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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50 -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김혜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 다는 게 서글프다.
나 보다 더 어르신들 또한 이런 저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계실까?
오늘 포털사이트에 오른 연이은 부고 기사가 마음에 남는다.
한 명은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아세안(ASEAN) 정상회의 참석 관련 실무를 총괄하다가 지난 18일 쓰러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김은영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48).
또 다른 한 명은 원피스에서 꽃미남 상디를 연기한 한국성우협회 김일(52) 성우로, 지난 18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두 분다 인생 이렇게 되실 줄 모르고 그저 올인하며, 최선을 다 하며 하루 하루 힘차게 살아오신 분들 같다. 누가 내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차분하게 맞이할 수 있을까?
인생의 뭐 인생 1백세 시대 아니나며, 제2의 직업, 전성기를 찾아서 힘껏 일할 사람이 뭐 그리 비관적 생각이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누군가는 그저 살아도 70인생 80을 건강히 살아가는데, 누군 그 마저도 희망사항일뿐 아무런 내색없이 한 순간에 우리에게서 잊혀진다.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만일 내게라는 생각에 한 순간 오금이 저려온다.
한번뿐인 인생이지만, 그 역시 내가 생각한 것 처럼, 내 맘대로, 어쩌면 나와는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다는 게 서글프다.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고픈 모습이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온 뇌출혈과 심정지, 심장마비라면 방법이 없지 않을까? 흔한 노래 가사처럼 '준비없는 이별'이 되고 말 것이다.
문득 뇌리에 스친 생각은 이런 모습. 이런 사망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 어디선가 봤다 싶었다.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지만, 눈 떠보니 50.
한국경제신문에서 펴냈고, 김혜민 지음으로 나왔다.
부제는 기대보다 불안이 더 큰 3040을 위한 생각보다 명랑할 수 있는 50대 입문서라고 설명되어 있다.
인생의 후반기를 결정하는 50대는 다시 한 번 인생을 잘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100세까지 산다면 50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재출발이니 중요한 시점이고, 100세 이전에 죽는다면 50이라는 나이는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속에서 귀중한 순간이다. 이렇게 중요한 50을 아무 준비 없이 맞아서는 안된다.
정말 출판사의 의견일테지만, 잘 한다. 어찌 이리 독자를 유혹할만한 글들을 뽑아 놓을까 싶다. 제목 부터가 나와같은 40대라면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이제 30대인 저자는 서문에 이런 글을 남겼다.
"<눈 떠보니 50>은 라디오 세상에서 제가 보고 듣고 나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저의 첫 번째 이야기 모음집입니다. 이 이야기들이 저의 50대를 바꿔줄 것이란 희망을 주었듯, 당신의 50대 역시 바꿀 수 있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그녀 역시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로 이제 열심히 살아가는 30대를 보내고 있을텐데, 직업상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이렇게 책으로 엮었다. 나의 존재가 사라짐에 남겨진 결과물이 없음이 아쉽다. 저자는 책이라도 있지만, 난 뭔가 싶다. 후대에 남겨지는 기억. 그런 기억에서 잊혀진다는 것이 슬프다.
이 책은 전체 다섯 개의 이야기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지금'이 그대의 전성기. 나이가 들어감을 아쉬워 말고 세월 따른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살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기획의도처럼 YTN 라디오 프로그램 <당신의 전성기, 오늘>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박웅현 TBWA KOREA 크리에이티브 대표, 블로그 스머프할베 정성기 블로거, 박경희 소설가, 정혜신 정신의학과 전문의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가운데 정성기 스머프할베의 이야기는 애틋한 감동을 준다. 치매 노모를 위해 삼시 세끼를 차리는 67세 할아버지라니. 대단하다.
죽음에 대한 심리치료를 했던 정혜신 박사는 현실에 충실할 것을 들려준다. 해녀들의 과욕으로 인한 잠수사고인 물숨에 관한 짧은 이야기.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라는 인사를 나눈다는 해녀의 지혜가 엿보이는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죽음. 누구도 대하고 싶지 않는 단어다. 하지만 정혜신 박사는 누구보다 죽음에 관해 가족들이 자주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죽음에 관련된 대화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생활. 현명하다.
두번 째는 '나'는 여전히 청년입니다. 세 번째는 '너'와 내가 함께하기 위해서, 네 번째는 50대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 마지막 다섯 번째, '우리'의 불꽃은 꺼지지 않는다.로 이어지는 글들은 저자의 말처럼 담담하다.
50대의 신체내외의 변화와 사회적 지위와 역할, 임무가 변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변화의 시기는 사춘기 중2병의 질풍노도만 있는게 아니다. 오춘기, 육춘기, 인생의 부침에 따라 사람의 갈대처럼 이리저리 부딪쳐 상처입고 방황하는 건 마찬가지. 어른이라고 아이를 졸업했다고, 나이를 더 먹었다고 자연스레 치유되지 않는다.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의 조성돈 대표와의 이야기도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남자 나이 50, 죽음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나이라고 말한다. 그의 이야기 말미에 이런 아재스런 이야기를 덧붙여 조언한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이고, 역경을 거꾸로 하면 경력이라는 말은 이 글씨를 뒤집을 힘조차 없는 사람들에게는 사치다. 그러기에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위기에 노출되는 50, 죽음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나이다."
개그맨 이홍렬 씨는 이제 나눔홍보대사다. 그는 방송에서보다 나눔활동에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나이 50에 쓴 버킷리스트에서 이미 그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도 누구 앞에서도 초라해지지 않는 방법은 바로 나눔입니다"
또한 송호근 교수는 포항공과대학교 석좌교수는 인생 후반전을 위해 공동체와 이웃을 위해 불꽃을 태워보라고 권한다.
난 20대 이후 IMF라는 금융위기와, 월드컵의 환호, 세월호의 아픔, 촛불로 맞이한 정권교체 등등.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은 어찌보면 참 많은 것을 바란 것도 사실이고, 사회라는 부대낌을 느껴본 인생사인듯 싶다.
책은 우리가 맞이할 50대에 관한 조언을 담고 있다. 각각의 인사들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에 저자의 덧붙임 형식이다. 그들이 모두에게 존경받는 영웅이나 우러러 보는 선생님이 아님을 우린 알고 있다.
개인적 의견차이와 정치적 견해로 인해 평가를 달리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결국 이 책의 의도처럼 50을 얼떨결에 맞이하지는 말자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금의 30~40들에게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라는 이야기다.
일상의 치열함, 바쁨, 돈, 재테크, 부동산 등을 생각하는 삶속에서 내 나이 50이라면, 난 과연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누리는 가? 여전히 회사속에서 바쁜 일상으로 파묻혀 있는지,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삶속에서 아무런 준비없는 퇴직, 은퇴를 생각하고는 있지 않는지.
사회속에 기여하는 나눔과 봉사를 통한 나의 삶의 한 부분을 보람차게 보내는 시간은 어떤지 조언한다. 당장 죽음으로 내몰아치는 삶이 아닐지라도, 신체적 변화속에서 내가 겪는 삶은 천천히 준비를 필요로 한다.
다람쥐 쳇바퀴로 돌아가는 삶에서 나를 되돌아 보게 만드는 책이다. 각각의 인터뷰로 구성되었기에 읽기 쉽고, 어느 장에서 펼쳐 읽어도 부담감이 없다. 따분한 교훈을 집어 넣는 일장연설이 아니라, 곁에 있던 나이많은 형과 누나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같아서 좋다.
잠시, 시간이 필요한 이들이 좋겠다. 조금 삶의 지친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그들이 불꽃을 다시 피울 수 있도록.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