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손정수 교수가 악스트 Axt 2021.11.12 월호에 발표한 '존재의 심연에 다가가는 두 가지 이야기 방식 —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과 「마틸다」'로부터 발췌했다. 아래 인용된 김보영 작가의 글 전체는 여기 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6030433848243
https://youtu.be/DmkQHV8e4Rk [Benedict Cumberbatch and Jonny Lee Miller alternate roles as Victor Frankenstein and his creation in Frankenstein, filmed live at the National Theatre. Frankenstein was filmed live on-stage in 2011 by National Theatre Live.]
산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의 『다락방의 미친 여자』(1979)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을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함께 밀턴의 『실낙원』에 대한 여성적 대항서사로 설명한다. 『프랑켄슈타인』이 『실낙원』을 의식하고 있다는 증거는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그로부터 인용한 "제가 청했습니까, 창조주여,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끌어올려달라고?"라는 구절이 에피그램으로 삽입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니까 『실낙원』의 아담의 자리가 『프랑켄슈타인』에서는 괴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인데, 저자들은 괴물과 그를 만든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그들을 만든 메리 셸리가 공유하는 소외와 죄의식이라는 유전자를 감식해내면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남자 괴물이 실은 위장된 여성"*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산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다락방의 미친 여자』, 박오복 옮김, 이후, 2009, 423쪽.
"괴물이 이름조차 얻지 못하고 아무리 애써도 사회의 일원으로 수용되지 못하는 모습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음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에 편입될 수 없었던 그녀의 삶을 대변한다"*고 설명하는 관점 역시 이런 맥락에 이어져 있다. *김보영, 「1818년 21세 여성의 손에서 탄생한 최초의 SF」, 『한국일보』, 2017. 6. 4. - 손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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