들어가는 유메를 지켜보며 걱정이 커져갔다. 내 유일한 가족인 유메가 병이 들어 일찍 죽어버리면 어쩌나. 약국에 손님이 없을 때면 나는 제조실 구석에 앉아 유메의 남은 수명을 헤아려보곤 했다. 지난해 겨울 이세신궁에 갔을 때도 약국 동료인 마쓰모토가 시바켄 주리와 함께 오카게요코초를 구경하는 걸 보고 나도 유메와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도미니크 빵집은 새끼였던 내가 처음 발견된 곳이다. 빵집 주인이었던 프랑스인 피에르는 주차장 풀숲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해 병원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뒤 빵집 손님이었던 캐나다인 조셉이 나를 데려갔고 조셉은 학생이었던 미애에게 나를 맡겼다.

미애는 크루아상을 먹으며 새끼 때 내가 얼마나 까맣고 말랐었는지 얘기했다. 자기가 고양이를 키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고 그때 나를 맡겠다고 손을 든 건 조셉이 불쌍해서였다고.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아 점점 어두워지는 조셉의 표정을 보며 미애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고 했다.

"아마 넌 바닷가에 사는 고양이였을 거야. 빵집에서 바다가 가깝거든. 거기 고양이들이 많이 살더라고. 이따 바다에 가볼래? 네 엄마나 가족이 있을지 모르잖아."

미애는 내 마음을 하나도 몰랐다. 나는 새끼 시절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겐 한 번도 엄마가 없었고 나는 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었다. 내겐 오직 미애가 있을 뿐이었다.

빵집 앞 풀숲에서 발견된 검은 새끼 고양이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친구도, 엄마 고양이도 모른 채 살아가는 그 고양이에게 너란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고양이와 고양이의 동거인이 마음껏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 김멜라, 유메노유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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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8-09 1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고양이의 날 알림을 받은 것 같은데, 고양이를 좋아하는 작가도 많은 모양이네요.
서곡님,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요. 시원하고 좋은 금요일 보내세요.^^

서곡 2024-08-09 19:18   좋아요 2 | URL
네 이 책의 첫 작품은 최은영 작가가 썼는데 냥이 네 마리 집사래요 ㅎ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금요일 저녁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꼬마요정 2024-08-10 1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ㅎ 역시 고양이는 사랑입니다^^

서곡 2024-08-10 11:37   좋아요 2 | URL
네 ㅋㅋㅋ 이 책 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올해 세계고양이의날 기념으로 이제야 읽기 시작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