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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노을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평점 :

고등학생 '최노을'에게는 30대 초반의 엄마 '최지혜'씨가 있다.
미성년자의 나이로 미혼모가 되어 아들과 둘이 살아가는 그녀.
어쩔 수 없는 편견으로 '어린 나이에 어쩌려고, 아고, 힘들었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튀어나왔다.
그 과정을 어떻게 겪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현재 엄마는 악세사리 공방을 운영하고 있고,
아들 '노을'은 엄마의 가게가 있는 건물의 중국집에서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그 중국집 딸 '성하'와는 할말못할말 다 하는 친한 친구다.
'성하'에게는 나이 차이가 좀 나는 오빠가 있고,
'노을'에게는 학교에서 도움을 준 것을 계기로 친구가 된 '동우'도 있다..
이야기의 배경과 등장인물은 이 정도인데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문장들이 만만치 않다.
6살 차이나는 연상연하 커플이야 뭐 이상할 것도 없는데
문제는 '성하'의 오빠가 '노을'의 엄마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자신의 딸과 동갑인 아들이 있는 미혼모를 좋아하는 것이니
환영할 수 없지 않겠는가
'노을'은 아버지를 원하는 것이 아닌, 엄마를 사랑해주고, 엄마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서 엄마가 평범하게 살았으면 하고 바랬는데, 상대가 자기 친구 '오빠'라니.
설상가상 남자는 집안의 기대를 받고 자랐고, 그 사실을 알게된다면
엄마가 그 집안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게될까봐 '노을'은 겁이 났다.
그런데 '성하'의 태도는 또 달랐다.
자신의 오빠를 그만큼 믿었고, 오빠의 선택을 존중했고,
5년이 넘는 시간동안 '노을' 엄마만을 바라보며, 그녀를 위해서 대학 졸업을 하고, 좋은 곳에 취직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랑을 인정했다.
그리고 또 '노을'의 친구인 '동우'의 이야기도 중간중간 나오는데
이 또한 평범하지 않았다.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평범, 보통, 특이, 편견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책을 읽는내내 과연 보통이란게, 평범이란게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깊게 하게 된다.
다수가 하면 평범한 건가?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향으로 내 삶도 나아가면 평범한 건가?
이 책에서 나온 문장에 따라 고속도로에 올라가서 샛길로 안새고 그냥 앞으로 달리면 평범한 건가?
나는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쟜었고, '평범'이란 단어에 얼마나 많은 것을 넣었단 말인가?
미성년자 미혼모, 동성애등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답답하지 않게, 뻔하지 않게 그려내서 읽기에 좋았고,
중간중간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들, 마음에 남는 문장들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따뜻하고 유쾌하게 마무리되는 결말 덕분에 기분까지 좋은 건 또 하나의 매력.
이전 작품인 "페인트"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어렵다면 어렵고,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작가님만의 적정한 깊이로 잘 그려내시는 것 같다.
다음 작품도 역시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