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클래식판 '위대한 개츠비' 해설에서 케임브리지대 교수였던 미국 문학 연구자 토니 태너(Tony Tanner)는 1922년의 단편 '겨울 꿈'과 1925년의 장편 '위대한 개츠비'의 관계를 설명한다.
F. Scott Fitzgerald (1922 caricature) By William Gropper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피츠제럴드 1924 By Newspaper staff photographer - Blogspot (Originally published in The Brooklyn Daily Eagle and The Vancouver Sun in Spring 1924),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피츠제럴드가 1922년에 쓴 단편소설 「겨울 꿈」에 나오는 덱스터 그린은, 미네소타 주의 식료품점 주인의 아들로 ‘무의식적으로 겨울 꿈에 이끌려서’ 사는 민첩하고 예민한 중서부의 청년이다. 겨울은 특징적으로 볼 때 ‘암울’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꿈은 ‘화려함’을 암시한다.
그러나 그의 겨울 꿈이 애초부터 부자들에 대한 생각에 집중되어 있었다고 해서 소년에게 속물근성이 있다는 인상을 갖지 말라. 그는 화려한 것들, 화려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화려한 것, 그 자체가 되고 싶었다. 종종 자신이 왜 그걸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는 최고의 것을 향해 손을 뻗었다.
덱스터 그린은 미성숙한 개츠비이다. 그리고 ‘화려한 것들, 화려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것 그 자체’라고 화자가 주장한 부분에서는 상당히 독특한 대조를 발견할 수 있다. 즉, 그것은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소유’한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화려한 것, 혹은 화려한 사람을 소유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어울림을 넘어서 소유하려는 시도가 ‘부정과 금기’와 맞닥뜨리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일까? 이것이 후에 발표될 『위대한 개츠비』에 자주 등장할 암묵적인 질문들이다.
이민자 부모 밑에서 태어난 수많은 야심찬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덱스터는 ‘농부’ 출신이라는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옷장을 조립하듯이 자기 자신을 세심하게 조립했다.
그것은 외부로부터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만─‘그는 돈을 벌었다. 그것은 놀라운 일이었다’─한없이 취약하고 위태로운 결과였다. 많이 얻으면 얻을수록, 가진 것은 줄어드는 법이다. 그러다가 어느 틈엔가 경솔하고 변덕스럽고 엉뚱하며 멍청하고 천박한 부유한 여자 주디 존스에게 매혹되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된다(이용되고 버려진다). 그녀는 (개츠비의 미소처럼) ‘환하게 빛나고 뻔뻔스러울 정도로 인위적이며 설득력 있는’ 미소로 스스로를 알리고 드러내는 여자였다. 그러나 그녀도 아마 덱스터와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는 자기 자신을 꾸미거나 속이는 스타일이었을 것이다. 속임수에 맞장구치고 그것에 놀아나는 것도 하나의 속임수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개츠비와 데이지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주디가 다시 덱스터를 버리기 전, 그를 다시 유혹했을 때 그녀의 마음이 진심이었는지, 가짜였는지는 덱스터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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