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유괴범
송유정 지음 / 망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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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언니, 나 좀 몰래 납치해 주면 안 돼?"

이 얼마나 발칙한 문장인가.

여섯 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이 한마디가 이 소설의 출발점이다.

대학생 한별이 붙인 '무엇이든 해드립니다' 전단지.

그 전단지를 한 장 뜯어 들고 나타난 건, 놀랍게도 여섯 살 은설이었다.

자신을 납치해 달라는 황당한 의뢰. 그런데 한별은 그 이유를 듣고 정말로 은설이를 납치한다.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것, 그게 은설이가 내민 이유였다.

이 납치극이 어떻게 흘러갈지, 은설의 엄마는 대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서 책장을 계속 넘겼다.

처음에는 은설과 엄마 지은의 관계에만 시선이 갔다.

변호사로 바쁜 지은은 왜 딸에게 사랑을 주지 못했는지, 어린 은설은 왜 그토록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는지, 이 가족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관계망이 넓어지면서,

은설과 지은뿐 아니라 한별이라는 인물도, 그리고 세 사람이 서로에게 놓인 자리도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는 가족, 그리고 가족 간의 사랑.

우리는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잘 아는 만큼 당연하게 여긴다.

당연하게 여기는 만큼 표현하지 못하고, '알겠거니' 하며 살아간다.

이 소설이 붙잡는 지점이 바로 거기다.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랑을 전하는 법을 몰라서 엇갈리는 사람들.

책은 어린아이의 유괴극이라는 유쾌한 자작극으로 시작하지만,

읽다 보면 따뜻함이 번지고 피식 웃음도 나다가, 결국 내 가족이 떠오른다.

나는 요즘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한 적이 있었나. 가족이니까 그냥 넘어갔던 일은 없었나.

내 모든 것의 근원이 결국 가족에서 나오는데, 너무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며 살아온 건 아닐까.

이 책을 정말 술술 잘 읽힌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여러 형태의 사랑을 곱씹게 되고, 너무 당연해서 놓치고 있던 질문 하나가 오래 남는다.

이미 19개국에 판권이 팔렸다는데, 가족이라는 이름 앞에서 말이 서툴러지는 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가을에 가볍고 따뜻한 소설 한 권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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