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걸음 - 한 번에 한 걸음씩 기적을 찾아 떠난 산티아고 길, 2010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순진 지음 / 샨티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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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본건 정말 우연이였다.
물론 텔레비젼에서 보지 않았어도 온라인 서점, 오프라인 서점에서 분명 발견됐을 책이다.


 

"책 읽는 밤"이라는 화요일 밤 12시 30분에 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이 있는데
화요일인지 모르고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 신간 소개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몇 권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코너인데 "순진한 걸음"이라는 이 책이 소개되는 순간
독특한 제목에 너무 편안해 보이는 책 표지에 시선 고정.
짧은 순간이였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으로 강하게 각인되었다.


 

신도들만의 길이 아닌 이젠 여행자들의 로망이된 산티아고 순례길.
그녀 혼자 여행한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혼자서 걷고 또 걷는 여행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길래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여행책은 참 많다.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 관련 여행에세이는 읽은 기억이 없다.
그런데 왜 유독 이 책엔 관심이 갔던 것일까


 

건강한 몸으로도 한없이 걸어야 하는 힘든 여정인데
그녀는 발목이 불편하고 아프다.
불편한 몸이지만 자신을 돌보기 위해서, 무엇인가 큰 변화를 기대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다.
다른 사람들의 2~3배는 더 걸리는 일정이지만 그래도 꿋꿋이 나선다.


 

다리가 퉁퉁 붓고,
도저히 걷지 못해서 쓰러지기도 하고,
너무 아파 울기도 하고,
몸이 안 좋아서 중간 숙소에서 며칠씩 쉬면서 늦어지기도 하고,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산티아고를 향해 걸어간다.


 

길 위에서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고
생면부지 사람들이지만 그들로 인해 많은 힘을 얻는 그녀.


 

처음엔 몸이 불편한 그녀의 여정이 안타깝기도 하고
상처 가득한 그녀때문에 마음 아팠지만
한걸음 한걸음 걸으면서 위로받고 감사하고 희망적으로 변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그녀를 통해 위로받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산티아고에 도착했을때 그녀도 변했지만 나도 함께 변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서 알게되는 정보성도 있고,
너무 멋진 환경이 담긴 사진을 보는 즐거움도 있고,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마음이 내 마음 깊이 진심으로 닿아서 너무 좋았다.


 

나도
천천히 가도 된다고,
천천히 가도 도착할 수 있다고,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참 많이 행복하다고.


 

 


내 안에 작은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오래된 고통과 슬픔으로 울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그 아이에게 귀 기울이지 않았다. 다들 이렇게 어른이 되는 거라고,
이제 다 컸으니 더는 울거나 보채면 안 된다고 언제나 작은 아이를 혼내고 다그쳤다. - 4p


 

하루 40킬로미터씩 걷는 사람들이 못 보는 것을 너는 볼 수 있을 거야. 느리지만 그래도 넌 항상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니? - 114p

 

네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서 '해야 하는' 것 말고 '하고 싶은'걸 하는 거야.
너는 뭐가 하고 싶니? 뭘 원하니? 이제부터 천천히 생각해 보자.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 152p


 

문득 상처를 받는다는 건 주는 사람에게 달린 일이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 달린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가 아무리 내게 상처를 주려고 애를 써도 내가 나를 상처 입도록 허락하지 않으니 상처받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가 받은 상처들은 남이 내게 주기 전에 내가 먼저 내게 입힌 것이었구나 - 166p

 

나는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 결국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 2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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