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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특별판) ㅣ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평점 :

어느 날 죽은 그 남자와 소년은 이승과 저승의 사이를 넘기전,
불사조가 되고픈 여우에게 피를 주기로 하고, 사십 구일의 시간을 얻는다.
다른 모습을 하고 "구미호 식당"으로 돌아온 그들은 과연 어떤 시간들을 보내게될까?
할머니와 형 사이에서 구박만 받다가 사고로 죽은 소년은
인생에 대해서 별로 미련이 없어보였다.
이승과 저승 경계에서도 다시 시간이 주어지는 것에 별 미련이 없었다.
아저씨의 권유로 다시 함께 돌아온 것이였다.
그렇다면 아저씨는 어떤 사연이 있길래 그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호텔 셰프로 일했던 그는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크림말랑"이라는 음식을 매개체로 소문이 나면 반드시 그녀가 찾아올 것이라 믿었던 아저씨.
당연히 사랑하는 여자라고 생각했고,
어떤 사연이 있다고 생각했다.
점점 사십 구일의 시간은 다가오는데
아저씨의 그녀는 나타나지 않고, 이상한 남자만 찾아온다.
그녀 대신 온 것이라며.
그와중에 '구미호 식당'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소년의 형이 들어오게된다.
그와 그녀의 사이에 얽힌 이야기와
소년과 형, 할머니 사이에 얽힌 이야기들이 하나씩 풀어지면서
잔잔하면서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십 구일의 시간이 없었다면
그들은 그렇게 오해를 하고, 영영 미워하는 존재로, 원망하는 존재로 떠났을 것이다.
죽기전에 자신의 생을 정리하고,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편으로는 그 일주일의 시간이 오히려 더 고통스럽고 아플 수도 있지만
적어도 누군가에게 하고싶은 말들은 다 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의로 타의로 사람을 오해를 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그리고서는 영원히 사는 삶처럼 그런 오해, 미움, 원망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버린다.
나도 상처받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면서 그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그러다 문득 죽는 순간이 오면 그런 것들에 대해서 후회하게 되지 않을까?
하루하루 분명히 유한한 시간일 걸 아는데 자꾸 잊어버린다.
그러다가 이렇게 삶의 소중함, 매일매일의 소중함, 유한한 시간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책을 만나게되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하루하루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야지, 후회없이 살아야지,
소중한 사람들에게 잘해야지'하면서 말이다.
잔잔하게 풀어낸 이야기들이 가독성도 좋았고,
좋은 마음과 다짐을 느끼게해줘서 즐거운 시간이였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서평단이벤트로 진행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