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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직장생활이 어느새 10년을 넘겼다. 다행스럽게도 말이다.
40대 중반, 난 그 만큼 꾸준히 일해왔고, 중간에 쉬는 시간이 아주 잠시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여전히 일하고 있음이 진심 기쁘다.
게다가, 젊은 시절 대기업 다니던 자랑스런(?) 친구들에 비해서, 난 조금 더 지금 직장에서 일하는 60세 정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 때 퇴사한 몇 몇친구들은 다시 중소기업에 재취업해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몇 몇 친구는 대한민국 현실이 그러하듯, 자영업의 대열에 합류했다. 자신만의 사업을 하겠노라 시작한 사업들 몇 개 정리하고, 흔히 뉴스에서 보는 통닭집과 택시운전하는 이들도 있다.
이 처럼 우린 쓸모있는 인간들이란 생각이다. 내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고 살아가는 이상 우린 항상 쓸모있는 인생이 아닐까?
쓸모인류라는 책이 몽스북에서 나왔다.
빈센트와 강승민 지음으로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다. 어른의 쓸모는 뭘까?
<p190 책에서>
뭉뚤그려 '쓸모'란 단어를 골랐는데, 여기서의 '쓸모'란 스스로의 가능성이 오래 빛을 발하는 어떤 것을 말한다. 내 식대로의 설명이 그렇다.
이 책은 빈센트 리의 생활을 살펴보는 강승민 저자의 느낌, 일상의 엿보기, 서로의 담화를 통해 느낀 점을 풀어 쓴 글이랄까?
강승민 저자가 보는 빈센트 리.
쓸모있는 인간, 쓸모인류인 빈센트를 대하는 저자의 하루일상(?)
뭐 이런식으로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빈센트 리는 1952년 서울 출생이니 벌써 한국나이로는 67세이다. 정년퇴임하고선 7년이 지난 셈이다. 한국인 어머니와 중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성장했다.
코넬 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 휴즈항공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뭐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대단히 쓸모(?)있는 분이다.
지금은 한국인 아내와 함께 직접 수선하고 짓은 서울 가회동 한옥에 살고 있다. 요리를 취미삼아, 뭐 하나 허투로 하질 않는 성격이라 강승민 저자가 보는 빈센트는 확실히 쓸모있다.
강승민 저자는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미디어그룹의 월간지 기자로 15년간 일했다. 대단한 경력에 정말 존경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그 만큼 치열한 전쟁터같은 곳에서 살아남으셨다는 의미다.
소싯적은 접어두고 암튼, 그는 지금 대형 마트에서 피자 굽는 일을 하고 있다. 자신만의 쓸모를 찾아 떠나온 것이다. 그런 그가 빈센트를 만나게 되면서 이 책은 기획되었는지 모른다.
외국생활에 익숙한 듯 빈센트는 아침마다 자신과 아내가 먹을 빵을 직접 굽는다. 그리고 파티문화에 익숙한 듯 종종 동네 이웃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한다. 사실 뭐 예전에야 이웃사촌이라고 콩 한쪽도 나눠먹는 문화였지만, 요즘 뭐 하나 나누기도 서먹한 무미건조한 아파트생활이 아닌가. 그래선지 빈센트의 한옥생활이 더욱 궁금하기도 하다.
빈센트는 쓸모를 찾아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있다. (아직도) 자신의 생활 동선에 맞게 집을 직접 고치고, 자신에게 필요하다면 주문제작(?)을 해서라도 만들어 활용한다.
꼰대라는 의식속에서 깐깐한 노인이란 인식이 글을 읽다보면 스치는 생각들이다. 지혜로운 여유로운 삶의 만족속에 여유자적하는 느낌과는 반대다. 철저하고 깐깐하고, 불평하고 자신의 만족에 닿지 않는다면 언제든 의견을 제시하는 빈센트.
그런 쓸모있는 삶이 강승민에게는 뇌리를 딱 때리는 문화적 충격일지도 모른다. 그가 40넘어 느끼는 삶의 의미를 그는 이미 생활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는 먼저 삶의 불편함 그리고 불만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쓸모'를 찾는다고 말한다. '왜 이럴까'라고 스스로 하는 질문이 필요하다. 실패하면 어떤가. 반복하는 시행착오의 과정이 바로 인생이다.
어쩌면 쓸모있는 인류(사람)은 스스로에게 만족한 삶이 아니라 꾸준히 노력하는 삶을 살고 있는 이 땅의 사람들을 말하는 게 아닐까? 무쓸모가 아니라 유쓸모인 삶을 위해 투쟁하고, 스스로 불편함을 고쳐가는 이들이 바로 쓸모있는 인간이지 않나 싶다.
책은 다섯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빈센트라는 쓸모 인류, 이름을 짓는다. 불안하지 않다. 대충 살지 않는다, 정리 정돈, 수집, 질문, 처음은 늘 쉽지 않다로 구성되어 있다.
두번 째 이야기는 쓸모 인류가 만드는 삶의 풍경, 세 번째 이야기는 쓸모 있는 일상의 철학, 네 번째 이야기는 잘 살기 위한 어른의 습관, 마지막 다섯 번째 이야기는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말한다.
사실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덮어두면서 느끼는 생각은, 참 내게 필요한 책이구나를 싶었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고, 또 그리 살고 있어야 하는 이들, 이미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빈센트가 참 독특하게 다가온다. 이문화적인 삶이랄까?
빈센트는 "스스로 몸을 움직여 쓸모를 찾아 나서는 것이 나의 삶을 응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 전원생활속으로 무작정 들어가는 삶이 아니란 생각이다.
나이를 잊는 젊은 생각과 나름의 철학속의 일상사를 지켜가고, 살아가는 그를 보는 이들이 비단 저자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도 자신만의 '쓸모'를 생각케 한다.
왜 나는? 이런 생각이 아니라, 여태 편협적인 생각에서 어른이라서, 남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에, 나의 불편을 참고, 내가 한번 더 손해보고 말지를 외치며 군중속에 숨는 게 '쓸모'가 아니다.
내가 가지는 쓸모는 남과 비교하는 삶의 쓸모가 아니다. 내 스스로 갖는 나의 쓸모를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생각케 한다. 어쩌면 정체되는 삶의 쳇바퀴를 살아가는 30대 후반과 40대 중반들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더 읽어도 좋겠지만 어쩌면 이미 인생 후반기를 계획하고 준비해버린 이들에게 또 다른 삶을 강요하는 듯 싶어 조심스럽다.
사실 빈센트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유용하게 읽었지만, 강승민 저자의 쓸모 인류가 되기위한 분투기를 기대하면 과욕이려나? 저자가 설명한 커가는 딸에게 쓸모있는 아빠되기를 듣고 싶어진다. 나 역시 그런 아빠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