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지금의 안부 - 당신의 한 주를 보듬는 친필 시화 달력
나태주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특한 형태의 특별한 시화집을 만나본다. 탁상 달력같이 한 장씩 넘기면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나타난다. 짠하고 갑자기 툭 튀어나와 놀라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은은하게 등장해서 편안함을 선물한다. 일흔을 넘어 여든에 가까운 연세에도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랑을, 순수를 간직한 나태주 시인의 시화집《나태주, 지금의 안부》는 노老시인의 삶을, 작품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작품집이다.


시인처럼 살아가길 바라던 마음이 새삼 더욱 버겁게 느껴진다. 어쩜 이리도 아름다운 글과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노老시인의 깊은 정신이 그려낸 그림은 추사가 그린 「세한도」를 떠오르게 한다. 몇 해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나보았던 그 느낌을 시인의 그림에서 떠올리게 될지는 몰랐다. 정말 단순하게 특징만을 잡은 단순한 그림들이 이렇게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은 아마도 시인의 글이, 시詩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태주, 지금의 안부》가 가진 가장 큰 특별함은 52주 즉 1년 동안 한 장씩 넘기면서 매주 한편씩 아름다운 시詩와 편안함을 주는 그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탁상 달력 모습을 한 시화집과 함께 들어있는 멋진 스티커, 아름다운 시와 그림으로 꾸민 엽서들 그리고 초판본 한정으로 들어있다는 달력은 우리들의 일 년을 응원하는 시인의 마음을 담은 선물인 것 같다.


그중 가장 큰 선물은 '나의 안부 노트'인듯하다. 그저 작은 노트인 듯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나의 마음을 적고 나의 한주를 뒤돌아보게 하는 시인의 섬세한 배려가 느껴지는 선물이다. 이 선물이 있어 힘든 한주에 위로를 주고 다음 한주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연말연시 선물은 다이어리가 아니라《나태주, 지금의 안부》가 될 것 같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사랑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면 나태주 시인의 마음이 담긴 아름다운 책《나태주, 지금의 안부》를 만나보길 바란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넷플릭스에서 영상화가 결정된 세라 본의 장편소설《레퓨테이션reputation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레퓨테이션:명예 1》두 권 세트로 구성된 작품중 1권만을 읽는다는 것은 '결말'을 알 수 없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그런데 이 책은 그 아쉬움이 더욱 심하다. 정말 '다음'이 궁금한 책이다. 시체는 누구인지? 주인공이 휘말리게 된 사건은 무엇인지 1권이 끝날때까지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2권을 손에 잡게 될 것 같다.


다소 특별한 형태의 책들을 만날 수 있는 까닭에 가제본 서평단에 자주 참여한다. 그리고 매번 만족했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너무나 후회스럽다. 2권이 없는 가제본 서평단을 신청한 것이 너무나 후회된다. 2권이 정말 보고싶다.


《레퓨테이션:명예 1》'시체는 계단 가장 아래에 있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해서 '그때 일이 벌어졌다. 모든 것이 잘못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그런데 시체 이야기는 첫문장에서 언급된 뒤로 나오지 않았고 '그때 일은'도 예측은 해보지만 정확한 사건이나 사고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그때 일''시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면 주인공 엠마는 정말 커다란 위험에 처한듯하다.



주인공 엠마는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하원의원이다.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정치인의 삶을 선택하면서 많은 것들을 잃었다. 남편과는 이혼했고(이혼 과정이 화가난다) 열 네살 딸은 엄마인 엠마보다 이혼한 전남편의 부인과 더 칞다. 그렇게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일깨우려 뛰어다니는 동안 협박 메세지는 점점 늘어가고 딸은 점점 더 멀어진다. 그러던중 기자 마이크와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하지만 하필이면 그날 밤 딸 플로라에게 일이 생긴다.


기자 마이크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위기와 갈등속으로 엄청난 속도로 빠져 들어간다. 몰입감은 재미로 이어지고, 궁금증은 흥미로 이어져 결국 2권을 빨리 만나게 할 것이다. 이 소설을 만나고 싶다면 1권과 함께 2권도 꼭 준비하고 만나길 바란다.



"창비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 - 부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돈의 시그널을 읽는 법
윤석천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장인에게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일까?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으로 표현되는 조기 은퇴, 재정적 독립일 것이다.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을 보여주고 쉽고 편안하게 풀어주고 있는 친절한 책을 만나보았다.


《부자가 꿈이지만 돈 공부는 처음입니다》는 경제 비평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윤석천이 투자의 기초를 A에서부터 Z까지 촘촘하게 알려주고 있다. 투자의 기초는 무엇일까? 저자는 자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인 금리에서 그 답을 찾고 있는 것 같다. '금리'의 변화를 중시하고 그 변화에 따라 투자 시기와 방법을 조절하라 권하고 있다. 또 올바른 투자란 무엇인지 이해하기 쉬운 다양한 '예시'와 함께 보여주고 있는 투자와 경제 기초에 대한 교과서 같은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투자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2부에서는 투자에 합리적으로 뛰어들 적절한 투자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3부에서는 성공할 수 있는 투자법, 실패를 회피할 수 있는 투자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흥미로운 투자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투자의 기초를 알려주던 이야기는 'ISSUE&CHECK'란을 통해서 조금 더 깊은 경제, 투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투자 교과서'의 매력을 더해준다.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도, 투자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도 훌륭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특히 '묻지 마 투자'로 많은 손해를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친절함과 손잡고 투자와 경제이 기초를 다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갈매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 윤카페 - 진짜 나를 찾아가는 소자본 창업기
윤영희 지음 / 책구름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쿄 윤카페》는 일본 도쿄에 위치한 '윤카페'의 창업일기이다. 50대의 주인 윤영희가 자신이 소자본창업이라는 험난한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와 창업 후의 일상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경단녀'라는 아주 불리한 조건에 외국인이라는 불리한 조건이 하나 더 있었던 평범한 가정주부가 일할만한 곳은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선택한 길이 소자본창업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창업 이야기는 화려하게 꾸미지도 않았고, 엄청난 수익을 보장하는 허세도 볼 수 없다. 그런 솔직함이 이 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성공담으로 가득 찬, 숫자가 난무하는 딱딱하고 지루한 창업 이야기가 아니라 타국에서 외국인으로서 인생의 반을 지나고 있는 한 여인의 삶을 돌아보고 있는 자전적 에세이로 읽힌다. 저자의 삶은 '식당'이라는 시공간을 기점으로 둘로 나뉘는듯하다.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살기도 힘겨웠지만 연이어 찾아온 부모님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저자의 에너지를 번아웃 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자신의 길을 '창업'이라는 새로운 길로 선택했다. 그리고 코로나19라는 복병도 이기고 지금에 이르렀다.


p.178. 생각이 길면 용기는 사라지고 만다. 먼저 행동하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걱정할 시간에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게 지금 바로 필요한 것을 하길 바란다.


저자의 솔직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은 공감이라는 버튼을 누르게 하고 저자의 창업담은 창업이라는 꿈을 그려보게 한다. 저자의 성공담은 재미있었고, 저자의 인생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리고 저자의 도전기는 '용기'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누구나 도전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그렇게 쉽게 성공할 수는 없는 '창업'의 길을 선택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몰입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에세이《도쿄 윤카페》가 가진 매력은 창업이야기를 통해서 인생을, 삶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들려주는 물리학적으로 해석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고, 결혼을 창업에 비유하며 모든 기혼자들을 창업자로 만든 저자의 흥미로운 관점도 접할 수 있는 멋진 책이다.


p.29.'생명이라는 이상한 상태로 잠깐 머물다가 죽음이라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간다'라는 말이 무척 와닿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넘버 원(no.1)보다는 온리 원(only one)의 시대이다. 누군가에게는 없는 나만의 장점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는 온리 원이 되는 지름길을 알려주고 있다. 그 지름길로 들어가는 관문인 《도쿄 윤카페》로 지금 들어가 보길 바란다.



"책구름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 이혼합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김윤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이혼합니다》는 여성의 시선에서 여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작가 가키야 미우의 장편소설이다. 마을 끝에서 끝까지 50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 권위적인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58살의 스미코가 주인공이다.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이혼'을 하고 싶어 하는 중년(UN 중년 연령 66세~79세) 여성의 이야기이다. 시작부터 강렬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친구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상중 엽서를 받고 스미코는 '……부럽다.(8p.)'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솟아난다. 그렇게 스미코의 이혼 일기는 시작된다.


p.22 자신만 그토록 소중히 여길 거였으면 애초에 가정은 왜 꾸린 거야?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조금 아니 많은 부분에서 머리를 갸우뚱거리게 되었다. 스미코의 남편은 도대체 몇 세기를 살고 있는 건지 또 스미코와 모임을 갖는 여자 동창들의 생각은 또 왜 그런지 정말 화가 난다. 여기 등장하는 이들의 문제는 여자와 남자를 떠나서 '사람'을,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뢰한과 자존감이 바닥을 지나 지하 땅속에 파묻힌 이들 간의 문제 같다. 어떻게 주종 관계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작가가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주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선택한 전술인 듯하다.


p.11. 남편이 죽는다는 건, 아내에게는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누름돌 같은 압박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해방되면 행복해질 수 있다.


발밑에 텔레비전 리모컨을 두고 2층에 스미코를 불러 손에 쥐어달라는 남편이 제정신은 아닌듯하다. 그런데 이 녀석 제정신 아닌가 맞다. 30년을 넘게 산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 정말 하녀가 필요했던 걸까? 스미코도 파트타임이지만 일을 한다. 즉 수입이 있다. 하지만 이혼해서 혼자 생활하기에는 많이 모자라다. 모자란 부분은 이혼을 도와준 친구들과 독자들의 응원으로 채우면 될 것이다. 이혼해야 한다. 꼭.


p.275. 벌써 쉰여덟이지만, 아직 쉰여덟이다. 그렇게 꿋꿋이 스스로를 격려하며 살아가자.


스미코가 자신의 딸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장면은 정말 가슴 아팠다. 설마 우리나라에도 아직 남아있을까? 가부장적인 남편이. 권위적인, 가부장적인 남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들에게는 어머니나 누이가 없는지. 그래서 이 책은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읽었으면 좋을 것 같다. 여자들이 읽는다면 엄청난 공감으로 스미코의 지원군이 늘어나겠지만 혹시 몰라서 못하는 남자들이 읽는다면 깊이 반성하고 여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어줄 책이다.



"문예춘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