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 이해


Rahel Varnhagen - Illustrierte Zeitung 1878,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진정성' 개념으로 한나 아렌트의 전기 '라헬 파른하겐'을 독해한 여성 철학자 김세원의 논문은 이와 같은 구성이다:[1. 들어가며 2. 자기다움과 이야기적 자기의 자기 이해 3. 진정성과 사회 4.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에 대한 아렌트의 제안 5. 나오며]

 

다음은 4장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에 대한 아렌트의 제안'이 출처이다.

 

[아렌트는 라헬의 일기에서 폐쇄적인 공포의 느낌, 온실 속에 들어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읽어 내면서, 사적 내밀성으로 후퇴하여 자신의 확고한 자아를 마련하려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그 어떤 접점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아렌트는 세계 소외와 사회적인 것의 등장 속에서 인간이 행위 능력을 상실하고 현실성을 잃어버렸음을 근대 사회를 이끈 계몽주의적 이성과 사회에 적극적으로 순응하는 부류만이 아니라 이 점을 비판적으로 넘어서고자 했던 낭만주의와 파리아인 라헬에게서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라헬의 특이성은 파브뉴가 되는 과제를 수행하면서도 오히려 파리아의 지위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결국 자신을 파리아로서 자리매김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아렌트는 마지막 장에서 그녀가 “파리아(pariah)의 길로 전환했”고, “유토피아 사회주의자가 되었다”고 쓴다.

 

라헬의 삶의 여정은 고립된 파리아의 삶에서 주류 사회로의 동화를 거쳐 파브뉴의 삶에서 떨쳐낼 수 없었던 파리아의 처지를 긍정하고 파리아의 관점을 취함으로써 전체로서 자신의 삶을 조망하는 의식적 파리아의 모습을 향하고 있다.

 

아렌트는 이 과정이 타자를 고려하는, 그리고 타자와 공유하는 세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자기표현 방법을 익히는 것과 함께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김세원, 진정성에 대한 탐구로서 [라헬 파른하겐] 독해를 위한 길잡이(2017) 한국여성철학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287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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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나 아렌트 / 다이몬
    from 에그몬트 서곡 2023-10-29 10:40 
    '진정성' 개념으로 한나 아렌트의 전기 '라헬 파른하겐'을 독해한 여성 철학자 김세원의 논문은 이와 같은 구성이다:[1. 들어가며 2. 자기다움과 이야기적 자기의 자기 이해 3. 진정성과 사회 4. 근대의 진정성이라는 이상에 대한 아렌트의 제안 5. 나오며] 다음은 마지막 5장 '나오며'가 출처이다.[아렌트에게 세계를 공유한다는 것은 일치나 하나됨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의 (평화롭지 않은) 공존이나 분담이다. 아렌트는 나 자신의 다이몬은 어깨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