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무의식 - 정신분석에서 뇌과학으로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김명남 옮김 / 까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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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보통 우리가 알 수 없는 강력한 무언가라는 관점을 갖는다. 무의식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잠재력이자 상상을 넘어서는 뇌의 나머지 능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무의식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어렴풋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무의식이다. 몇 년 전 베스트셀러가 된 ‘시크릿’과 다양한 성공학 분야 자기계발서들을 통해서 알려진 심상화나 끌어당김, 내면의 힘 등과 같은 것들도 사람들에게 내재된 무의식을 활용하는 방법들이다.

사실 무의식이라는 개념이 알려진 것은 그다지 오래된 것은 아니다. 더욱이 기존의 무의식은 다소 추상적이기까지 했다. 무의식에 대해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학 연구를 통해서다. 그동안 심리학과 무의식의 연구가 제한적인 실험적 연구를 통해서 단편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면, 20세기 후반 fMRI라는 뇌를 효과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 장치가 개발되면서 정신활동의 관찰과 더불어 무의식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 이 장치를 통해서 보다 전문적인 뇌 과학이 도래하면서 뇌와 관련된 획기적이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무의식과 관련된 연구 역시 상상과 추측의 경계를 넘어서 객관적인 발견과 과학적인 지식으로 축적되어지고 있다.

 

 

이 책은 무의식 개념의 시초인 정신분석학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현대의 첨단 의학을 통해 획기적으로 밝혀진 뇌 과학을 통한 연구사례 등을 통해서 일상에서 무의식이 실제로 어떤 영역들에 관여하여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 원리와 사례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 책은 크게 1부인 ‘두 층위로 구성된 뇌’와 2부인 ‘사회적 무의식’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기준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사람의 감각인 시각, 청각, 촉각 등 인지감각과 무의식의 관계를 설명한다. 무의식이 기억과 망각, 판단과 결정 등 개인의 인지감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현실에서 결과를 이끌어내는지 소개한다.

2부에서는 무의식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개인과 개인에서부터 집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정관념, 감정, 평가 등에 무의식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용하여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연구사례와 더불어 실제 마케팅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 책은 뇌 과학적인 측면에서 무의식에 관한 다양한 연구사례와 지식들을 종합적으로 잘 정리한 책이다. 기존에 다양한 뇌 과학 책에서 접했던 연구사례와 지식들이 많았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으로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정보들을 좀 더 많이 기대했던 입장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만큼 기존에 대중에게 알려진 뇌 과학과 무의식에 관한 정보들이 생각보다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무의식과 뇌 과학을 쉽고 흥미롭게 설명했고 기존에 알려진 대부분의 관련 정보들을 모두 취합하여 정리한 측면에서 종합서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무의식과 관련하여 과학적인 정보와 지식을 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으로 이 책에서 소개한 무의식의 힘은 일상생활에서부터 사업과 재테크, 정치, 대인관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한 통찰을 심어줄 수 있다.

근본적으로 무의식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강력한 생존 장치인 만큼 그 원리를 이해하여 자신에게 보다 긍정적이고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무의식이라는 강력한 무형의 존재에 대한 흥미로운 지식을 쌓아가는 즐거움과 더불어 자신과 타인을 보다 잘 이해함으로써 갈등을 줄이고 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통찰을 얻어갈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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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성격을 바꿀 수 있다 - 어제와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한 성격 바꾸기 연습!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이해수 옮김 / 좋은날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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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어느 대기업에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화를 잘 내는 성격 때문에 자신과 주변에 피해를 주는 일로 고민했다. 그 역시 자신의 성격에 불만을 갖고 성격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 끝에 NLP(신경언어프로그래밍)라는 최신 심리요법을 알게 되었고 이를 실천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후 NLP를 통해서 성격이 바뀌는 경험을 한 후 직장을 그만두고 심리요법 전문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경험하고 활용한 성격을 바꿀 수 있는 NLP를 활용한 심리 테라피 요법이 소개되어 있다.

 

NLP의 관점에서 보면 성격은 ‘파트’라고 하는 개별 프로그램의 집합체다. 다양한 파트가 쌓여 성격을 형성하는 것이다. 파트는 우리의 일상에서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반복된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파트는 언어, 부모의 말과 가치관, 환경, 인상적인 사건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대부분은 우리 자신이 의식적으로 형성하는 게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의해 주입되는 경우가 많다.

성격을 형성하는 다양한 파트에서 현재 필요치 않은 파트가 우리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성격이다. 현재는 도움보다는 불필요한 파트가 되었지만, 어느 시점에는 그 파트가 분명 필요했고 도움이 되었다. 이렇듯 다양한 파트인 모든 성격에는 그것이 만들어진 이유인 긍정적인 의도가 숨어있다. 이를 아는 것이 성격을 바꾸는 첫걸음이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성격으로 나를 규정한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셀프 이미지는 진짜 내가 아니다. 자신의 본성인 개성을 숨기고 남에게 보여 지고 싶은 이미지로 상처를 덮는 다양한 부스럼으로 포장한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성격의 형성과 개성, 파트의 실체 등을 파악함으로써 성격의 본질을 이해하고 변화를 위한 용기와 결심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후 자신의 참모습을 알려주는 12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해봄으로써 스스로를 이해하고 문제를 정리할 수 있는 단계를 갖는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의 가면과 부스럼, 개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이해하게 된다. 셀프 카운슬링으로 자신의 마음과 고민을 구체화한 후 성격을 바꿔주는 7가지 심리 테라피인 실천 단계로 넘어간다. 이 심리요법은 실제 상담을 통해 개량하고 그 중 특히 효과가 좋았던 방법을 중심으로 한 것이다.

테라피 1 – 마음의 벽을 허문다.

테라피 2 – 자신의 감정과 마주친다.

테라피3 – 마음의 근원(원체험)을 찾는다.

테라피4 –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갖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테라피5 – 마음의 브레이크를 걷어낸다.

테라피6 – 자기인식에서부터 나를 바꾼다.

테라피7 – 미래의 행동을 지금 시작한다.

위와 같은 7가지 심리 테라피에는 NLP를 활용한 실천법이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실천하기에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거북하거나 어려운 방법은 아니다. 누구나 혼자서 실천해볼 수 있는 쉬운 방법들이다. 각 테라피마다 공유된 체험사례는 독자에게 희망과 함께 실천을 위한 이해를 돕는다.

 

누구나 긍정적인 성격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성격에 늘 만족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의 부정적인 성격으로 인해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성격이 부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성격은 바꿀 수 없을까?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성격을 가진 채 평생 살아야만 할까?

다행히 이 책의 저자는 누구나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성격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성장해오면서 주위 환경과 주변 사람들, 다양한 사건에 의한 경험들에 의해서 마음에 프로그램 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개성은 바꿀 수 없더라도 성격은 지울 수도 있고 추가할 수도 있다.

그동안 성격은 쉽게 바꿀 수 없다는 보편적인 입장이 지배적이었기에 저자의 경험과 조언은 반갑고 희망적인 일이다. 부정적인 성격 때문에 일상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현재의 성격을 좀 더 긍정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제 이 책의 심리 테라피를 통해 시도해보길 권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당당히 드러내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거듭남으로써 자신의 삶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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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딩 - 깊이 읽기의 기술
퍼트리샤 마이어 스팩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브제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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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량이 늘어나면서 속독에 관심을 갖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책을 빠르게 읽는데 집착하게 되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독서를 하고나니 어느 순간 책을 읽는 깊이가 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때로는 책의 느낌만 기억할 뿐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천천히 읽기 좋은 고전문학과 기존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느낌이 좋았던 책들을 위주로 다시 읽어보고 있다.

자기계발서나 인문서도 다시 읽었을 때 또 다른 감흥과 지혜를 안겨주기도 하지만,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의 격차가 좀 더 강하고 때로는 새로운 지적 유희까지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역시 소설 쪽이었다. 특히 고전문학은 그 느낌이 더 강했다. 고전소설 중에는 젊은 시절 너무 길고 지루해서 유난히 힘들게 읽었던 소설이 몇 편 있는데, 신기하게도 수년이 지나 읽었을 때 느낌은 전혀 딴판이었다. 재미는 물론 내용에 대한 강한 인상까지 남겼고 삶에 대한 통찰도 얻을 수 있었다.

이렇듯 과거에 읽었던 책의 느낌이 시간이 흐른 지금 읽었을 때 남다르게 와 닿는 책이 분명 적지 않았다. 개인적인 삶의 경험과 성장이 반영되어 과거에 읽었던 책의 느낌이 이후에 다시 읽었을 때와는 달라지기 때문에 과거에는 몰랐던 새로운 깨달음과 앎을 얻기도 한다. 한편으로 그 책을 읽었던 과거의 감상이 떠오르면서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과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같은 책을 열 번 이상, 수십 번 읽게 되면 내용적인 분석을 넘어 캐릭터와 구성을 분리해내고 저자의 가치관과 심상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영문학 교수이자 열정적인 독서가인 저자가 ‘다시 읽기’를 통해서 발견한 독서의 본질적인 고찰이자 ‘다시 읽기’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는 하루에도 수백 권씩 신간이 쏟아져 나오고 새롭게 읽어야할 책들이 쌓여가는 현실에서 자신을 비롯하여 많은 독서가들이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는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다. 이 의문을 시작으로 나온 결과물이 이 책이다. 그녀는 은퇴 이후에 50~70년대 소설 중 수십 권을 정하여 다시 읽는 1년짜리 프로젝트를 계획하여 실천했고, 이 책에 그 경험과 사유를 담아냈다.

그녀는 과거의 자아를 다시 찾는 것이 다시 읽기의 매력 중에 하나인 만큼 다시 읽는 프로젝트의 시작점으로 어린이 책을 선택했다. 저자가 수십 번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납치’에 대한 어린 시절 감상과 배경, 이후 성인이 되어 펼쳤을 때의 감흥 등을 통해서 소설이 자신의 자아에 미쳤던 영향을 분석했다.

그밖에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제인 오스틴의 소설인 ‘오만과 편견’, ‘에마’ 등에서부터 1950~1970년대의 다양한 소설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각 소설에서 다시 읽기를 통해서 느꼈던 감상적인 포인트와 변화, 다양한 통찰에 대해서 분석하며 독자들과 사유를 나눈다. 특히 ‘순수한 즐거움과 직업을 위한 다시 읽기, 누구나 좋아해야만 하는 책, 남몰래 좋아하는 책, 함께 읽는 책’을 다루는 단락은 저자가 읽은 책을 기준으로 한 사유를 바탕으로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흥미로웠다.

다시 읽기를 하다보면 한때 간과했던 풍경이 새롭게 보이고, 이해할 수 없던 인물의 성격이 분명해지며,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다시 읽기는 과거를 인식하게 하고 그런 인식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준다. 다시 읽기가 제공하는 즐거움은 다시 읽기가 주는 통찰만큼이나 다양하다. 자아에 대한 관점과 통찰은 다시 읽기의 또 다른 선물이다. 다시 읽기는 누적된 사유를 통해서 책을 읽을 때마다 또 다른 많은 측면들을 찾아내게 한다. 그렇게 얻은 각각의 새로운 반응은 지금까지 누적된 통찰에 보태지고 그 책에 대한 지식은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게 된다.

 

 

 

개인적으로 독서를 좋아하다보니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책을 많이 읽는 편에 속한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다시 읽는 독자가 많다고 하니, 그런 면에서 신간을 자주 찾아 읽고 다시 읽기에 게으른 나는 아직은 열정적인 독서가는 아닌 듯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다시 읽기를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전문학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왜 저마다 고전을 강조하는지 조금은 알기 시작했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부분 공감했던 것 역시 고전소설을 다시 읽었을 때 느꼈던 개인적인 느낌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아쉬웠던 것은 저자가 읽고 소개했던 책들의 일부만 빼고 많은 책들이 아직 내가 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가 이미 읽었던 책들이었다면 저자의 사유에 흠뻑 빠져서 좀 더 공감하고 통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저자가 읽었던 책들을 하나씩 찾아서 접해보고 이후에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개인적으로도 재미있는 독서가 될 듯싶다.

이 책은 독서법에 하나인 ‘다시 읽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책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풍부하게 풀어냈다. 덕분에 그동안 쉽게 실천하지 못했던 ‘다시 읽기’에 대한 실천을 좀 더 수월하게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고, 읽어보고 싶은 책들에 대한 추가적인 선별을 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다시 읽기’라는 측면에서 초보 독서가들에게는 저자의 사유가 쉽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좀 더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유익하고 지적인 독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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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당신도 깨닫게 될 이야기 - 내 인생을 바꾼 성찰의 순간들
엘리자베스 길버트 외 119명 지음, 래리 스미스 엮음, 박지니.이지연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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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사람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감동을 주는 특별한 이야기도 있고, 누군가에게 꺼내놓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다.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이야기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들도 있듯이 저마다의 삶의 이야기들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소중한 기억이다. 이 소중한 기억들은 경험하는 순간에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특별한 순간이 되기도 하지만, 세월이 흘러 비로소 그 순간이 깨달음을 주는 특별한 순간이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렇듯 누군가에게 깨달음이 되었던 순간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깨달음을 선사해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타인의 성공과 실패가 담긴 에세이를 즐겨 읽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책 역시 개인적인 선호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접했던 한 사람의 에세이가 아닌 120명의 깨달음의 순간을 다룬 에세이라는 점에서 좀 더 호기심을 갖게 했다.

이 책은 2006년 저자가 창간한 ‘스미스 매거진’에 투고된 이야기들 중에서 엄선한 인생의 전환점이 된 120가지의 깨달음의 순간들을 수록한 것이다. 이 이야기들을 ‘지금’의 철학, ‘유머’의 가치, ‘성숙’의 시간, ‘이별’의 준비, ‘숙명’의 철학, ‘가족’의 가치, 행복을 선택할 ‘용기’, ‘순간’의 미학이라는 삶의 깨달음이 되는 8가지 가치를 기준으로 분류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유명인들이나 위인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직업과 경험에 따라 좀 더 특별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평범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이자 세대를 초월한 이야기들이다.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들도 분명 가치가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깨달음이 되는 경험은 때로는 더 큰 공감과 감동을 불러온다.
이 책의 어떤 이야기들은 제3자의 입장에서 공감을 하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들은 나의 경험으로써 좀 더 공감하기도 했다. 때로는 내가 경험했을 때 알지 못했던 깨달음을 이 책에 소개된 타인의 경험을 통해서 비로소 깨닫기도 했다. 물론, 경험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보니 이 책의 이야기들에 모두 공감하거나 감동을 받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모든 이야기들은 나를 잠시나마 멈춰서 삶을 되돌아보게 했고 삶의 소중한 가치를 상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단 한 페이지의 짧은 이야기에서 내가 잊고 있었던 가족의 마음을 기억해내기도 했고,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며 흘려버린 시간들 속에서 내 삶의 소중한 조각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그동안 행복이라는 막연한 목표 속에서 앞만 보고 내달렸을 뿐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는 잊고 있었고, 세월의 빠른 흐름을 탓할지언정 지금 이순간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나란 사람이 진정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본 적이 아주 오래되었다는 것도 알았다. 때로는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유머로 승화시킨 경험들, 좌절하고 실망할 때 용기를 내어 일어설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경험들,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들 등 타인들의 다양한 인생경험을 통해서 내게 필요한 삶의 지혜를 선택적으로 얻어가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책의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짧은 순간의 이야기들이지만, 그 안에 담긴 깨달음의 메시지는 읽는 이에게 기나긴 인생의 소중한 가치가 된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나머지 정신없이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이 책의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에 경청해보기 바란다. 120가지의 이야기들 중에 분명 자신만의 깨달음을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존재할 것이다. 때로는 시간이 흘러 우연히 펼쳐보았을 때 이전에는 평범했던 이야기가 특별한 이야기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인생의 어느 순간 깨닫게 될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함으로써 삶의 지혜와 통찰을 경험해보는 작은 여유를 자신에게 선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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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노트
세실 필리에트 지음, 이주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월
품절


여행에서 사진을 찍거나 그곳의 물건을 가지고 와서 간직하는 것은 여행 당시의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어서다. 시간과 노력을 통해서 남긴 여행 스케치일 경우 여행지에서의 느낌과 감동을 더 배가시켜줄 수 있다. 그래서 여행에서나 작업공간에서나 짧은 시간에 스케치를 능숙하게 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다.

한 때 여행지에서 무심코 휘갈겨 그렸던 배경그림과 몇 자의 글자들을 몇 년이 지나서 발견했을 때 나만이 느꼈던 감동과 감성적 느낌은 생각보다 강렬했고 흐뭇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여행 스케치 노트와 연필을 구입해서 들고 다닌 적이 있지만, 그다지 활용하지 못했다. 그림 역시 그리고 싶다는 표현의 욕구와 그리기를 실천하는 의지가 필요한데 개인적인 부족함을 핑계 삼아 손을 놓았다. 그 당시 여행 스케치에 대한 길잡이가 될 만한 부분을 미리 접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다시 도전하여 책꽂이 한 구석에 잠자고 있는 스케치노트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싶어졌다.

이 책에는 저자가 오랜 시간 여행을 다니며 활용했던 스케치 노하우가 체계적으로 담겨있다. 저자의 전공을 바탕으로 한 미술적 지식과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스케치 노하우가 친절하게 소개된다. 스케치를 위한 재료와 도구 선택에서부터 기본적인 스케치 연습, 여행 시 체크할 사항, 스케치 스타일, 구도 잡기, 물감을 통한 컬러 다루기와 효과 활용법, 콜라주를 활용한 재료 수집과 응용, 텍스트를 활용한 그림문자와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여행 스케치의 핵심적인 사항을 간결하면서도 알차게 구성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여행 스케치 결과물과 함께 저자의 실제 작업 과정도 소개하고 스타일에 따른 스케치를 위한 세부적인 노하우와 다양한 활용법들이 공유되어 있다. 실제로 여행 스케치 노트 수업을 하고 있는 저자의 경험이 묻어나오는 세부적이고 친절한 설명이 초보자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 책은 스케치라는 그리기를 중심으로 하지만, 핵심적인 큰 틀은 여행이다. 그리기 실력을 높이기 위한 것보다는 여행지에서 자신이 받은 감성적인 느낌과 감동들, 다양한 추억들을 여행 스케치 노트에 어떻게 표현하고 담아낼 수 있는지를 가르친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여행지의 다양한 물건과 사물들을 활용하기도 하고,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표현할 수 있는 쉬운 방법들을 응용하며, 글을 잘 못쓰더라도 여행지의 인상과 느낌들을 표현할 수 있는 쉬운 글쓰기 방법들을 연습하여 자신만의 여행 스케치를 완성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여행 스케치가 화가나 디자이너 등과 같은 전문 예술가들의 영역이었지만, 최근 들어 대중화되고 있다. 시대적인 발전으로 여행 스케치의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공유의 폭이 넓어졌고 창의적인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시너지가 된 듯싶다. 하지만, 여전히 여행 스케치 도전에 대한 막연함과 부러움을 간직한 채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여행 스케치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느낌을 살려 추억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케치 그림이 완벽할 필요도 없다. 잘 그린 스케치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직접 그리고 표현한 느낌이 담긴 여행 스케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여행 스케치를 그동안 부러워만 했다면 이 책을 통해서 가볍게 다시 도전해보길 권한다. 물론, 이 책의 쉽고 친절한 노하우 역시 직접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단 한 번이라도 더 그려보고 표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서 틈틈이 직접 그리고 실천하다보면 그리기를 넘어서 삶과 추억을 표현하는 매력적인 방법을 배워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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