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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공주
허은미 지음, 서현 그림 / 만만한책방 / 2018년 11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아빠 고주가 뭐야?"
이제 한글을 배워가는 딸아이가 묻는다.
"이건 고주가 아니라 공주라는 글씬데, 그림으로 표현한 글씨야"
'너무너무 공주'란 책을 들고 온 딸아이가 귀엽다.
서현 그림, 허은미 작가의 이야기로 만만한 책방에서 펴냈다.
너무너무 공주란 이야기에 딸 아이는 자기 책이란 걸 금새 눈치 챘다.
"아빠 아빠 이거 읽어줘"
방에 배를 대고 책장을 넘기던 녀석이 말했다.
아마도 그림으로 보는 내용에 호기심이 생겼나보다.
"아빠 왜 사람들이 오이처럼 생겼어?"
궁금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의 질문은 끝이 없다.
"이 사람은 누구야?"
"응, 임금이야. 임금과 공주에 관한 이야기야"
어느 임금님과 평범한 공주가 살았다.
예쁘지는 않지만 못생기지도 않고,
착하지는 않지만 못되지도 않고,
똑똑하지는 않지만 멍청하지도 않은 공주님이 살았다.
임금은 그런 공주때문에 고민이다.
공주는 놀고 싶을 때 놀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고,
좋은 건 좋다 하고, 싫은 건 싫다 하는 평범한 아이다.
대체 공주가 누굴 닮아 저런 거지?
"울 딸은 누굴 닮았을까?"
"응 아빠 엄마"
"울 딸은 평범해?"
"응 평범해. 그런데 평범이 무슨 뜻이야?"
울 딸은 아직 글을 읽으나, 뜻을 모르는 까막눈인 셈이다.
"평범은 유별나지 않는거야. 까탈스럽지 않는 거, 떼 쓰지 않는 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거, 머리 묶는거나 옷 고를 때 엄마 속 안 썩히는 거야. 어때 딸, 평범해?"
"음...(생각중) 아니, 좀 안 평범해"
평범한 공주를 둔 임금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공주라면 안 평범해야 할 듯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 고민하던 참에 한숨소리를 듣고선, 연못의 잉어가 소원을 들어주는 수염 3가닥을 전해준다. 다만 소원을 빌 때마다 쭈글쭈글 늙어간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임금의 첫 소원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주'였다.
하지만 예쁜모습의 공주는 카탈스러움만 남았다.
두번째 소원은 '세상에서 가장 착한 공주'였다.
하지만 착한심성의 공주는 행복하지 않았다.
결국, 고민하던 임금님은 마지막 수염을 들고 소원을 이야기했다.
"아빠 그런데 소원이 뭐야?"
"소원을 원하는 걸 들어주라고 말하는 거야"
"그럼 수염들고 말하면 돼?"
"아니 잉어가 주는 소원수염만 되는거야"
"아빠 임금님이 뭐래? 마지막에 왜 안 읽어줘?"
"이건 임금님이 속마음으로 말하는 내용인가봐"
세번째 소원 때문일까 공주는 다시 평범해졌다.
예쁘지는 않지만 못생기지도 않고,
착하지는 않지만 못되지도 않고,
똑똑하지는 않지만 멍청하지도 않는 그런 평범한 공주님이 되었다.
공주는 놀고 싶을 때 놀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고,
좋은 건 좋다 하고,
싫은 건 싫다 하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공주가 되었다.
"아빠 세 번째 소원이 뭘까?"
"글쎄 그건 네가 생각해봐봐"
책장의 마지막, 임금님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아빠 임금님이 왜 울어?"
"글쎄, 너무 쭈글쭈글해진 늙은 모습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슬프데?"
"아니면 공주가 평범하게 돌아와서 고맙다고 우는 거 아닐까?"
"그래, 그럼 임금님은 왜 소원을 빌었데?"
"그러게 평범한 공주가 좋았는 데 말야. 그치?"
"응, 맞아"
"울 딸 아빠가 많이 사랑해"
"응 나도, 그런데 난 엄마도 사랑해"
녀석, 역시 엄마사랑은 못 당하겠다.
나름 한글 읽기를 시작한 아이는 저녁마다 침대 머리맡에서 책 삼매경이다. 한 두권이 예사고, 계속 잠도 안자고 아빠 2권 엄마 2권 뭐 이러면서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책 들려주는 것도 좋아한다.
임금님의 세 번째 소원은 책에서 나오지 않는다.
눈물의 의미 역시 독자들이 생각하게 만든다.
뭘까?
정답없는 세상이니, 내 생각엔 다시 원래대로 평범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닐까? 그런 모습을 보며 자기 욕심을 뉘우치며 서글퍼진게 아닐까?
어쩌면 부모들이 강요하는 아이들의 교육들이 사실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그냥 시키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이야 형편이 안되서 못 보냈지만. 남들이야 영어유치원에, 영재수학, 과학교실 등등 기백만원 하는 교육을 초등학교 전에 시키는 집안도 있다고 한다.
물론 초등학교가서도 학원을 밤 10시까지 가야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선행학습에 뛰어난 학습능력이 아니라면, 그게 계속될 수 있을까?
한국사회가 엘리트를 지향했고, 지금도 sky라고 in서울이라는 학벌론, 외국유학을 다녀와야하는 사회인식이 쉽사리 안 바뀌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
울 딸의 말 처럼, 그저 녀석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지금까지 커 오는 것처럼 뒷바라지할 생각이다.
안전하게 안다치게 살아가면 좋겠다.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좋겠지만 말이다. 울 딸이 평범해도 괜찮다. 예쁜 외모가 아니라도 좋다. 수줍음이 많아도 좋다. 그저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꼭 읽어보면 좋을 듯 싶은 '너무너무 공주'.
아무리 부모가 뒷바라지하면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싶다. 모처럼 딸아이와 책을 함께 보며 대화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