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 - 개정판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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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간파하지 못해도
나만의 느낌만으도로 읽게되는 책이 있고,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
바로 박범신 작가님의 책이 그렇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박범신 작가님의 책에 계속 주시하게 되었고,기대하게 되었다.


이전 책에서도 오묘한 제목과 강렬한 표지로 기대감을 주었는데
이 책도 역시나 의미심장한 제목과 제목보다 더 강렬한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박범신 작가님의 장편 소설만 접했던 터라 시작할 때 단편소설로 알고 시작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연작소설이였다.


 

첫 시작을 하면서 무엇인가 비어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는 빈 공간, 빈 것, 텅빈느낌등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쓸쓸했다.
읽으면서 그 쓸쓸한 마음이 채워지겠지 싶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비어 있는 채로 끝나지는 않겠지 하면서 읽어나갔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자들의 쓸쓸한 기록.
쓸쓸하다는 말로는 그 참혹함의 깊이가 너무 크다.
관음증, 정사, 욕망등 박범신 작가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적나라한 문장들을 결코 허투루 지나칠 수 없다.
비어 있는 그 중심에는 쓸쓸하고, 안타깝고, 추악하고, 소외되고, 불안한 모든 요소들이 담겨 있다.



연작소설을 하나 하나 읽어가면서 분위기는 점 점 더 치닫고,
결국 마지막은 늘 그러하듯, 아니 지금껏 읽은 작가님의 책이 그러하듯 가차없는 결말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을 덮고서야 긴 호흡을 멈추고, 밀려오는 씁쓸함을 곱씹어보며 밀어내보지만 역부족이다.

 

작가님의 메시지가 비어 있는 중심에서의 죽음인지, 비어 있는 곳을 채우려는 희망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워진 것을 인정도 하고, 다시 채우기도 하고, 다시 또 비우기도 하면서 충만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게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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