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그리고 함께한 90일간의 아시아 횡단기
남정현.김웅기 지음 / 나무자전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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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은 모두가 원하는 여행일 것이다.
사랑하는 남편과 사랑하는 부인과의 여행.
이 얼마나 생각만해도 근사하고 멋진 일인가.


 

그러나 이 책 속의 부부 여행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결혼하자마자 모든 것을 멈추고 여행을 떠났다는 점.
다녀온 후의 일들이 걱정되서 누구나 쉽게 하지 못했을 여행을 계획해서 떠났다.
이쁘고 좋고 편한곳이 아닌 오지의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하는 중에 서로 원하는 곳이 달라 잠시 떨어져 각자 여행을 하기도 했다.
정말 쿨하고 멋진 부부다.


 

여행지에서 다음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하고,
트럭의 좁은 공간을 타고 불편한 자세로 열 몇시간을 달리기도 하고,
벼룩이 가득한 숙소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 여행을 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점점 일반적이고 평범한 여행이 아닌 그들의 여행의 매력속에 빠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 간 곳 중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을 떠올릴 때
이상하게 이쁘고 편했던 곳보다는 무언가 재밌었던 사건, 사고가 있었던 곳이 더 기억이 난다.
몸이 편하고, 맛있는거 먹고, 이쁜 것만 본 여행도 좋겠지만
조금 힘들지라도 더 많은 것을 경험한 여행은 느끼는 감정들의 차원이 다를 것이다.


 

아마도 이 부부에겐 서로만이 존재하고 서로에게 의지했던 이 여행이
인생에 있어서 큰 힘이 될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곳, 한없이 걸어야만 했던 곳을 부부가 함께 걸으면서
가까이에 서로가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했을지
그 느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함께 행복해진다.
진심으로 서로의 존재의 감사함을 느끼는 부부가 참 부럽고 좋아보였다.


 

여행 다녀와서의 일상의 복귀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혼사서도 가기 힘든 여행을
특히나 결혼하고나서 떠났다는 용기에 진정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의 여행이 너무 부러워서 '나도 미래의 남편과 꼭 가야지'라는 생각을 어찌나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잠시 모든걸 내려놓고 오랫동안 떠날 용기까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짧은 일정이라도 꼭 가봐야겠다.
그 전에 일단 이 책을 먼저 미래의 남편에게 읽혀보고 싶다.


 



 젊을 때는 열심히 돈만 벌고, 자기 생활이 없다가 50~60대에 은퇴해서 그때 여행한다면 무엇을 배울 수 있죠?
 그때 가서 무언가를 배워도 이미 인생의 너무 많은 부분이 지나가 버렸으니  별 의미가 없을 거예요.


 이렇게 젊었을 때 여행을 다니는 것은 멋진 생각이예요.
 당신들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멋진 경험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 171p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여백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로 채워넣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쉼표를 찍는 것이 여행일지도 모른다.
 아무 생각 없이 온통 황톳빛인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때로는 모르는 이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는 여행에서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여백일지도 모른다. - 1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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