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Unsplash의Ezra Jeffrey-Comeau
'자작나무'로 검색하다가 발견한 빨강머리 앤 직소퍼즐 세트 '자작나무 숲의 녹색바람'이다. 아래 글은 '빨강머리 앤 일러스트 에디션'(박산호 옮김)으로부터 발췌했다.
초록 지붕 집의 부엌은 아주 쾌적했다. 사실 결벽이라고 할 정도로 깨끗해서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지 않았다. 창문은 동쪽과 서쪽으로 나 있는데 뒷마당이 보이는 서쪽 창문으로 따뜻한 6월의 햇살이 흘러 들어왔다. 동쪽 창문으로는 왼쪽 과수원에 활짝 핀 흰 벚꽃과 시냇가 옆의 골짜기에서 깐닥거리는 호리호리한 자작나무들이 초록색 담쟁이덩굴 사이로 얼핏 보였다. 집안일에 바쁜 마릴라 커스버트가 잠깐씩 짬이 나면 늘 동쪽 창가에 앉았다. 마릴라는 이 만만하지 않은 세상에서 사방에 어른거리는 햇빛이 경솔하고 영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지금도 마릴라는 동쪽 창가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었고, 뒤에 있는 식탁에는 저녁이 차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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