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바이올렛:그녀의 뜨거운 삶(우리 나라 제목)'을 봤다. 시몬 드 보부아르와 지인 관계였던 실존 인물인 여성 작가 비올레트 르뒥(르뒤크) 전기 영화이다.


사생아로 태어나 엄마의 과보호 아래 자란 비올레트는 평생 진정한 사랑을 갈구했다. 비올레트는 양성애적 성향이 있었고 딸이 임신하는 게 두려웠던 엄마는 이성애보다는 동성애가 낫다고 여겼단다. 비올레트는 시몬에게도 다가가 더욱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만 시몬은 거절하고, 비올레트는 묻는다. "내가 못생겨서 그래요?" 시몬은 답한다. "난 외모를 보지 않아요." (맞다. 사르트르의 외모를 보고 사귄 게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지 않은가.)


시몬은 비올레트가 원하는 애정을 주지는 않았으나 항상 글을 쓰라고 권한다. 글쓰기가 너를 자유케 하리라! 시몬은 비올레트의 글을 읽고 당신만 쓸 수 있는 글이라고 말한다. 흥미진진한 영화는 아니지만 비올레트 르뒥이라는 여성 작가의 탄생을 중심으로 두 여성의 교류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실존 여성 화가 세라핀 루이 전기영화 '세라핀'도 만들었다. 




보부아르는 일종의 특권을 얻었고 그 특권을 남들을 위해서 쓸 기회도 얻었다. 1945년 가을 어느 날 샹젤리제에서 영화관 입장권을 사려고 친구와 줄을 서 있었는데 친구가 아는 사람을 우연히 만났다. 비올레트 르뒤크*라는 작가 지망생이었다. 며칠 후 르뒤크는 보부아르에게 자기 원고를 보여주었다. 보부아르는 절반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뒷심이 딸린다고 말했다. 르뒤크가 원고를 고쳐 오자 보부아르는 매우 흡족하게 읽고 카뮈에게 출판을 제안했다. 그 소설 《질식》은 보부아르의 추천사를 달고 출간되었다. 보부아르는 그 후로도 르뒤크의 인생과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비올레트 르뒤크(Violette Leduc, 1907~1972년) 프랑스의 작가. 사생아이자 레즈비언이던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쓴 소설로 유명하다. 보부아르는 그녀의 원고를 가장 열정적으로 읽어주는 멘토였다. -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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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0-10 0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 이 멋진 사람...ㅠㅠ

서곡 2022-10-10 10:14   좋아요 1 | URL
아니에르노가 불어권첫여성노벨문학상이더라고요 보부아르가 먼저 받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르트르와 까뮈 베르그송은 받았는데 말이죠

프레이야 2022-10-10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르트르는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보부아르가 받았어야 하는데 말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런 영화 알게 해주셔서 넘 좋아요. 오늘의 픽!!
세라핀이랑 롤 폴링은 예전에 보았는데 넘 좋았거든요.
그 감독이군요. 전기영화로 어떤 시각일지도 그려집니다. 두근두근!

서곡 2022-10-10 11:28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ㅎㅎㅎ 세라핀 배우와 감독이 다시 만나 만든 영화가 롱 폴링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