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믿어요 -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한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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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믿어라", "내가 제일 중요하다", "내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등

자존감을 높이는 것에 대한 에세이나 심리책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조금은 상투적이게 보일 수도 있는데 다 읽고나면 이 깔끔하면서도 직설적인 제목이

얼마나 뭉클하게 가슴에 와 닿는지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코칭심리전문가로써 여러가지 경우를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부모의 이혼, 알코올중독자 아버지, 가난했던 어린시절, 아버지의 재혼, 십수년이 지난 후 친엄마의 재회등

솔직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참 힘들었겠다 싶었다.

감정적으로, 물리적으로 많이 힘들고 벅찼을텐데 잘 버티고 견딘 후에 지금은 멋지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을 하고 있으니 대단하기도 하고 그 과정의 이야기들에 푹 빠져서 읽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예로 들어주는데 어찌나 공감도 되고, 위로가 되는지

울컥하기도 하고, 찡하기도 했다.

나도 어린시절부터 혼자서 다 하려고 했고, 무엇이든 잘해야 직성이 풀렸다.

소위 말하는 반장도 계속하며, 공부도 곧잘 했고, 대학교 대학원에서도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

맏딸이여서 그런 것인지, "애어른"이라는 별명도 있었고, 인정받으려는 욕구도 있었고,

다른 사람들 챙기기에 바빴고, 다른 사람들 고민 들어주는 것이 일상이였다.

그렇게 혼자서 알아서 하다보니 그렇게 해야되는 것인줄 알았고, 난 들어주는 사람이였다.

그래서 지금껏 부모님한테 단 한번도 "힘들다"라는 말을 해본적도 없고,

부모님한테 "속상한 일이 있었다"며 울어본 적도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강하지 않았지만 강한 척을 했던 것 같고, 내 마음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 마음 들여다보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사람에게 서운한 일이 생겨도 '그냥 내가 참아야지' 싶었고,

특히 상대가 가족일 경우는 그런 마음을 느끼는 내가 나쁜 건 아닌지 죄책감이 들었다.

이 책에는 나랑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와서 더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본 적이 없어서, 그러면 안되는 거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어서 혼자 속상해 했던 일들이

이 책의 글로 인해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녀에게 솔직한 내 마음을 드러내보인 것 같았고,

나도 모르게 울컥했고, 그녀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았다.

'내가 나쁜게 아니였구나','내가 죄책감 가질 필요 없는 거구나',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 수 있는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드니 엄청난 위로가 되었다.

"사람들이 이래서 심리 상담도 받고, 다른 사람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풀어놓는구나" 싶었다.

작은 상처든, 큰 상처든 자신의 상처가 가장 큰 법이다.

상처를 굳이 꺼내서 꼭 해결하려고 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상처를 마음에 묻어두고 휘둘릴 필요도 없다.

나에게는 상처를 넘어설 힘이 있음을 믿는다.

이 책으로 인해 조금 더 믿는다.

"오래 울었던 당신,

정말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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