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학,호러가 잘 섞인 흥미로운 소설

이메르의 거미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5년 7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오랜만에 계속 붙잡고 읽게 되는 소설을 만났다.

'무더운 여름밤에는 호러소설이지!'라는 마음으로 밤에만 읽으려고 했는데, 틈날때마다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다.

이야기는 홋카이도에 위치한 '황천의 숲'에서 시작된다.

리조트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처참하게 살해당하고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불곰의 소행으로 추정하지만, 주민들은 그곳을 황천의 괴물이라 불리는 '요모쓰이쿠사'가 사는 금기의 땅으로 여겨 수색에 나서기를 꺼린다.

불곰의 짓이라고 하기에는 시신에서 예리한 날붙이에 베인 듯한 상처와 신종 거미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

외과의사 '아카네'는 7년 전에 황전의 숲 근처에서 온가족이 사라져버렸다.

7년동안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었는데,

어쩌면 리조트 공사 인부들의 실종과 가족들의 실종이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금기의 숲속으로 들어가게된다.

이미 황천의 숲으로 들어가기전에 숲에서 발견된 낯선 소녀에게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거미, 유전, DNA, 푸른 빛, 종족, 변이등 온갖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펼쳐진다

황천의 숲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은 그야말로 호러소설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텍스트를 읽고 있지만 디테일한 묘사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 불길함과 초조함과는 상반되게 가족의 복수를 위해서 직진하는 '아카네'의 모습은 전투적이지만

인간 '아카네'하고는 상대가 되지 않는 거대한 존재의 실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충격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아카네'를 돕는 친구, 그리고 함께 황천의 숲으로 들어간 형사와 사냥꾼의 관계와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안심했다가 예상치 못한 전개에 허를 찔리는 경험도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순간

모든 사건의 시작이 되는 충격적인 반전과 두 글자의 단어가 드러난다.

그리고 호러소설다운 결말은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신화, 의학, 호러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였고,

단순한 상상을 넘어, 마치 실제로 어딘가에 그런 신화와, 장소와, 미지의 생명체가 존재할 것만 같은 현실감에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소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