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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천 정사 ㅣ 화장 시리즈 1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들풀이 자라난 오솔길의 표지와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제목을 보고는
오래된 일본 영화의 포스터를 보는 느낌이였다.
들풀이 보이고, 꽃무늬가 한가득인 띠지때문인지 예쁜 느낌이였는데
꽃을 소재로 한 스릴러 장르하고 해서 더욱더 궁금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정사"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 남녀가 동반 자살 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뭔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꽃을 소재로 5개의 이야기가 실린 일본 단편소설이다.
'등나무 향기, 도라지꽃 피는 집, 오동나무 관(棺), 흰 연꽃 사찰, 회귀천 정사'등
단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꽃이 매개체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4번째 단편에 '연꽃'이 들어가서 개인적으로 더 관심이 가기도 했다.
꽃에서 꽃잎이 하나씩 하나씩 떨어지듯이 살인 사건들이 발생하고,
꽃의 향기가 점점 사그라들듯이 안타까운 사연들이 마음을 적신다.
분명히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추적하고, 원인을 파헤치는데 기존에 읽어봤던 일본 추리소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봐서 엄청난 반전이 없으면 분명 실망할 만도 한데 글의 분위기가 주는 신선한 느낌때문에 흥미로웠다.
스릴러 소설이 이렇게 아름답고 우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꼭 꽃을 소재로 해서 그런건 아니다.
꽃이 매개체가 되긴 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인 느낌과 몽환적인 느낌의 경계선에서
지나치지 않게 딱 표현할 수 있는 작가의 역량이 대단한 것 같다.
상상도 못할 정도의 대단한 반전까지는 아니여도
추리, 스릴러 소설답게 이 책에도 반전도 있고, 트릭도 있다.
기존에 스릴러 소설이나 추리소설을 읽을때는 트릭을 찾고, 결말을 예상하는 것만 중점을 두고 읽었었는데
스릴러 소설이라고 해서 꼭 반전과 트릭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피비린내나는 깜깜한 달밤이지만 벚꽃이 흐드러지게 휘날리는 장면이 상상되는 느낌이라면 표현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