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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ㅣ 소담 한국 현대 소설 1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졸업과 동시에 첫 회사에 다닌지 벌써 8년째다.
8년차다보니 직급도 어느정도 있고, 일도 안정되고, 회사의 많은 동료들, 상사들과 친분도 있다.
운 좋게도 우리 회사에서는 성차별도 없고, 상사라고 해서 무조건 시키는 일도 별로 없어서
억울하게 일방적으로 당한다거나 화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사회는 사회고 직장은 직장이라 알게모르게 화나고 억울한 적도 있었다.
회사가 워낙 일도 많고, 연구원으로 있다보니 야근을 아주 당연시하고, 정말 바쁠때는 철야도 한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가능하면 충돌없이 일하기를 바라지만
일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의견충돌도 생기고, 일정이 무리하게 잡히면 서로의 업무량과 일정을 이야기하다 과열되기도 한다.
지금은 어느정도 경력이 되다보니 내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 조목조목 따지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어디 그럴수야 있었겠는가?
스포츠신문사에 입사한 주인공 그녀의 회사 분투기를 그린 이 책은 제목부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 얼마나 속시원한 문장인가.
아마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100% 공감할만한 문장인듯싶다.
제목도 눈에 끌리더니 목차도 아주 난리다.
'까라면 까', '학벌리즘', '개새끼 대처요령', '돌연사 권하는 사회', '골룸이 되어라'등 마음에 팍팍 와 닿는 문구가 가득이라 읽기전부터 기대되었다.
소설이라 약간의 과장이 있을수도 있지만 읽으면서 공감의 웃음이 빵빵 터진걸로 봐서는 분명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나도 회사생활하면서 무리한 일정이 가능하지 않냐고 말하는
상사한테 '그렇게 가능할 것 같으면 네가 해봐'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르지만 회사를 그만둘 생각이 아니라면 면전에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혼자 상상만으로 통쾌해 할 뿐이다.
책 속의 그녀도 일이 꼬이기도 하고, 상사에게 당하기도 하고,
화나는 일도 많지만 나름대로 조금은 직설적인 통쾌함도 보여줘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너무 재밌었다.
한참을 신나게 웃어가며 읽다보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고민하는 꿈을 찾아갈 것인가? 돈을 찾아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 생각나서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면 정말 좋을 것이다.
나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전공을 했던 분야이기도 하고, 재밌어서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오래되다 보니 일의 능숙함과 편안함때문에 조금은 긴장감도 없어지고 처음의 열정이 수그러든 건 사실이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하지만 나도 모르는새 경력 8년차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다시한번 마음을 잡아야겠다.
오랜만에 책 읽으면서 신나게 웃어도 봤고, 지금 내 모습을 반성도 했고, 잘 모르는 신문사 세계를 엿볼 수도 있어서 좋았다.
가볍게 읽어나간 책인데 은연중에 여러가지 메시지도 담고 있어서 더 괜찮은 책이였다.
직장일로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겠지만
이 책을 읽고 신나게 웃으면서 다시한번 '화이팅'을 외쳐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