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씨 마을의 꿈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 소설은 많이 접하지 못했다.
중국 작가도 잘 모른다.
21세기의 문제작가라고 하는 저자가 궁금했고, 소름끼치는 이야기에 책을 놓지 못할 것이다.라는
강렬한 문구에 호기심이 생겼다.


 

모든 것은 피로부터 시작되었다.
딩씨 마을의 저주는 피로부터 시작되었다.
자신의 피를 팔아 돈을 벌어 살아가는 딩씨 마을의 현실.
피를 뽑아가는 바늘이 살을 뚫는 그 순간부터 저주의 삶이 시작되었다.
죽음과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열이 나고 종기가 나고 피고름이 나고 살이 썩어가고 그렇게 한 명 두 명 죽어간다.

이렇게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병. 바로 에이즈. 무지한 그들은 열병이라고 부른다.
병에 걸린 사람들이 학교안에서 다같이 모여 산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고 생활한다.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 병에 걸린 사람들은 학교로 모여든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자 이젠 죽음 그 마져도 무의미해진 그들.
병에 걸린 사람들이 죽기도 전에 나무로 미리 관을 만들어 놓고, 죽자마자 마치 습관이고 일처럼
관에 넣어 바로 묻어버린다.


 

온 마을에 죽음의 그림자가 뒤덮여있고, 죽은 마을이나 다름없는데
그 병에 걸린 피를 몸에 담고 잘 살아간다.
사랑도 하고 힘을 내어 목소리도 높이고, 욕심도 부린다.


 

아무런 희망도 없고 절망뿐인 환경에서 어떻게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
하루 하루 고통스럽고 무서울텐데 학교에 다같이 모여사는 그들의 모습은,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아는 그들의 모습은 비교적 절망적이지 않다.


 

더 이상 아우것도 존재할 수 없는 죽음.
그 죽음의 환경에서 딩씨 마을은 꿈을 꾼다.
참 평화롭고 행복한 꿈.


 

저자는 죽음이라는 그것도 아주 지독한 병에 걸린 어두운 분위기를
중간 중간 꿈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오히려 그 무거운 분위기를 상쇄시켜
희망적인것 같은 느낌마져 들게 만든다.


 

처음에는 어둡고 절망적인 현실 모습에 동화되어 절망감을 느꼈지만
현실과는 상반되는 꿈의 모습을 보면서 당활스러울 정도로 평화롭고 고요한 느낌이 들었다.


엄청나게 절망적이 이야기를 이렇게 다룰 수 있다는 사실이,작가의 역량이 놀라울 뿐이다.

 

딩씨 마을의 꿈은 비단 그들만의 꿈이 아닌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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