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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외에는 ㅣ 머독 미스터리 1
모린 제닝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피시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벌거벗고 언채로 한밤중에 발견된 어린 소녀의 시체.
이 책은 한 소녀의 죽음으로부터 출발한다.
머독 형사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인들을
하나 하나 조사해가며 이야기는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죽은 소녀가 어느 가문의 하녀였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점점 밝혀지는 불편한 사실들.
계급 사회의 어둡고 불편한 여러가지 모습들이 여과없이 드러나고 있다.
술집에서 술팔고 몸 팔고 하루 하루 그냥 그렇게 더 이상의 희망 없이 살아가는 여자들.
어렸을적부터 말과 마차를 돌보며 마굿간 같은 곳에서 그져 그렇게 살아가는 하인.
주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수발하는 하녀들.
마약에 손대는 상류층의 사람들.
온전한 가족의 모습은 별로 볼 수 없는 분위기.
모두들 그냥 그 순간을 즐기며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듯한 모습.
계급 사회의 추한 이면을 보이면서 사건은 조금씩 조금씩 해결되간다.
추리 소설이지만 사건 자체의 궁금함이나 '범인이 누굴까' 하는 것보다는
사회적 모습, 시대 묘사가 더 매력적이였던 책이다.
그리고 사건을 끌어가는 묘사가 정말 섬세해서
읽으면서 예전에 많이 보았던 주말의 명화같은 흑백 영화같은 영상이
상상되면서 흘러갔던 책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그 시대에 그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살포시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아주 아주 상류층이라면 모를까 하녀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책에서 그려지고 있는 분위기때문인지 읽는내내 어둡고, 음침했던 느낌.
처음에도 제목이 왜 <죽음 이외에는>일까 궁금했는데 그 날밤에 소녀의 죽음 이외에는
모든것이 그저 그런 밤이였다는 마치 아무런 희망이나 기쁨없이 그냥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는 밤이였다는
시대상을 반영한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시작부터 강한 죽음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아니면 추리소설로서의 궁금증이 커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기존의 읽어오던 추리소설과의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추리소설의 매력은 크게 보지 못한거 같아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긴장감이라던지 반전, 궁금증들은 별로 생기지 않았던 거 같다.
그동안 봤던 추리 소설과는 분명 느낌이 많은 다른 영미 추리 소설인 <죽음 이외에는>
머독 미스터리 1편이라고 하니 다음 시리즈는 추리소설로서의 좀 더 강한
매력도 조금 더 담겨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