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는 그동안 많이 접해본 이야기지만 그래도 읽을때마다 흥미를 유발시키는 건 분명하다. 한명 한명 살인 사건이 발생할때마다 다음엔 어떤 방법으로 살인이 일어날지, 연결고리는 무엇일지 어떤 반전이나 트릭이 있을지, 범인은 누구일지, 이유는 무엇일지등 수많은 궁금증때문에 단순히 책 밖의 독자의 느낌이 아니라 함께 범인을 찾는 재미와 긴장감이 있었다. 살인현장에 번호 순서대로 등장하는 스페이드 카드. 그 카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 수 없고, 등장인물들의 알리바이도 완벽해 결말이 다 되어가는데도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점점 막연하게 범인은 '리라장안의 그들중에 한명이겠지'하는 짐작만 했었다. 책은 점점 끝을 보이고, 범인의 윤곽이 나타나지 않아 궁금했는데 마지막에 펼쳐지는 결말은 정말 대단했다. 살인동기부터 살인방법, 살인과 살인 사이의 연관성, 스페이드 카드의 비밀까지 그 치밀한 구성과 결말에 놀랐다. 처음에는 친숙하지 않는 일본이름들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헷갈리기도 했지만 읽을수록 몰입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흥미진진했다. 작은 사건으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이 얽히고 얽힌 관계와 작은 실수 때문에 엄청난 연쇄살인사건이 되는 것을 보면서 의도하지 않은 일이 작은 실수로 하여금 얼마나 큰 일이 될 수 있는지 새삼 느꼈다. 익숙한 소재와 이야기지만 결말의 신선함때문에 오랜만에 재밌는 추리소설을 읽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