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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 지음, 문승준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7월
평점 :
이와이슌지 감독의 '러브 레터' 영화는 여전히 아날로그적 감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제목마저 비슷한 '라스트 레터'라는 이 책에 눈길이 끌릴 수 밖에 없었다.
첫사랑이자, 여전히 지금도 사랑하는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동창회에 갔는데
그녀가 아닌 그녀의 여동생이 나타났다.
외모가 비슷해서일지 모든 사람들은 그녀의 여동생을 보고 그녀라고 착각했고,
무슨 일이지 그녀의 여동생도 자신이 그녀처럼 행동했다.
그러나 그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
그가 사랑하는 그녀가 아니라는 것을.
어린시절 그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의 여동생은 그를 사랑했다.
이 얽히고설킨 관계속에서 왜 그녀의 여동생은 그녀 행세를 했을까?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동창회에서 헤어지고, 그가 그녀의 여동생에게 보낸 문자가 발단이 되어
그녀의 여동생은 그에게 편지를 보낸다.
언니의 행세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지 일방적 편지의 단절 내용으로 시작되었는데
어느새 시시콜콜 집안의 일들을 그에게 편지로 써서 보낸다.
자신의 첫사랑과 조우하게 된 기쁨이였을까?
그시절 언니때문에 이뤄지지 못한 사랑의 관계를 조금이나마 누려보고 싶었던걸까?
그녀의 주소를 찾아 편지를 보낸 그.
그의 편지는 그녀에게 닿을 수 없었고, 그 편지는 의외의 인물에게로 향하게된다.
그렇게 편지를 통해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넘나들고,
그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편지"라는 것이 주는 아련하고 순수함이 있다.
지금에야 몇 초라는 시간이면 충분히 상대방에게 연락하고 의사를 물을 수 있지만
"편지"에 손글씨로 꾹꾹 눌러쓴 것을 펼쳐서 읽을 때의 느낌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그 아날로그적 아련한 감성을 담아낸 '라스트 레터'.
첫 사랑을 안고 살아가는 그에게 조금은 잔인했을지도 모를 과정이지만
그 시간들이 결국에는 그를 인생에서 한 발 더 나아가게 만들었지도 모른다.
"편지"라는 매개체만으로 어린시절 예쁜 추억들이 생각났던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