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를 사랑하나요
김하인 지음 / 이야기(자음과모음)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국화꽃향기"로 처음 알게된 김하인 작가님.
그 책의 아련함과 아픈 사랑의 이야기가 어렴풋이 아직도 남아있다.
"허브"라는 말만 들어도 허브향의 느낌처럼 상큼하고 산뜻해야겠지만
제목의 느낌은 김하인 작가님의 이전 책에 대한 느낌때문인지
푸르고 산뜻한만큼 더 아플 것 같았다.

그리고 역시 나의 추측은 맞았다.

함께 바이크를 타고 가다가 사고로 첫사랑 그녀를 잃어버린 죄책감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남자와
함께 동거하며 점점 사랑하게 된 남자가 떠나버린 상처를 힘들어하는 그녀가 있다.

남자도 여자도 각각 상처가 있었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잊으려고 노력했다.
노력하는 하나 하나가 정말 스스로 몸에 생채기를 내듯 고통스러워보였지만
그래도 그렇게나마 살아가는 그들이 다행이였다.

하루 하루 힘겹고 불안하게 살아가는 남자와 여자가 드디어 만났다.
'혹시 서로가 그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작은 희망을 걸고 싶었지만
왠지 계속 아슬아슬한 마음은 나도 모르게 슬픈결말을 예상했나보다.

그들은 왜 그렇게 마지막까지 질주를 했어야 했을까?
왜 멈추지 못했는지, 남자든 여자든 누구 한명만이라도 멈췄다면
그들은 행복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안타깝다.

그들의 상처만큼 아프지 않아서인지,
상상이 잘 안되서인지,
행복의 기준이 달랐던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남자, 그 여자의 선택에 충분히 공감되지는 못했다.

아마 나도 모르게 자꾸 이성으로 상상하고 판단하려했던것은 아니였을까?
아니 어쩌면 그들의 상처가 그대로 나에게 전해질까봐 두려워서 피했는지도 모르겠다.
결말을 향해가면서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그 끝이 보이는 것 같아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넘기기가 꺼려졌다.
예상했지만 다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는
안타깝고 처연한 마음을 어쩔수가 없어서 크게 한 번 한숨을 쉬였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껴지는 감정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김하인 작가님의 문장속에서 놀다보면 비록 아픔일지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남자 그 여자의 마음을.

그리고 바라게 될 것이다.
그 남자 그 여자의 작은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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