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지기들
에마 스토넥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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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떤 섬에서 등대지기 세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물론 실제 사건의 어떤 부분들을 토대로 한 책이겠지만 나머지는 허구가 가미된 책이다.


바다 한가운데 솟아 있는 타워 등대에 "아서, 빌, 빈스" 3명의 등대원들이 있었고,

뭍으로 나오는 "빌"을 데리러 배 한 척이 갔지만 등대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용한 타워 등대에 남아있는 단서라고는

출입문이 안쪽에서 잠겨 있었고, 두 개의 벽시계는 같은 시각에 멈춰 있었고,

식탁에는 식사를 앞둔 식기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어느 날 소설가 "댄 샤프"가 20년전에 사라진 등대원들의 진실을 파헤치고, 소설을 쓰기 위해

등대원들의 가족들을 만나게된다.

책은 1972년 세 명의 등대원과 1992년 그들의 아내,연인의 시간을 왔다갔다하며 펼쳐진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안고 사는 등대원 "아서"와 그의 부인 '헬렌',

등대지기로 사는 것이 불만인 "빌"과 그의 아내 "제니",

과거의 전과가 계속 따라다니는 '빈스'와 그의 연인 '미셸'.


타워 등대라는 갇힌 곳에서 3명의 등대원들의 고립된 시간을 들려주고,

현재에서는 남편과 애인을 잃어버린 그녀들의 슬픔의 시간을 들려주면서

이야기는 서서히 집중하게 만든다.

평화롭고, 정적이고, 조용할 것만 같은 등대에서의 시간은 그러기에 오히려 사소한 것으로 긴장감이 생기기도 하고,

바다 한가운데 고립되어 있다는 것과 그래서 자의적으로는 오도가도 못한다는 사실때문에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 했다.


한 명은 아들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고, 한 명은 등대지기를 하는 인생에 불만을 갖고 있고,

또 한 명은 계속 따라다니는 과거에 불만을 갖고 있으니

그들은 모아놓은 고립된 환경이 온전할 수 있었을까?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등대원들의 가족은 여전히 과거의 상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어느날 갑자기 다같이 증발해버린,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 시간을 보낸 가족들의 상실감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그녀들은 그들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소설가로 인해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과거의 상실과 마주선다.


1972년 과거와 1992년 현재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등장인물들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서 각 인물들의 심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그만큼 분위기에 더 휩싸이게 된다.

그날의 진실이나 인물들에 감춰졌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몰입되는 매력도 있고,

현재의 인물들이 과거의 어둠에서 벗어나려는 모습들이 보이면서 깊은 인간애가 느껴지기도 한다.

읽는내내 칠흙같이 출렁이는 파도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다가

결말에 다가갈수록 고요해지는 파도의 모습이 그려졌다.

100년 넘게 풀리지 않은 전대미문의 실종 사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그들만이 알겠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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