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녕, 공항 - 내 안에 숨죽인 보헤미안 랩소디를 깨운다
신현정 글.그림.사진 / 창작마루결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오롯이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 가능한 걸까?
잠시 모든것을 놓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 가능한 걸까?
벌써 직장 생활 7년차에 그것도 한 직장에 있다보니 어느덧 일에 있어서는
인정도 받았지만 여전히 바쁘고 정신없이 살고 있다.
가끔 하늘을 바라보면서 살자는, 천천히 가더라도 옆을 보면서 가자는 말은
잘 알고 이해하지만 실천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갑자기 살던 대로 살 수 없어져서 모든것을 놓고 오래동안 바라봤다는 저자의 이 책이 눈에 들어 왔다.
독특한 제목에 "그리는 글 쓰는 그림"이라는 문구 또한 특이해서 더욱 끌렸다.
저자는 어떻게 자신의 내면을 그렇게 바라 볼 수 있었는지 어떤 느낌이였는지 공유하고 싶었다.
그림을 너무나 잘 그리는 저자는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자연과 어울려 놓고 사진을 찍었다.
자신의 내면을 자연에 풀어놓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치료받는 듯해서
참 독특하고 그 상상력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써야만 했던 건 이해하고 견뎌내야만 하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힘겨움 때문이었다 - 7p
상처의 고리를 찾아 다시 배열하고,세상의 것이었던 속도를 삭제하고,나의 속도를 재설정한다.- 57p
경제사회에서 어쩔 수 없다지만 모든것이 오로지 사회기준에 맞춰서 돌아가는 저자가 그리고 내가
이제는 세상의 속도가 아닌 남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고 싶다.
마음같아선 전부를 그러고 싶지만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 그럴 순 없겠지.
그래도 가끔 나의 속도의 기준을 나로 맞추면서 다시 나아가고 나아가고 싶다.
때론 몸이 아픈 것은 밖만 살피지 말고 안도 살펴달라는 나의 외침 같다. - 154p
승부욕 강하고 욕심 많은지라 무엇이든지 잘하고 싶었고, 잘해야했기에 내 자신의 아픔을
돌볼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책 읽는내내 저자가 얼마나 삶에 지치고 상처받았는지가 느껴져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지금 나의 모습이 나의 내면이 저자처럼 이렇게 상처받고 있지는 않은지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특한 구성이 눈길을 끄는 건 사실이였지만 조금더 흐르는 듯한 글을 담았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특성을 살려 글에 그림을 녹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든 것을 다 볼 수는 없다.
안보고 지나칠 수도 있고 지나쳐질 수도 있다.
그 무엇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아무도 보고 싶지 않고 그들도 나를 보는 것이 끔찍이 싫을 때가 있다.
눈에 맺히지 않았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뼈 절이게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때가 저기만 보던 시선을 여기로 돌리고,
지나쳐 온 것을 가까이 바라봐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게 돼도,
어둡고 슬픈 나와 마주해도,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아진다.- 11p
많은 것에 자신을 놓쳐버린 그는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건 안돼 지킬 것 지켜야지라는 세상의 규칙을 지키기 위해,
많은 것에 자신을 놓쳐버린 그느 - 166p
나 자신을 잘 들여다 보고, 이해할 수 있는건 아무래도 표현을 해야 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글을 쓰는 것 같다. 나도 예전부터 나의 모든 것을 솔직히 하고 싶을 때는
일기장을 찾았던 것 같다. 정작 제일 위로가 되는건 아마 나 자신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