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반갑네요 '로버트 프로스트'라는 이름을 아주 오랜만에 불러봅니다.

스무살 그 시절, '가보지 못한 길'은 저의 애송시.

시인의 이름을 살포시 불러보니.. 타임머신에 탑승해 이십년 전의 그때가 떠오릅니다.

친구들은 다들 잘 지내고 있을까요? 불혹의 나이를 맞기까지 사연들이 많겠지요?

그들에게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를 한권씩 보내주고 싶네요 ^^.

 

 

작은 말을 끌고 눈덮인 숲을 달리는 한 이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듯이 읊는 이야기는 자신에게 하는 것 같네요.

 

이 숲이 누구네 숲인지, 난 알듯 해.

숲 주인은 마을에 집이 있어서,

내가 지금 여기 멈춰 선 채

눈 덮이는 자기 숲 바라보는 것도 모를 테지.

내 어린 말은 이상하게 여길 거야.

농가도 없는 데서 이렇게 멈춰 선 것을.

 

어둡고, 인적도 없는 숲이 무섭지 않을까요? 멈춰서서 한 이는 뭘 보는 걸까요?

천천히 그림을 들여다보고, 언어를 웅얼거려봅니다.

 

 

 

한 해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숲과 꽁꽁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서서

어린 말이 방울을 딸랑이며

무슨 일이냐고 묻네.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었는데.. 눈이 쌓여서 가지 못하면 어쩔려고

어린 말 만큼이나 다급한 나도 그에게 묻고 싶어지네요.

 

 

 

 

그러나 눈덮인 숲에 서서 풍경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한 이.

스쳐가는 바람 소리만이 고요한 숲에 정적을 깨우고.. 한 없이 바라보는 것은 무엇?

 

 

말방울 소리 말고는 스쳐가는 바람 소리뿐.

폴폴 날리는 눈송이 소리뿐.

숲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어둡고 깊지만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자리에 누우려면 한참 더 가야 하네.

한참을 더 가야 한다네.

 

무심히 그 자리에 더 있고 싶었던 걸까? 자신이 지켜야 할 약속을 위해

한참을 가야하는 길을 위해..

 

 

눈보라가 만개하는 숲을 지나 가는 한 이가 보인다.

 

 

신비롭게 표현된 눈내리는 숲의 묘사와 인생을 관조한 시어는 아름답다.

출판사 살림어린이에서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으로 기획된 그림책이다.

독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할 수 있는 것이 그림책의 매력.

뉴잉글랜드 자연을 배경으로 인생의 지혜를 노래한 시인의 시어는 불혹을 맞은 나를 울컥하게 한다.

어둡고, 깊은 고요한 숲속.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자신이 지켜야 할 약속과 생의 마감 전까지

가야할 길을 담담하게 읊는 시인의 자세.

 

눈쌓인 숲을 한 없이 바라보는 이의 모습, 눈보라치는 길을 뚫고 가는 이의 마지막 모습은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그림책 작가 수잔 제퍼스 또한 화가인 어머니에게서 미술을 배웠고, 자연 속에서 성장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이 작품을 표현하기 위해서 한 겨울을 웨스터체스터에서 보냈다는 것. 그 사이 두 번의 눈보라를 만났다고 한다.

대자연이 준 선물에 감사하는 화가 덕에 독자인 우리도 생생한 눈보라의 경험을 만끽 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마흔의 길목에서 흔들리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서서>를 보내주고 싶다.

살아온 날들의 사연만큼 우리는 아직 잠자리에 들기전 한 참을 더 가야한다.

 

눈 내리는 저녁 숲이 아니더라도 봄날 꽃잎들이 만개한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잠시 자신을 내려놓기를...

 

아마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 프로스트-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hake,
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