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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표지와 제목부터 내가 느끼는 에쿠리 가오리 작가답다 생각했다.
뭔가 잔잔한거 같고, 일상적인 것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평범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
이 책에는 오십대 중반의 친구들 세 명이 등장한다.
리에, 다미코, 사키.
학창시절부터 친구였던 그들이지만 이제는 삶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
영국에서 살다가 일본에 돌아온 돌싱 리에는 너무나 독립적이고,
작가로서 어머니와 함께 사는 미혼인 다미코는 무던하고,
남편과 두 아들이 있는 사키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문병하며 아들과 옥신각신하며 살고 있다.
돌싱, 미혼, 기혼이라는 결혼의 모습도 다르고
혼자이고, 어머니와 살고, 남편 아들과 사는 생활 모습도 다르다.
일본으로 돌아온 리에가 다미코 집에 머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는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소소하게 벌어진다.
공통점이 별로 없는 삶을 살아가는데, 만나면 학창시절의 그들처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리에는 독립적인 혼자의 삶을 살아가고, 어머니와 다미코의 의견 충돌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의 문병이라던지, 어린 나이에 결혼하려는 아들과 충돌하는 사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이라
그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여도 모두 공감가는 상황이였다.
그들의 모습은 참 좋아보였다.
이래서 친구가 필요한 거지, 이래서 친구의 의미가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중년의 나이에 친구로 인해 조금은 자유롭고, 더 많이 즐거워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
소소한 듯, 평범한 듯 하지만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각기 다르게, 또 같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고, 내 앞으로의 삶도 그려보게 되었다.
어딘가에서 여전히 평범한 듯, 특별한 듯 살아갈 그들을 떠올리며
소소한 일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감성을 또 한 번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